약제 특성에 따른 맞춤치료 전략 - 피오글리타존

 

미국당뇨병학회(ADA)와 유럽당뇨병학회(EASD)는 올해 초 개정 발표된 고혈당 관리 공동성명에서 티아졸리딘디온계 중 피오글리타존의 약제특성과 관련해 “일련의 연구를 통해 방광암 위험 관련 우려가 줄고 있다”는 내용을 새롭게 반영했다. 초기에 제기됐던 티아졸리딘디온계(특히 피오글리타존)의 방광암 위험증가 연관성에 대한 3개의 최신 근거를 반영한 결과다(Indian J Endocrinol Metab 2014;18:425-427, Kaohsiung J Med Sci 2014;30:94-97, Br J Clin Pharmacol 2013;75:254-259).
이에 근거해 지난 2012년판에서 피오글리타존의 약제특성과 관련해 방광암 위험증가의 의혹을 언급했던 내용은 이번 2015년판에서 삭제됐다. 피오글리타존은 이와 더불어 혈당조절의 지속성·지질조절·PROactive 연구에 근거한 심혈관질환 위험감소 가능성 등이 이점으로, 체중증가·부종 및 심부전·골절위험 등이 단점으로 언급됐다. 피오글리타존은 또한 현재 제네릭 약물의 사용이 가능해져, 약가와 관련해서도 고비용에서 저비용으로 변화가 반영됐다.

방광암 위험
가장 최근에는 바이어스(bias)가 최소화된 대규모 다국가 코호트 연구결과가 발표돼 피오글리타존의 암유발 상관관계에 대한 결론에 관심이 집중됐다. 해당 연구는 스코틀랜드, UK 임상연구데이터링크(Clinical Practice Research Datalink), 핀란드, 캐나다(브리티시콜럼비아), 영국(맨체스터), 네덜란드(로테르담)에서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약물처방, 암, 사망률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총 101만명의 환자들을 평균 5.9년 관찰한 결과, 연구기간 동안 3248건의 방광암이 발생했다. 이 중 피오글리타존 그룹의 발생빈도는 117건이었다. 전반적으로 피오글리타존과 방광암 간 연관성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 당뇨병 이환기간, 흡연, 피오글리타존 복용력 등을 보정해 100일 처방을 기준으로 방광암 발생률을 평가했을 때 남성에서는 1%(1.01; 95% CI 0.97-1.06)였고, 여성은 4%(1.04; 95%CI 0.97-1.11)였다. 추가적으로 로시글라티존 역시 방광암과 연관성을 보이지 않았다.

연구를 주도한 영국 던디대학의 Helen Colhoun 교수는 “바이어스의 개입을 최소화한 국제적 연구라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 “연구의 한계점은 있지만 현재로서는 합리적인 평가라고 볼 수 있다”고 논평했다. 다만 그는 “아직 바이어스 개입이 적은 연구가 더 많이 이뤄져야 하며, 장기간 관찰연구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가톨릭의대 김성래 교수(부천성모병원 내분비내과)는 “바이어스가 최소화됐고 매우 많은 대상을 분석했기 때문에 충분한 가치는 있다”며 “특히 한국의 연구가 함께 분석된 점도 매우 의미 있다”고 논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최종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고 견지했다. 그는 “과거 로시글리타존의 예에서 보듯 메타분석은 경향을 보여줄 수는 있지만 결론을 보여주지는 못한다”며 “이 연구 역시 기존의 연구들을 묶어서 본 메타분석이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피오글리타존이 방광암과 관련이 없다고 최종적으로 결론을 내리는 것은 무리이고, 관련이 없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정도의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옳다”고 설명했다.

심혈관 합병증 예방효과
티아졸리딘디온계 경구 혈당강하제인 피오글리타존은 인슐린 감수성(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는 기전으로 심혈관질환 예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약물로 잘 알려져 있다. 제2형 당뇨병이 비만에 의한 인슐린 저항성이 고혈당을 유발하고, 이로 인해 궁극적으로는 췌장 베타세포가 기능을 상실하는 병태생리학적 기전을 나타낸다는 점을 볼 때, 기전상으로는 티아졸리딘디온계가 현대사회의 당뇨병 치료에 가장 적합한 약제라고도 볼 수 있다.

이 약제의 심혈관질환 관련 임상혜택을 보고한 사례는 PROactive 연구(Lancet 2005;366:1279-1289)가 대표적이다. 대혈관질환 병력의 제2형 당뇨병 환자(5238명)들을 대상으로 무작위·대조군 임상연구를 진행한 결과, 피오글리타존은 체중증가를 제외하고 혈압(3mmHg ↓), 중성지방(13.3% ↓), HDL 콜레스테롤(8.9% ↑) 등 심혈관 위험인자를 개선했다. 특히 고혈압·고중성지방혈증·저HDL 콜레스테롤혈증이 대사증후군을 구성하는 주요 인자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 같은 결과는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최종적으로 피오글리타존군에서는 위약군에 비해 사망률·비치명적 심근경색증. 뇌졸중 복합빈도가 16% 유의하게 감소했다(hazard ratio 0.84, P=0.027). 특히 뇌졸중 병력 또는 비병력 제2형 당뇨병 환자들을 분석한 PROactive 사후분석(JAMA 2007;38:865-873)에서는 피오글리타존군의 뇌졸중이 47%까지 감소한 것으로 보고됐다(hazard ratio 0.53, P=0.0085). 또 다른 임상연구인 CHICAGO(JAMA 2006;296:2572-2581), PERISCOPE(JAMA 2008;299:1561-1573)에서는 피오글리타존이 글리메피리드와 비교해 경동맥내막중막두께(CIMT)를 유의하게 감소시키고, 관상동맥 죽상경화증의 진행을 유의하게 억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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