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 "질 향상 근거없어...타과 전문의 차별하는 현대판 골품제"

 

정부가 '요양병원 8개과 전문의 가산 개선'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산부인과와 소아청소년과 등 이른바 비가산 전문과목을 중심으로 제도의 조속한 폐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요양병원 8개과 전문의 가산이란, 내과·외과·신경과·정신과·재활의학과·가정의학과·신경외과·정형외과 등 8개 전문의, 이른바 1등급 인정 의사인력의 숫자가 50% 이상인 경우 요양병원 입원료 소정점수의 20%를 가산해 지급하도록 한 제도.

특정 과목에 대해 추가가산을 주는 방식이다보니, 그간 8개과에 포함되지 못한 전문과목에서 상대적인 차별을 호소하며 제도의 폐지나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어왔다. 

1등급 인정 의사인력에 해당되지 못하는 의사들에 대해 요양병원 채용 기회의 박탈이나 제한, 또는 채용시 상대적으로 낮은 급여수령이나 불리한 조건에서의 근무 등의 불이익이 발생해왔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현재 운영 중인 '요양병원 수가개선 협의체'에서 해당 문제를 상정, 제도를 폐지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8개과 가산이 요양병원 질 향상과 큰 관련이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오면서, 제도 폐지쪽으로 힘이 실리고 있다는 전언이다. 

정부가 제도개선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산부인과와 소아청소년과 등 이른바 비가산 전문과목을 중심으로 제도 폐지요구가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최근 성명을 내어 "8개 전문의 의사 등급 가산제 폐지를 적극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산부인과의사회는 "요양병원 입원환자의 70%가 여성노인환자이고, 입원여성 노인환자들의 60% 이상이 외음부염·질염·요실금·자궁탈출·부정질출혈·부인암 등을 앓고 있는 실정"이라며 "산부인과 전문의는 결코 8개과 의사에 비해 열등한 인력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사회는 "8개과 가산이 요양병원 질향상에 아무런 근거가 없음이 밝혀진만큼, 8개과 전문의 가산이라는 현대판 골품제는 이번 기회에 반드시 시정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소아청소년과의사회도 목소리를 보탰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31일 성명을 내어 "8개과 전문의 가산제도는, 요양병원 질 향상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는 의사에 대한 부당한 차별제도"라고 지적하고, 제도의 폐지를 강력히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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