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단 노조 "목적없는 행사에 혈세만 낭비" vs 심평원 "건강보험 위상강화 위한 것"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국제 행사개최를 놓고, 건보공단과 심평원이 또 다시 마찰을 빚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측은 심평원이 목적자체가 불투명한 행사에 수억원에 이르는 건보재정을 쏟아붓고 있다고 비난했으나, 심평원은 건강보험의 위상강화를 위한 것이라며 공단의 문제제기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노동조합은 19일 성명을 통해 "심평원은 국민의 돈을 탕진하는 과대망상적인 국제행사를 즉각 취소하고,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라"고 주장했다.

논란의 중심이 된 것은 심평원이 준비 중인 '세계보건의료 구매기관 네트워크 행사'. 심평원은 올해 8월 27일~29일 UN, WHO, 국가별 보건의료구매기관장 등 40명을 포함해 약 350명의 국내외 인사들을 초청, 이 국제행사를 개최할 계획이다. 

심평원은 "이번 행사를 통해 보건의료 선도국의 보건의료 구매경험을 공유하고, 보편적 의료보장 달성을 위한 국가간 협력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행사 목적을 밝혔다.

건보공단 노조는 '국제적 망신'이자 '보험료 낭비'라고 비난하며, 심평원에 행사 추진 중단을 요구했다. 심평원이 기관 위상제고를 위해 무리하게 행사를 추진하고 있다는 것.

공단 노조는 "'구매자'란 신조어를 만들어 내더니, 이제는 '국가별 보건의료구매기관장'이라는 직책도 찍어냈다"면서 "외국은 진료비 심사·지급을 모두 보험자나 정부가 담당하고 있는데, 심평원이 말하는 보건의료구매기관장은 도대체 어떤 사람을 지칭하는 것이냐"고 따져물었다.

공단 노조는 "행사 목적이나 내용 자체도 상당히 불분명하다"면서 이 같은 행사에 건강보험 재정 수억원을 쓰는 것은 혈세 낭비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행사 용역비만 2억800만원에 달하고, 호텔 임차료, 숙박료, 항공료 등을 포함할 경우 총 비용이 최소 5억원은 넘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심평원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심평원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우리나라 건강보험의 국제적위상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낭비라는 표현은 옳지 않다"고 반박했다.

또한 "구매자라는 표현 또한 신조어가 아니라, 국제적으로 이미 통용되고 있는 용어"라며 "공단은 재정을 운영하는 보험자로, 심평원은 이를 감시하는 구매자이자 보험자로 상호간에 잘 이루는 것이 우리 건강보험을 위해서도, 국제적 위상에 있어서도 더 바람직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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