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 코호트, 2018년까지 400명 연구

국내 신경정신과 전문가들이 대국민 정신건강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정부와 손을 잡고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초기 조현병부터 기분장애, 인터넷 중독, 성폭력 등 4가지 카테고리로 나눠 질환의 발생기전부터 재활까지 아우르는 국내 역학연구의 기반을 새로 닦겠다는 취지다.

여기에 정책적인 변화도 일조한다. 중증 정신건강질환자에만 국한됐던 '정신보건법'이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정신건강증진법'으로 개정되면서 사업도 확대될 조짐.
 
지금까지 정신건강사업을 뒷받침해줄 기초 연구들이 전무한 상황이라 지역사회 정신건강증진사업의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서라도 기초가 튼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에 국가 정신보건정책의 하나로 지목된 정신과 영역 코호트 연구의 추진 배경과 세부 계획을 살펴보고, 정신과 분야 전문가들에게 장기추적연구에서 기대하고 있는 성과에 대해 물었다.
 

조현병 코호트 연구는 2014년부터 초기정신병 환자 중 첫 정신과 치료를 받은 후 2년이 지나지 않은 환자(외래 및 입원 모두)를 무작위로 추려내 진행되고 있다.

첫 정신과 치료의 정의는 항정신병약물을 처음 복용한 시점을 뜻하며, 연령은 대상의 동질성을 높이기 위해 18~45세로 제한했다. 목표 등록 수는 2018년까지 총 400명이다.

 

올해 연구팀이 가장 심혈을 기울인 연구 계획은 총 3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트라우마와 자살에 대한 조사 △생활습관 대사성 증후군 인지기능에 대한 조사 △기타 기술적 조사(약물 충실도, 약물사용 패턴, 정신보건자원 이용률)다.

즉 트라우마 및 자살 평가에 있어 위음성률을 줄일 수 있는 적합한 척도 선택과 시행과정에서 주의해야 할 사항을 정리하고, 트라우마와 자살의 세부내용과 빈도를 구하고 다른 변인과의 관련성 등을 분석한다.

이후에는 회복의 정의에 대한 교본을 개발한 뒤 회복률을 구하고 여러 변인과의 관련성을 분석한다는 것. 또 생체자료를 확보해 생물학적 마커(필수포화지방산)의 측정법을 개발 및 분석한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전북의대 정영철 교수(정신건강의학과)는 "이번 연구를 통해 재발률, 회복률 등과 같은 임상적 자료가 환자와 보호자의 교육과 치료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분장애 중개연구 기반 코호트 진행중

기분장애는 경과에 따라 달라지는 증상을 특징으로 하며 그로 인해 진단상에서도 많은 난점을 가진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국내 연구진이 기분장애 예방과 치료에서 새로운 지평을 가져올 수 있는 중개연구의 기반이 되는 코호트 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 현재 과학적 진단분류를 정립하고, 장기적으로 재발, 치료불응성, 만성화 양극성장애, 물질남용 자살 등의 경과에 영향을 미치는 바이오 마커를 규명하는 데 힘쓰고 있다.

연구의 선별기준은 만 35세 이하며 첫 기분 삽화 발생 이후 2년 이내 주요 기분장애(양극성 장애 1, 2형 및 주요우울장애) 환자와 만 25세 이하, 주요기분장애(양극성 장애 1, 2형 및 주요우울장애)로 진단된 환자를 무작위로 추려냈다. 단 정신지체나 기질성 뇌 손상의 증거가 있거나 한글을 읽고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환자는 제외됐다.

1차년도 목표 인원은 각 병원당 15명으로 전체 75명 이상의 자료를 수집하고, 끝나는 최종단계에는 약 800명 이상을 목표로 두고 있다.

연구팀은 대상군의 기본정보를 차례로 파악하는 데 중점을 뒀는데, 여기에는 인구학적 정보, 발병 및 삽화, 수면 패턴, 신체병력조사, 의료이용형태, 정신과적 진단(MINI), 정신과적 과거 병력, 약물 치료력, 가족력 평가 등이 포함됐다.

특히 신체병력조사에서 신체적 질병이나 의학적 문제, 음주 및 흡연 폐경 여부를 살피고 정신과적 과거 병력에서 기분장애 치료력과 약물 순응도 등도 면밀하게 파악한다는 방침이다.

이헌정 교수는 "코호트 연구를 통해 기분장애를 진단하고 치료하는 데 한 발짝 다가설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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