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의학과의 새로운 모델 그려가는 GF소아청소년과

보험과와 비보험을 막론하고 모두 어렵다고 아우성 치는 개원가. 그럼에도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개혁과 변화를 시도하며 도전하는 의사들이 있어 개원가에 희망은 여전히 존재한다. 소아청소년과 등 급여과로서의 한계를 넘기 위한 새로운 노력을 하는 곳도 있고, 개원 초기부터 진료과만의 특성을 살려 현실의 파고를 넘은 의원들도 있다. 본지에서는 정상 궤도와는 조금 다른 길을 가면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개원가를 소개하고, 이들이 어떤 방법으로 새로운 시대를 개척하는지 독자들과 공유하고자 한다. 처음 소개하는 병원은 소아임상영양 상담실 개설, 아토피관리실 개설, 중국 칭다오에 클리닉 개설, Well baby 클리닉 등 소아청소년과의 새로운 모델을 그리는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있는 GF소아청소년과다. 아픈 아이·건강한 아이 통로 각각
 
GF소아청소년과는 다른 소아청소년과에 없는 것들이 존재한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아픈 아이와 건강한 아이의 통로를 구분한 일명 Ill  baby & well baby 클리닉이다. 김우성 원장의 아이디어로 시작된 이 시스템은 병원을 찾는 부모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김 원장은 "감기 등으로 아파 병원에 온 아이들과 예방접종을 하기 위해 온 건강한 아이들을 함께 진료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Well baby 클리닉은 출입구부터 아예 통로를 다르게 만들었다. 부모들이 이유식도 만들고, 건강 얘기들도 하는 등 마치 집처럼 만들고 싶었다"고 의도를 설명한다. 
 
▲ 이유식 만드는 법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병원 벽면에 모형을 만들어 전시하고 있다.
 
영양클리닉서 어머니 교실 운영
 
Well baby 클리닉이 운영되면서 자연스럽게 연결된 것이 GF 영양클리닉이다. 영양사들이 기본 영양 상담은 물론 영유아 건강검진 영양상담, 예방접종 영양상담 등 어린 아이를 가진 부모들이 궁금해 하는 영양상담을 꼼꼼히 알려준다.
 
영양상담 중 이유식 교실은 부모들의 호응이 좋은 편이라고 한다. 이유식 모양을 모형으로 만들어 벽에 붙여 놓고 영양사가 초기, 중기 이유식 만들기와 간식 만들기 등을 세세하게 알려주기 때문이다. 
 
▲ 병원은 부모들에게 이유식 만드는 법을 자세하게 알려주고 있다.
김 원장은 "이유식·어머니 교실은 매월 2~4회 정도 열리는데 시기별 이유식을 소개하고, 이유식 만드는 방법까지 알려준다"며 "영양을 생각한 이유식 만들기로 건강한 식습관 교육을 할 수 있는 장점도 있고, 소아청소년과의 고객인 엄마와 소통의 장으로 친밀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다른 병원에는 없는데 GF소아청소년과에만 있는 것은 또 있다. 독립된 공간에서 높낮이 조절이 가능해 신생아를 자세히 진찰할 수 있고, 천정에는 over head warmer가 있는 '신생아 진찰대'가 바로 그것이다. 이 신생아 진찰대는 김 원장이 동물병원, 중국 등 에서 끌어온 아이디어의 집합체라 할 수 있다.
 
시기별 마케팅 전략 차별화
 
전문가들은 GF소아청소년과가 다른 소아청소년과에 비해 뛰어난 점으로 개원의들이 잘 하지 않는 경영목표와 인적자원 관리를 탁월하게 하고 있다는 점을 꼽는다. 연초에 사업계획서를 발표하고, 전년도 사업평가 및 사업목표를 설정한다. 또 분기별 평가분석과 목표를 수정하고 다음 분기 실행전략을 직원들이 모두 공유하는 것이다. 
 
▲ GF소아청소년과의원 김우성 원장
김 원장은 "소아과는 성수기와 비성수기가 있어 마케팅 달력이 필요하다"며 "성수기를 4~5월과 9~12월로 설정하고 진료아이템별 마케팅 시기 지표를 설정한다"며 "비성수기에는 검사와 영유아검진, 보습제, 영양제 판매 등을 배치해 균형을 맞추려 한다"고 설명했다. 
 
또 "주기적으로 병원이 위치한 진료권 분석을 업데이트하고, 급여 매출, 비급여 총 매출, 예방접종, 영유아검진 등 매출 상승에 관해서는 분기별로 항목별 분석을 하고 직원들과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똑똑한 직원이 병원 살린다"
 
개원가 원장들의 가장 골칫거리는 아마도 간호사 등의 직원관리일 것이다. 직원들의 잦은 이직으로 병원 운영이 힘들어지기도 하고, 갑작스런 퇴사 등으로 인간에 대한 믿음까지 약하게 만드는 일이 벌어지 기도 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원장은 직원들과 불가근 불가원(不可近 不可遠)의 관계를 유지하며 직원 복지에 적극적이지 않다. 상처받지 않기 위해 방어벽을 치는 셈이다.  
 
하지만 김 원장은 그 굴레에서 벗어난 듯 했다. 김 원장은 "나도 직원에게 뒷통수 맞은 경험이 있다. 그래서 흔들린 적도 있다. 하지만 직원을 소모품이라 생각하면 나는 소모품과 같이 일하는 원장이 되는 것이란 생각을 했다"며 "직원을 뽑았다 생각하지 않고 서로 선택했다 생각한다. 그리고 아랫사람이라 여기지 않고 동료라 생각하며, 원장도 직원도 휴가는 똑같이 여름 2주, 겨울 2주를 간다"고 말했다.
 
GF소아청소년과의 직원 복지 프로그램은 그야말로 파격적이다. 일각에서는 개원가에서는 이렇게 운영하고도 수익이 날 수 있냐는 의문을 제기할 정도다. 근무시간 탄력제는 물론 장기휴가제도도 있다. 평균 36시간 근무원칙으로 1년차는 2주, 2년차는 3주, 3년차는 4주 휴가를 제공하고 있다. 
 
김 원장은 "직원들이 똑똑해야 병원이 잘 된다. 직무 매뉴얼이 있고 만일 신입직원이 오면 교육을 시킨다"며 "직원들이 대학에 가겠다고 하면 학비도 지원하고, 학회에 가겠다고 하면 참석비도 준다. 임신출산 휴가도 권장한다"고 웃는다. 
 
앞으로 소아청소년과가 더 힘들어질 것이란 게 일반적 시각이지만 김 원장의 시각은 조금 다르다. 긍정적인 환경이 더 많다는 생각이다. 소아청소년과만의 차별화된 특수 진료 개발과 진료 이외의 부가 사업, 타깃 마케팅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또 소아청소년과에 대한 부모들의 관심 증대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는 것. 
늘 새로운 시도와 도전으로 주변을 놀라게 하는 김 원장이 또 어떤 변화를 추구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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