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5세 주부 홍 모씨는 고민이 생겼다. 봄을 맞아 부모님 건강검진을 시켜드리고 싶은데 도통 어떤 검진 프로그램을 선택해야 할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국가 건강검진만으로는 부족할 것 같은데, 부모님에게 필요한 검진은 뭔지, 수십 가지 검진이 꼭 필요한 것인지 마땅히 물을 곳이 없어 더 고민스럽다.

2013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들 중 일반건강검진을 받은 수검자의 수는 11,381,295명으로 건강검진 1천만 명 시대에 돌입했다. 하지만 이런 열풍에도 늘 건강검진을 받으러 갈 때마다 꺼림칙한 부분이 있으니, 바로 검사 항목이다. 더 추가해야 할 항목은 없는지 혹은 불필요한 검사가 포함된 건 아닌지 궁금증을 품고 있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다.

부산부민병원 건강검진센터 최재영 센터장은 "건강검진은 혹시라도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부분을 미리 발견하여 예방하기 위한 선별검사이므로 무엇보다도 나이에 발병도가 높은 질환 위주로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건강검진을 현명하게 받기 위해서 자신의 나이, 가족력 그리고 현재 겪고 있는 특별한 증상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20대, 궤양성 위장 질환 대비 내시경 검사
20대는 상대적으로 자신의 건강을 과신하는 경향이 있다. 중장년층에 비해 암에 대한 걱정도 적기 때문에 건강검진을 소홀히 한다. 하지만 20대는 직장생활로 인한 스트레스, 불규칙한 식사, 잦은 회식, 자극적인 음식 섭취 등으로 인해 위와 장에 궤양성 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높으므로 위, 대장 내시경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만약 평소 복부 팽만감, 소화 불량, 잦은 설사, 속 쓰림, 통증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반드시 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

또한 후진국병이라고 알려진 간염도 20대에 호발하는 경향이 있다. A형 간염의 경우 비교적 깨끗한 환경에서 자란 20대들에게서 항체 생성이 되지 않아 감염이 진행되기 때문에 생후 접종을 맞았다 하더라도 항체 보유 여부 검사를 통해 재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바이러스성 간염인 B형 간염도 마찬가지다. 결핵, 우울증에 대한 검사도 추가적으로 받으면 도움이 된다.

30대, 유방암 자궁암 고지혈증 검사
보통 여성암은 40~50대에서 많이 발생한다고 여겨 검사를 받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유방암과 자궁암 등의 여성암은 중년층보다는 오히려 30대에 많이 발생한다. 그러므로 여성은 초경 이후부터 유방암이나 자궁암 검사를 주기적으로 받는 것이 좋다. 부인과 검진은 6개월에 한 번씩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자궁경부암 예방 접종은 99% 예방 효과가 있으니 여성이라면 필수적으로 맞아야 한다. 자궁경부암은 2년에 한 번씩 자궁세포진 검사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남성의 경우는 20대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 흡연과 음주, 불규칙한 생활습관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생활습관병을 주의해야 한다. 고혈압, 비만, 고지혈증 등을 대표적으로 들 수 있는데 총 콜레스테롤, 고밀도지단백 등을 측정하면 쉽게 알 수 있다.또 폐와 간 검사도 필요하다.

40대, 정기적인 암 검사 필수
40대는 호르몬의 분비가 줄어듦으로써 노화현상이 가속화되는 시기다. 대사 기능도 점차 떨어지므로 건강을 지키기 위해 본격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폐암, 대장암, 간암, 위암, 췌장암 등의 암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아야 한다. 폐암은 보통 흡연자들에게 많이 발생한다고 생각하지만 요즘은 미세먼지와 황사 때문에 비흡연자들에게서도 많이 발생하므로 선별검사가 필수다. 또한 서구화된 식습관과 육류 위주의 식단으로 인해 대장암 및 전립선암 발생률도 높아지고 있으므로 반드시 건강검진 항목에 포함해야 한다.

위암의 경우 남성보다 여성의 발병률이 2배 가량 더 높으며, 위궤양이나 위염을 앓았던 사람들에게서 쉽게 발전하는 경향이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40대부터는 조기 검진을 통한 예방에 신경 쓰며 1년에 한 번씩 주기적인 건강검진을 받아 다방면으로 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50대 이상, 매년 종합건강검진
암을 비롯한 심장질환 등의 고위험 질병은 나이가 들수록 발생률이 높아진다. 그러므로 50대 이상이라면 반드시 매년 종합건강검진을 받아야 한다. 또한 노화로 인한 백내장, 녹내장 등이 올 수 있으므로 안과질환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여성의 경우는 폐경기를 맞아 몸에 큰 변화가 찾아오니 평소 건강관리에 특히 신경 써야 한다.

골다공증이 있으면 작은 낙상 사고로도 척추와 고관절에 골절이 발생할 위험이 높으므로 골밀도 검사를 받아야 한다.치매 선별검사도 필수다. 치매의 경우 불치병이라는 인식이 높지만 조기 발견 시 치료가 가능한 치매도 있다.

최재영 센터장은 "30대에는 여성암 검사를, 40~50대에서는 암검사는 물론이거니와 당뇨, 고혈압 등의 만성질환, 심뇌혈관질환 등의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라며 "암 검사는 국가에서 권고하는 주기에 맞춰서 정기적인 검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암검사의 주기는 간, 위, 대장, 폐, 유방?자궁, 전립선 마다 다르다. 간의 경우 B형 간염 보균자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 등의 위험요인이 있다면 50세 이후부터 6개월마다 초음파 검사와 암표지자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위암 검사는 30세 이후부터 1~2년 주기로 내시경검사를 받아야 한다. 대장은 40세 이후는 잠혈 검사를, 50세 이후부터는 5년 주기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으면 된다. 폐암 검사는 X-ray로 진행되는데 흡연자라면 방사선 노출량이 낮은 저선량 CT검사를 1년마다 받을 것을 권한다. 유방과 자궁은 1~2년 주기로 초음파 검사를 하면 된다. 남자들은 전립선암 검사도 필수적인데 1~2년 주기로 암표지자(PSA)검사를 받아야 한다.

건강검진은 질병의 예방을 위해 필수적인 검사이다. 하지만 무턱대고 받기보다 자신의 연령대에 맞는 검사 항목대로 꼼꼼하고 효율적으로 받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그것이야 말로 건강을 지키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자료제공 부민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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