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셀 맥킨지 제약·바이오 대표 '선택과 집중' 전략 강조

▲ 글로벌 컨설팅 그룹 McKinsey&Company의 악셀 바우어 제약·바이오 분야 총괄 대표가 바이오메디칼코리아 기조연설에서 한국 제약산업의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 ⓒ메디칼업저버 고민수
"한국 제약산업이 잘하는 분야가 있는 건 맞지만 엄청난 고릴라와 싸우는 셈이다"

글로벌 컨설팅 그룹 맥킨지(McKinsey&Company)의 악셀 바우어(Axel Baur) 제약·바이오 분야 총괄 대표가 국내 제약산업의 한계점을 지적하고 이를 극복하기위한 방향을 제시했다.

8일 열린 '2015 바이오메디칼 코리아'에서 기조연설을 맡은 악셀 바우어는 한국이 반도체, 자동차 등 첨단산업의 글로벌 리더이며 튼튼한 교육적 기반을 갖췄고 R&D 투자도 활발하다고 운을 뗐다.

헬스케어 분야에서도 한미약품이 최근 일라이릴리(Eli Lilly)와 라이센스를 체결한 것은 혁신에 있어 한국이 선두에 나섰다는 의미이며, 셀트리온도 세계 최초이 단일클론항체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했고 한국의 많은 병원도 세계 여러나라와 협력해 점차 해외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어 전반적으로 기초는 매우 튼튼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헬스케어 산업은 여전히 미국과 유럽이 주도하고 있으며, 글로벌 기업 화이자와 유한양행의 시가총액을 비교해도 50배 차이가 나는 등 '글로벌 시장'이라는 바나나를 뺏기 위해 엄청난 무게의 고릴라들을 상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적도 저조, 성공 전략 모색할 시점

▲ 악셀 바우어 대표 ⓒ메디칼업저버 고민수

국내 제약사의 실적을 봐도 미래가 암울하다고 평했다. 수익성장률, 판매원가, 영업이익의 세 카테고리로 나누면 전반적인 실적 하락을 보이며, 여전히 바이오테크 등에서 투자가 활발하지만 우려가 크다는 것.

실제로 대기업인 삼성이 바이오 업계에 대대적으로 투자했으나 아직 의미있는 결과가 없었고 실망스러운 투자 결과라는 평도 있다고 지적했다.

해결해야 할 한국 제약산업의 장애물도 제시했다. 먼저 과학기술이 중요한데 논문수나 특허수는 하버드, 스탠포드와 경쟁하기에 무리가 있으며, 성공적인 신약을 출시하기 위해서는 10억달러의 돈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한국 기업의 규모는 아직까지 이런 리스크를 감내하기에 너무 작다고 꼬집었다.

또 화이자는 일년에 83억9300만달러 규모의 R&D를 하는데 우리나라 10대 제약사의 R&D 비용 전체를 합쳐도 4억달러에 불과하다며 주도권을 잡이 위해 어떤 부분에 집중할지 고민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악셀은 "한국의 제약·바이오 산업은 많은 발전을 이뤘지만 아직 너무나 작다. 성장세와 성장률은 우수하지만 여전히 작다"고 강조하며 "한국은 과학분야에 특히 우수하며 그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규모가 작은 한국의 제약·바이오산업이 글로벌 강자들과 경쟁해서 승리하려면 선택과 집중으로 우수분야를 육성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2020년까지 10개 이상의 글로벌 신약개발에 나서겠다는 한국 정부의 포부에 대해서도 "한국이 나의 클라이언트라면 10개는 너무 많다고 말하고 싶다. 2개 내지는 3개 정도를 추려 집중 육성해야 한다"고 전했다.

정부, 규제 절차 손보고 혁신 장려할 때

한국 정부는 선진적인 규제환경을 정비해야 하며, 결국 규제완화가 성공의 기반을 닦는데 주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은 혁신적인 재생의료제품에 대한 조기승인 제도를 도입해 신약승인절차가 단축됐으며, 미국도 규제혁명을 통해 가이드라인을 정비 중인데 한국도 이런 글로벌 환경 변화를 인식하고 전체적인 규제절차를 검토해야 한다는 것.

그는 "한국이 의료, 바이오 산업에 있어 몇 개의 성공사례를 배출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한국 기업들은 구조적 장벽 때문에 글로벌 리더로서 성장하는데 한계가 있다. 미래에 기회를 포착하려면 한국은 소수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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