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의사들은 의료계가 희망을 잃고 있다는 자조섞인 이야기들을 많이 하고 있다. 내 자식은 의과대학에 안보내겠다는 말도 과거보다 많아졌다. 최근엔 서울공대와 지방의 의대·치대·한의대를 복수 합격한 이들중 상당수가 의료계를 버리고 공대를 선택했다. 또한 폐교 직전까지 갔던 전북지역의 서남의대는 명지병원을 우선협상 대상자로 하여 기사회생할 수 있을 것인지 여전히 기로에 서 있다.

이렇게 되기까지는 의료계 내부의 문제와 의사들이 비전을 갖기 힘든 각종 보건의료정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데서 기인한다. 그래서 의료인들은 현재의 의료계가 총체적 난관에 놓여있다고 서슴치않고 이야기 한다.

이런 와중에 최근 전남 여수시가 '대학병원 유치 범시민추진위원회'를 설립해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고 한다.

전라남도 지역은 의과대학이 없고, 이 때문인지 몰라도 그동안 정치인들은 줄곧 목포대, 순천대에 의대설립을 공약으로 내세웠었다. 그리고 3월 그 주장이 여수에서 '대학병원 유치'로 이어지고 있다.

의대설립과 대학병원 유치는 그 성격이 다르지만 이 지역에 의대를 설립하는 것을 배경으로하고 있다면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10년, 20년 후를 생각하면 의과대학은 비용만 낭비한 채 불필요한 건물로 남을 가능성이 있다. 아무리 미래 먹거리로 의약산업을 이야기 하지만 인구는 줄고 있는데 최고의 전문직인 의사가 지속적으로 증가한다는 것은 '의사 과밀'같은 기형적 사회구조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가제기될 수밖에 없다.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OECD Health Data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1명(OECD 평균 3.2명)이지만 활동의사수 증가율은 최근 5년간 25%(OECD 평균 6.9%)다. 숫자로만보면 늘려야 하지만 인구감소세나 활동의사 증가율을 감안하면 줄여나가야 한다.

따라서 지금은 의료인력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보건의료계의 많은 인사들은 지금과 같은 보건의료 환경에서는 의사수가 늘어난다고 해서 지방병원 의료인력난 같은 문제가 해결되리라는 기대는 하지 않고 있다.

의대를 합격하고도 공대를 선택한 고3학생들에게서 답을 찾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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