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영웅’

 
5월 31일까지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청년 안중근 그리고 영웅, 과연 누가 죄인인가?

대한제국의 주권이 일본에게 완전히 빼앗긴 1909년 러시아에서 서른을 갓 넘긴 청년 안중근은 단지동맹으로 조국의 독립을 위한 혁명을 꿈꾼다. 평범하게 조선의 땅에서 한 어머니의 아들로 또 한 가족의 가장이었던 안중근은 이토히로부미를 암살한다. 그리고 이름뿐인 재판에서 결국 사형을 언도받는다. ‘누가 죄인인가’라는 넘버로 재탄생한 안중근의 유명한 변론은 105년을 넘어선 지금에도 큰 울림을 준다.

뮤지컬 영웅은 2009년 초연으로 평단과 일반관객 모두에게 최고의 무대라는 찬사를 받았다. 특히 누가 죄인인가, 그날을 위해, 장부가 등 호소력 짙고 웅장한 넘버로 작품성과 흥행에서 걸출한 기록을 남겼다. 한국의 역사적 영웅인 안중근의 독립투사로서의 삶뿐만 아니라 30살 청년, 인간적인 고뇌와 고민을 보여줘 호소력을 높인 스토리도 흥행의 한 축을 담당했다. 애국심이라는 다소 진부한 소재를 평면적으로 보여주는 부분과 극 중 일부 이토 히로부미를 표현하는 부분에서는 논란거리가 있지만 여전히 영웅이라는 작품이 주는 매력은 크다.

영웅의 가장 큰 매력이 넘버이기에 특히 주인공 안중근 역의 넘버 소화력은 중요하다. 한국배우에게서 유독 귀한 바리톤의 정성화는 영웅이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꼭 봐야 하는 캐스트다. 6년 전 영웅으로 주연으로서 큰 성공을 거뒀고 이제 데뷔 10년을 넘어선 정성화의 원숙한 영웅을 3년 만에 다시 만난다는 점은 올 시즌의 매력이다. 누가 죄인인가와 장부가는 꼭 들어야 할 넘버가 됐다.

주연뿐 아니라 20명이 넘는 조주연 앙상블의 합창은 절대 묘미다. 이번 시즌에는 처음으로 라이브 오케스트라 연주가 추가된다. 재정적인 한계로 초연부터 MR로 진행했었는데, 처음으로 이번 시즌 풀 오케스트라 연주가 더해져 웅장함을 배가할 예정이다.

영웅의 또 다른 매력은 다소 진지하고 어두운 주제를 생동감 있게 하는 안무와 무대장치에 있다. 일본군과 독립군으로 추격전은 아크로바틱, 무술 등이 가미된 군무씬은 남성배우들의 춤과 움직임이 역동적인 음악과 함께 어우러지면서 라이선스 무대에서도 보기 힘든 몰입도를 선사한다. 넘버 없이도 엄청난 환호를 이끌어내는데 보는 재미가 대단하다.

뮤지컬 영웅은 4월 14일부터 5월 31일까지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공연된다. 공연 주제나 극적 장치가 대중적이어서 온 가족이 보기에 전혀 부담이 없고 특히 중년남성이나 청소년도 열광하는 뮤지컬이다.

처음 보는 관객이라면 꼭 정성화 배우 캐스팅으로 관람하길 권한다. 무대전체가 보이는 일층 10-11열, 2층 1-3열이 좋지만 전 객석 관람에 큰 무리가 없겠다(문의: 에이콤인터내셔날 1544-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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