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제약관련 M&A 약 2000건, 한국은 걸음마 단계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제약사 간 M&A가 활발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국내 제약기업 환경에서도 M&A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융합산업전략실은 최근 '글로벌 제약기업 M&A 현황과 전략적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지난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최근 5년간 글로벌 제약 시장에서 M&A 동향을 살펴보고 이같이 밝혔다.

국내 제약사 M&A 필요성 대두

이번 연구는 국내 제약시장에서 약가인하, 리베이트쌍벌제, 한미FTA로 인한 환경 변화 등으로 국내 제약사의 M&A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이뤄졌다.

다국적 제약사는 파이프라인 확대를 위해 M&A에 적극적으로 나섰으며 신흥시장에 대해서는 제네릭 부문에 투자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상황이다.

보고서는 국내에서도 유한양행이나 녹십자가 중소형 제약사 지분인수에 나서는 등 소규모 제약사가 밀려난 자리를 국내 대형사나 외국계 제약사가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최근 국내 제약사도 해외 진출이 불가피함을 인식하고 해외 M&A를 시도하고 있으나 그 실적은 미미하다고 진단했다.

5년간 제약기업 대상 M&A 1938건

반면 글로벌 시장에서 제약기업을 대상으로 한 M&A는 매우 활발했다. 지난 5년간 전 세계 제약기업 대상 M&A는 1938건 일어났으며, 상위 10개 M&A 거래현황을 보면 제약기업간 M&A가 다수를 차지했다.

▲ 전 세계 제약기업 대상 M&A 추이(2010-2014)

구체적으로 기존주주가 애보트 랩(Abbot Lab)을 분할해 새로 분사된 기업에 투자한 금액이 666억 달러로 가장 높았고, 제약사 포레스트랩(Forest Lab)을 동종기업인 액타비스(Actavis)가 인수한 236억 달러, 바이엘(Bayer)이 머크(Merck&Co)의 컨슈머 케어 사업부를 인수한 142억 달러가 세번째로 컸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 해외에서 제약사를 대상으로 한 M&A 거래 중 상위 10개 기업의 거래금액은 평균 168억 달러 수준이었다.

가장 활발한 미국·EU, 한국은 걸음마 단계

나라별로 M&A현황을 살펴보면, M&A 거래는 미국과 EU가 주를 이뤘으며 중국, 일본이 뒤를 이었다. 한국은 비교대상국 중 거래가 가장 적었다.

인수기업(투자기업) 소속국가만 보면 미국과 유럽이 24%, 중국이 11%, 일본이 6%, 한국이 3%, 기타 국가가 33% 수준이었다.

▲ 인수·피인수기업 소속 국가별 M&A현황

미국, 중국, 일본 및 EU 모두 제약사간의 M&A가 전체 거래의 절반이상을 차지했으며, 보건분야(바이오, 화학, 의료기기, 병원 등)의 제약사 대상 M&A는 미국이 16%로 가장 높았고, 일본 13%, 한국 12% 순으로 뒤를 이었다.

또 한국은 다른 국가들에 비해 비 보건분야의 제약기업 인수가 48%로 나타나 비 보건분야에서의 제약사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제약사간 M&A 대부분, 비보건 분야 41%

▲ 인수기업 업종별 M&A현황(2010-2014)

전체 M&A 중 절반가량이 제약사간 M&A였으며 비 보건분야는 41%, 보건분야는 10%로 나타났다. 또 최근 비 보건분야의 제약사 대상 M&A 거래 비중이 2010년 41.2%에서 2014년 43.3%로 증가 추세였다.

제약기업간 인수는 2010년 200건이었으나 2014년에는 176건으로 소폭 감소했고 보건분야 M&A는 37건에서 36건으로 큰 변동이 없었다. 비 보건분야의 M&A는 2010년 166건에서 2014년 162건으로 수량은 큰 차이가 없으나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증가했다.

합병은 자산인수가 절반 차지

합병 형태는 자산인수가 전체의 48.9%로 가장 빈번했고, 지분인수 26.4%, 합병 22.8% 순으로 나타났다. 제약사간 합병과 보건분야와의 합병에서 자산인수 형태가 약 56%였고, 비 보건분야에서는 지분인수가 41.8%로 가장 높았다. 비 보건분야에서는 M&A 거래시 제약사 지분을 취득하며 투자하는 형태가 많았고 보건분야는 제약사 자산을 인수하려는 경향을 보였다.

진흥원 측은 "한국은 다른 국가들에 비해 제약사간 M&A가 낮고 비 보건분야의 제약사 인수가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사례 자체가 적고 국내 제약산업의 규모로 볼 때 M&A 규모도 작으며, 주된 내용도 신약개발을 위한 파이프라인 확대 등 다각화로 추측된다"고 분석했다.

또 "그럼에도 최근 국내 제약사의 글로벌 진출과 해외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을 감안할 때 별도의 심층조사와 사례분석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톰슨 로이터의 글로벌 웹기반 정보 플랫폼인 이콘(Eikon) DB를 통해 이뤄졌으며, 국가별 M&A 현황과 업종별, 합병 형태별 분석을 시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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