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개원가에서 시스템 오류로 울상, 약국도 복잡한 계산 계속

금연상담 지원사업이 시작된지 일주일만에 누적 등록 환자 수가 1만명을 훌쩍 넘어섰다.

금연치료 기관을 방문한 환자들의 만족도는 비교적 높은 편이었으나, 여전히 의료기관과 약국의 불편 호소는 나아지지 않고 있다.

4일 건보공단 금연치료 의료기관으로 신청한 병의원은 1만7000여곳에 달하는 가운데, 해당 기관을 방문해 금연상담을 등록한 환자가 1만2000명(3일 정오 기준)을 돌파했다.

앞서 지난달 25일 전국 1만5000여곳의 병의원에서 금연상담이 일제히 시작됐으며, 첫날부터 2950명의 흡연자들이 금연상담을 받아 성황을 이뤘다. 이어 시행 3일째인 27일 정오 기점으로 누적 청구건수는 6787건에 달했고, 일주일째인 지난 2일 가뿐히 1만명을 넘어선 것.

폭발적인 반응에 덩달아 금연치료 의료기관으로 이름을 올리는 병의원도 점차 많아지고 있다. 상급종합병원 21곳, 종합병원 144곳, 병원 378곳, 의원 9026곳 등을 포함해 전국 1만7000여곳이 신청을 마쳤다.

◇개원가 시스템 오류 여전...공단 "바꿀 계획 없다"

 

많은 기관들이 금연상담을 시작했으나, 여전히 요양기관의 불만과 불편은 잦아들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처음 시작 당시보다는 개원가와 약국에서의 민원이 줄어든 상태지만, 여전히 시스템 오류로 인한 민원이 잇따르고 있으며 약국에서는 약값 계산의 복잡함을 호소하고 있다.

건보공단 금연치료지원TFT(급여보장실) 관계자는 "프로그램 자체를 처음 사용하다보니 발생하는 문제다. 건강검진을 처음 시행했을 때를 생각해보면 쉽다"며 "공단 전산에는 문제가 전혀 없지만 제도 첫 시행에 따른 생소함 때문에 문의전화가 많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병의원 금연상담 환자등록 시스템은 웹(Web)기반 방식으로, 장기간 시스템을 저장하지 않은 채 대기하게 되면 자동으로 로그아웃된다. 이때 저장하지 않은 환자정보가 모두 날아가게 되는데, 일선 병의원들이 이를 '오류'라고 지적하고 있다는 것.

 

이 관계자는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회원가입을 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며 "환자 진료를 보다가 중간중간에 문진표를 저장해둬야 한다. 하나 팁을 전하자면, 마우스나 키보드를 지속적으로 눌러 웹에서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계속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의료기관의 불만에 따른 시스템 보강 계획이 전혀 없음을 밝히면서, "일선 의료기관에 배포한 환자등록 프로그램 안내책자를 대충 보는 것 같아 동영상을 제작했다. 여기에는 환자 등록 순서에 따른 시스템 사용을 그대로 녹음했기 때문에, 게재 후 민원이 대폭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단은 앞으로 빠른 시일내에 제도가 안정화 될 것으로 기대하면서, "제기되고 있는 불편사항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관련단체들과 협의해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전화로 문의하는 사항이나 요양기관에서 제기된 불편사항 등에 대해서는 실시간으로 이를 설명하고 보완해 요양기관의 불편 해소에 힘쓸 것을 약속했다.

◇약값 계산이 복잡?...공단 "매우 쉽다. 수정·삭제 요구 거부"

약국에서는 병의원과는 다른 어려움이 있다. 비급여 약제기 때문에 약국마다 다른 본인부담금이 적용돼 각 약국에서 직접 환자에게 본인부담금을 고지해야 하는 점이다.

또한 약국에서 복잡한 약값을 계산해 청구하면 환자들이 구입을 거부하고 그냥 나가버릴 때가 있는데, 문제는 한 번 입력된 청구 건은 삭제나 수정이 불가능하다는 것.

이에 약국으로부터 오는 공단의 민원은 청구건을 수정하거나 삭제해달라는 요청이 대부분이다. 이는 약국과 공단 모두 행정력 낭비로 이어지게 된다.
 

 

하지만 공단 측은 약국에게 수정·삭제가 가능한 시스템을 제공할 경우 약물 오남용 등 부작용이 심각해질 것이라면서, "수정이나 삭제 기능을 만들 계획은 전혀 없다. 현재의 시스템이 최적의 상태라고 보면 된다"고 단언했다.

계산법이 다소 어려운 보조제의 경우에는 이미 수정과 삭제 기능이 있다면서, "의약품은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농후하므로 절대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약국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약값계산이 어렵지 않다고 반박했다. 공단 담당실무자는 "챔픽스를 예로 들었을 때 하루 한알을 1800원이라고 치면, 공단에서 1000원을 지원하기 때문에 일주일치는 5600원(800X7)"이라며 "상당히 쉬운 계산법이므로 굳이 계산툴을 따로 만들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단 측에서는 약국에 '약을 잘 구비해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환자들의 금연상담 만족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지만, 종종 약국에 약이 없어 헛걸음을 한다는 민원이 있다"며 "약사회와 약국 등에 협조를 구하고 있으니 이에 잘 따라달라"고 했다.

한편 공단은 계속되는 의료계, 약계 불만을 수렴하기 위해 지난달말 의사회, 병원협회, 약사회, 간호사회, 금연학회, 복지부, 공단 등이 참여한 금연치료지원사업추진협의체와의 회의를 시행했으며, 앞으로 매달 중순께 협의체 회의를 통해 일선 요양기관의 의견을 수렴할 방침이다.

또한 오는 7일 공단이 학회와 연계해 제작한 '금연상담 가이드라인(가칭)'을 발표할 예정이며, 가이드라인에는 의사들의 상담 노하우나 약물치료 권고방안, 재흡연 방지전략 등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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