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새로운 치료타깃 공략해 합병증 혜택 가능성 높여

 

고혈압 환자에서 혈압 변동성을 조절해 심혈관질환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새로운 치료타깃 개념이 당뇨병 환자의 고혈당 치료에도 적용되고 있다. 당화혈색소(A1C), 공복혈당(FPG), 식후혈당(PPG)에 더해 혈당 변동성(glycemic variability)을 당뇨병 치료의 새로운 타깃으로 공략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특정 혈당강하제를 통해 이 잠재적 표지자(marker)를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 연구를 통해 밝혀지면서 학계의 지대한 관심사로 떠올랐다. DPP-4 억제제 제미글립틴이 그 주역으로, 연구에서 여타 약제와 비교해 혈당 변동성을 우수하게 조절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혈당조절 효과를 담보할 수 있었다.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최우선 치료타깃은 혈당조절이다. A1C, FPG, PPG 개선을 통해 미세혈관 및 대혈관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 당뇨병 치료의 궁극적인 목표다. 최근 들어 학계는 당뇨병 합병증의 예방에 있어 혈당량뿐 아니라 혈당의 변동성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개념을 새롭게 받아들이고 있다. 하루의 혈당수치 변화의 폭을 나타내는 혈당 변동성을 당뇨병 합병증의 또 다른 위험인자 또는 표지자로 보고 있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혈당수치의 변화가 크지 않은 안정된 상태의 고혈당혈증보다 일중 고혈당과 저혈당을 왔다 갔다 하는 이상혈당혈증이 더 위험하다고 지적한다<그림 1>.

 

이 개념은 십여 년 전 JAMA 2006;295:1681-1687에 발표된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혈당 변동성과 산화 스트레스 활성화’에 관한 연구를 통해 본격적으로 조명되기 시작했다. 이 연구에서 급성 혈당 변동성이 산화 스트레스를 증가시켜 당뇨병성 혈관합병증을 유발한다는 병태생리학적 기전이 규명됐다. 이를 통해 혈당 강하제로 변동성을 조절·개선해 당뇨병 합병증 위험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가설이 수면 위로 부각됐고, 임상연구를 통해 혈당 변동성 조절에 의한 임상혜택을 검증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그림 2>.

가장 최근에는 지난해 국제당뇨병연맹 서태평양학술대회(IDF WDR 2014)에서 발표된 STABLE 연구가 혈당강하제를 통한 혈당 변동성 조절의 잠재적 혜택에 대해 보고한 바 있다.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DPP-4 억제제 제미글립틴의 혈당 변동성 개선효과를 동계열 제제 시타글립틴, 그리고 설폰요소제 글리메피리드와 비교한 결과다.

특히 이번 연구는 한국 의료진이 우리나라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다기관·무작위·대조군 임상연구(RCT)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A1C가 7.5% 이상이면서 최소 8주간 약물치료를 받지 않은 제2형 당뇨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연속 혈당 측정방법인 CGMS(continuous glucose monitor system)를 통해 각 치료그룹의 혈당 변동성 값을 얻어냈다.

CGMS 데이터에 근거해 기저시점 대비 12주 후 혈당수치 변동 폭을 나타내는 SD(standard deviation)와 MAGE(mean amplitude of glycemic excursion) 값의 변화를 관찰한 것이다.

결과는 제미글립틴군의 혈당 SD값이 23.4mg/dl 낮아져 13.8mg/dl과 11.1mg/dl 감소에 그친 시타글립틴 및 글리메피리드군에 비해 유의한 개선효과를 나타냈다<그림 3>. MAGE 값은 제미글립틴 43mg/dl 대 시타글립틴 38mg/dl 대 글리메피리드 22mg/dl 감소로 DPP-4 억제제가 설폰요소제보다 유의한 개선효과를 보였다. 특히 제미글립틴으로 치료받은 환자들은 180mg/dl 이상의 고혈당에 머무는 시간이 유의적으로 크게 감소해, 혈당을 70~180mg/dl 사이에서 가장 안정적으로 조절할 수 있었다<그림 4>.

 

이 같은 결과에 근거해 LG생명과학은 “초기 병용요법으로서 제미글립틴이 여타 약제와 비교해 혈당 변동성을 유의하게 개선했고, 70~180mg/dl 사이의 안정적인 상태로 혈당을 조절했다”고 밝혔다. 향후 장기간의 임상연구에서 제미글립틴군이 당뇨병 합병증 예방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나온다면 혈당 변동성 조절효과가 이 같은 임상혜택의 원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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