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 편리해 소아 환자 순응도 1위…성인 적용 가능성은 '의견차'

천식 치료율을 높이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낮은 복약 순응도의 극복방안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소아 천식 환자들 사이에서 하루 1번 피부에 붙이기만 하면 되는 '패치제'가 높은 순응도와 관련해 주목을 받으면서 성인 환자들에게도 동일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제형적인 접근성과 더불어 환자교육 강화 및 삶의 질, 편의성을 확보한 약물개발의 중요성이 다시 한번 강조되고 있다.


안전성·야간발작 예방효과 높아

경증 성인·노인 환자에도 유리...일본에선 적극 권고

최근 소아 천식 환자들의 순응도 면에서 '패치제'가 가장 뛰어나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인제의대 김창근 교수팀(상계백병원 천식·알러지센터)이 대한소아알레르기호흡기학회 및 전국 20개 2·3차 의료기관과 함께 시행한 천식치료제의 순응도 조사에 따르면, 패치제를 처방받은 환자군 중 67%가 약물을 처방받은 대로 모두 투약하고 있다고 응답해 가장 높은 순응도를 보였고 경구제(50%), 흡입제(38%)가 뒤를 이었다<그림>.

▲ 소아 천식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전국단위 조사 결과, 패치제의 순응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공: 인제대학교상계백병원)

흡입제, 경구제, 패치제를 투여 중인 1~18세 소아 천식 환자 1821명(남성 1124명, 여성 697명)을 대상으로 했던 이번 결과에 대해 연구팀은 패치제의 약물 순응도가 높게 나타난 원인이 '사용의 편리성'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실제 응답자들의 분포를 살펴보면 93%가 패치제 사용이 편하다고 답했으며 경구제는 70%, 흡입제는 34%에 그쳤다. 환자들은 천식치료제 투약 중 가장 따르기 어려웠던 부분으로 복용방법(40%)과 복용빈도(28%), 복용시간대(22%)를 꼽았다.

특정 연령층에 국한된 결과지만, 사용이 어렵다는 흡입제의 제한점과 더불어 '쉽고 편리한 투약방식'이 복약순응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된 셈이다.

반면 천식치료제 중 6개월 이내 가장 많이 투약한 약물은 경구제(43.8%)가 가장 많았고, 흡입제(32.3%), 패치제(23.9%) 순을 보여 진료현장에서 환자들의 요구도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총괄한 김창근 교수는 "경구용 약물 처방을 선호하는 경향이 반영된 결과"라면서 "아직까지 패치제 사용에 대한 국내 인식이 낮기 때문에 이에 대한 인식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안전성도 확보…'야간 천식발작' 예방 효과 기대

천식 패치제는 지속형베타2항진제(LABA)인 툴로부테롤(tulobuterol)이 주성분으로 1988년 일본에서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국내에는 2004년 애보트의 호쿠날린 패치가 첫 선을 보였는데 이후 특허가 풀리면서 현재 동일 성분의 제네릭이 10여 종 이상 시판 중이다.

이들 패치제는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히는 투약 편리성 외에도 안전성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지닌다.    

▲ 김창근 인제의대 교수

장시간 일정 용량의 약물을 방출할 수 있도록 전자기술을 접목시킨 점이 특징적으로, 혈중 농도의 변동 폭이 크지 않은 만큼 부작용이 적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김 교수는 "유효성만 놓고 보면 흡입형 코르티코스테로이드(ICS)나 ICS + LABA 복합제에 비해 떨어질 수밖에 없지만, 경증 타입이나 소아, 노인 환자들 혹은 야간발작 위험이 높은 이들을 타겟팅 한다면 임상에서 유리한 치료전략으로 자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체 천식 환자들 가운데 간헐성 또는 경증이 차지하는 비율이 늘어나는 추세기 때문에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전망. 

또한 "기존 경구용 약물이나 흡입제는 혈중 농도가 빠르게 오른 뒤 급격히 떨어진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새벽 시간대 발작 증상이 일어날 위험이 높았다"면서 "패치제는 주로 밤에 붙이기 때문에 야간 천식발작 예방에도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중증도가 낮다면 성인 환자들에게도 쓰지 못할 이유는 없다는 입장이다.

패치제 사용이 보편화된 일본은 경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류코트리엔수용체 길항제(LTRA) 또는 툴로부테롤 패치 단독요법이 널리 시행되고 있으며, 가이드라인을 통해 규정돼 있다고 소개했다.

2008년 일본 소아알레르기면역학회(JSPACI)의 '기관지 천식 치료 및 관리 가이드라인(JPGL 2008)'에서는 LABA 패치제(경구용, 흡입형 포함)가 플루티카손(FP) 또는 베클로메타손(BDP)과 같은 ICS 치료로 증상이 충분히 조절되지 않는 3단계 환자들의 추가약물로 LTRA, 서방형 테오필린 등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

일본 소아 천식 환자들을 대상으로 툴로부테롤 패치의 유효성을 평가했던 다기관연구 결과(Jpn. J. Pediatr. Allergy Clin. Immunol 2003;17:204-209)를 근거로, 4단계에서는 이들 약제의 병용요법이 기본치료로서 권고되고 있다.   

김 교수는 "최신 버전에서는 더 낮은 단계부터 LABA를 병용하도록 개정하면서 패치제의 권고수준이 강화됐다"며 "기관지확장제만으로 모든 증상을 조절하기에는 무리가 있겠지만 기존 흡입제의 보완요법이라던지 연령대나 순응도가 유독 낮은 환자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형면에선 견해차…'환자교육' 반드시 수반돼야

물론 천식 패치제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만 제시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미국, 유럽 등 서구문화권에서는 패치제 자체를 선호하지 않는 경향이 높아 천식 환자들에게 사용되는 사례가 전무한 실정. 상용화된 국가는 일본과 우리나라 정도에 불과하다는 한계가 있다.

김 교수는 "제형에 대한 국가별 선호도가 차이가 치료 패턴에도 영향을 미친다"면서 "국내에서 천식 패치제에 대한 인식이 더 높아지지 못한 데는 세계천식기구(GINA) 가이드라인의 영향도 크다"고 말했다.

성인 환자들에 대한 사용 부분은 국내 의료진들 사이에서도 다소 의견이 엇갈리는 편이다.

▲ 조상헌 서울의대 교수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조상헌 교수(서울대병원 알레르기내과)는 "패치제가 경구용 약물 또는 흡입제를 적용하기 힘든 소아 환자들에게 도움을 줄수 있겠지만, 성인 환자들에게는 추가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의견을 전했다.

LABA는 ICS와 병용 시에만 상호보완작용 및 시너지 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 만큼 패치제 단독사용에 대해서는 근거가 없고, 최근에는 ICS + LABA 흡입형 복합제가 많이 개발돼 있어 새로운 제형을 추가하는 게 무의미하다는 설명이다. 오히려 기존 치료제에 대한 순응도가 떨어질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제형을 떠나 환자, 보호자 교육 등 복약순응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이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는 데서는 일치된 결론이 내려졌다.

조상헌 교수는 "제형보다는 교육수가 제정, 교육프로그램 도입 등 환자교육을 강화하려는 실질적인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면서 "정책적으로  환자교육을 유도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창근 교수 역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보호자 교육"이라면서 "순응도는 질병의 치료 결과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만큼 투약방법에 대한 철저한 교육과 함께 사용방법이 쉽고 투약횟수가 적은 약물이 개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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