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DMAP 식이요법 권고사항에 리나클로티드 추가

 

영국 국립보건임상연구원(NICE)은 지난 2월 과민성장증후군(IBS)의 진단 및 관리에 대한 1차 의료기관 가이드라인을 업데이트했다. 올해 가이드라인은 2008년도판을 업데이트 한 것으로 식습관에 대한 권고사항을 추가했으며 약물치료 부분에 항우울제에 대한 내용을 더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영국 NICE는 “IBS가 재발률이 높은 만성질환으로 복부통증, 불편감 등의 증상을 보이고 크게 변비형과 설사형 IBS로 증상 프로파일을 보이지만, 1차 의료기관에는 환자들이 다양한 증상으로 방문한다”며 “비용 대비 효과를 높이는 차원에서 가이드라인 업데이트를 통한 정확한 진단 및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가이드라인에서는 IBS의 유병률을 10~20%로 추산했고 호발하는 연령대는 20~30대로 꼽았다. 단 최근 고령 환자들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로 고연령대에서 설명되지 않는 복부 관련 증상이 있을 경우 IBS를 고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진단
진단 부분에서는 2008년도판과 비교해 업데이트된 내용은 없다. 큰 틀에서 IBS가 의심되는 환자의 증상을 평가하고 대장 또는 난소암과의 감별을 우선적으로 시행하도록 했다.

환자의 증상 평가는 ‘A·B·C’에 의거해 진행토록 했다. 6개월 내에 △복부통증 및 불편감(A, Abdominal pain or discomfort) △복부팽창(B, Bloating) △배변습관의 변화(C, Change in bowel habit) 중 한 가지 이상에 해당할 경우 IBS를 고려해야 한다.

진단과정에서 전문 의료기관으로의 전원을 위한 평가도 동시에 실시하도록 했다. 가이드라인에서는 IBS 의심환자들이 △의도하지 않았고 설명되지 않는 체중감소 △직장 출혈 △대장암 또는 난소암 가족력 △60세 이상 환자에서 6주 이상 대변이 묽어지거나 배변 빈도가 증가하는 경우 등의 경고증상(red flag indicators)에 해당할 경우 추가적인 평가 및 관리를 위해 전문기관으로 전원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또 임상적으로 빈혈, 복부 종괴(abdominal mass), 직장 종괴(rectal mass), 염증성 장질환에 대한 염증성 마커가 있을 경우도 경고증상으로 판단해 전문 의료기관으로 전원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배변에 관련된 복부통증 또는 불편함만 있는 경우 △배변 관련 변화 △복부팽창, 긴장상태, 복부의 단단함 △음식 섭취로 인한 증상악화 △점액의 흐름(passage of mucus) 중 2가지 이상 증상이 있을 경우 IBS 진단을 고려한다고 권고했다. 여기에 덧붙여 가이드라인에서는 “IBS 환자에서 무기력, 오심, 요통, 방광 관련 증상이 일반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이를 고려하면 진단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다른 질환과 구분하기 위해 시행해야 하는 검사로는 전혈검사(FBC), 적혈구침강속도(ESR), C-반응성 단백질(CRP), 셀리악병에 대한 항체검사(EMA, TTG)를 꼽았다. IBS 확진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검사로는 초음파, 결장내시경, S결장경, 갑상선 기능검사 등을 제시했다.

생활습관개선
IBS 환자의 치료에서 식습관 및 생활습관개선은 1차 전략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IBS 환자의 자가관리를 강조했고 이를 위해 일반적인 생활습관, 육체활동, 식습관, 증상 타깃 약물치료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토록 했다.
특히 식습관에 높은 비중을 뒀다. 우선 주기적으로 식사를 거르지 않고 하고, 하루에 8컵 이상의 물 또는 비카페인 음료를 마실 것을 권고했다. 또 1일 홍차와 커피는 3잔까지로 제한했고 알코올 섭취량도 줄이도록 했으며 고섬유질 음식, 과일주스 섭취도 제한했다.

또 설사 증상이 있는 환자는 인공 과당인 소르비톨(sorbitol)이 포함된 음식을 피하도록 했고, 4주 이상 프로바이오틱스 복용은 권고했지만 알로에 베라 사용은 권고하지 않았다.
한편 운동에 대해서는 GPPAQ(General Practice Physical Activity Questionnaire) 등으로 육체활동 정도를 평가하고 육체활동 정도가 낮을 경우 운동을 권장토록 했다.

약물치료
약물치료 부분에서는 환자의 증상 정도에 기반해 치료약물 및 용량을 결정하는 것을 대원칙으로 제시했다. 이에 완하제는 IBS 환자의 변비 치료에, 장운동억제제인 레페라미드는 IBS 환자의 설사 치료에 1차약물로 사용하도록 권고했지만, Bristol Stool Form 척도에 따른 대변의 상태를 기준으로 한 임상적 반응 정도에 따라 용량을 조절하도록 했다.

이외 항경련제(antispasmodic agent)의 경우 식습관 및 생활습관개선과 함께 투여하도록 했고 완하제 중 락툴로오스(lactulose) 복용은 피하도록 했다.

한편 12개월 동안 약물요법으로도 효과가 없고 증상이 지속될 경우 인지행동치료, 최면요법, 정신건강학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고 권고했지만 침술, 반사요법은 배제했다.

새롭게 추가된 권고사항
이번 가이드라인에서 추가된 부분은 항우울제에 대한 권고사항이다. 가이드라인에서는 삼환계항우울제는 완하제, 로페라미드, 항경련제가 효과가 없을 때 2차 치료약물로 고려토록 했다. 아미트리프틸린 5~10mg에 준하는 저용량으로 투여를 시작하고 필요할 경우 증량하지만 30mg은 넘지 않도록 했다. 또 삼환계항우울제가 효과가 없을 경우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도 고려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동시에 삼환계항우울제나 SSRI로 인한 잠재적인 부작용에 대해서는 주의를 요했다. 이에 가이드라인에서는 환자들에게 약물을 투여하고 4주때 평가토록 했고, 이후에는 6~12개월마다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변비성 IBS에 승인받은 리나클로티드(linaclotide)에 대한 내용도 더해졌다. 가이드라인에서는 이전 다른 계열 완하제의 적정 및 최대용량으로도 효과가 없고 12개월 이상 변비가 지속된 이들에게만 사용하도록 했고, 투여한 모든 환자들을 3개월 이상 추적관찰할 것을 권고했다.

한편 식습관 권고사항에도 추가된 내용이 있다. 일반적인 식습관 및 생활습관개선으로도 IBS 증상이 지속되는 환자에게는 추가적으로 단일음식 식이를 피하거나 배제하는 식습관 전략도 고려하도록 했다. 대표적인 예로 발효성 올리고당, 이당류, 단당류, 폴리올스(FODMAP)를 낮춘 식단을 제시했다. NICE는 “이에 대한 근거는 많지 않지만 일부 연구에서 효과를 보였고 폭넓게 적용할 수 있는 비용 대비 효과적인 전략으로 나타났다”고 부연했다. 단 순응도, 장기간 효과, 유해반응에 대해서는 자료가 부족하고 삶의 질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근거도 필요한 만큼 전문가에 의해 시행돼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한편 NICE는 새롭게 추가된 권고사항들 중 리나클로티드에 대한 내용은 실제 임상현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지만 삼환계항우울제, SSRI의 처방 및 부작용에 대한 내용은 임상 현장의 상황에 맞춰서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음 권고사항의 내용은
NICE는 차후 연구가 필요한 과제들도 제시했다. 먼저 IBS 1차 전략으로서의 저용량 삼환계항우울제, SSRI, 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억제제(SNRI) 등에 대한 평가의 필요성을 명시했다. NICE는 “IBS 환자를 대상으로 삼환계항우울제와 SSRI가 효과를 보였지만 저용량 전략을 평가한 것”이라며 “실제 임상에서는 고용량을 사용하고 부작용 때문에 널리 사용되지 않고 있다”고 평했다.

이에 NICE는 “아미트리프틸린 5~10mg에 준하는 저용량 삼환계항우울제가 IBS 치료제로 사용될 수 있지만 이에 대한 근거는 많지 않다”고 정리했다. 그럼에도 가이드라인에서는 “SNRI 역시 IBS 관련 통증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며 “삼환계항우울제, SSRI, SNRI를 위약과 비교하는 성인 IBS 환자 대상 대규모 무작위 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추가적으로 대규모 임상시험이 진행된다면 IBS 종류별로 구분해 평가를 진행해야 하고 1차 종료점은 치료 12주, 26주, 52주째 IBS 증상의 완화로 설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신건강학적 중재전략에 대한 과제도 제시했다. NICE는 “일부 연구에서 정신건강학적 중재전략이 대조군 대비 난치성 IBS 환자에서 효과를 보였지만 대부분 소규모 연구였다”며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대규모 연구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또 인지행동치료, 최면요법, 정신건강학적 요법을 IBS 치료의 어느 단계에 적용해야 하는가와 각 요법간 비교, 삶의 질에 대한 영향에 대해서도 평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난치성 IBS 역시 추후 논의해야할 과제에 이름을 올렸다. NICE는 “IBS는 대부분 짧은 기간, 간헐적으로 발생하지만 일부 만성화되고 증상이 중증화될 경우 치료가 어려워진다”고 전제하며 “난치성 IBS에 대한 연구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대규모의 전향적인 코호트 기반 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한 연구 디자인은 지역사회에서 IBS 증상이 나타난 이들의 육체적인 증상, 정신건강학적 증상, 사회적 지원, 삶의 질, 잠재적 예측인자 등을 전반적으로 관찰하는 방법으로 12개월, 24개월째 평가하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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