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72개 간호대학·단체·학회 반대 결의대회 개최

1500여명이 넘는 간호사가 거리로 나와 '2년제 간호학제 신설 반대'를 외쳤다. 2년제 도입시 간호 서비스 질 하락은 물론 4년제를 졸업한 현직 간호사 대다수가 일자리를 잃을 것이란 우려에서다.

72개 간호 관련 단체로 구성된 2년제 간호학제 신설 반대를 위한 협의체는 지난 24일 서울역 광장에서 집회를 개최하고 이같이 주장했다.
 

▲ 경찰추산 1500여명의 간호사들이 서울역광장에 모여 '2년제 간호학제 신설 반대'를 외치고 있다.

앞서 지난 2013년 2월 보건복지부는 현행 '간호사-간호조무사'로 이원화된 간호인력 체계를 '간호사-1급 간호실무인력-2급 간호실무인력'의 3단계로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복지부는 이 같은 체계 개편과 더불어 2년제 간호학제 신설을 공고했는데, 이는 현재 간호학원이나 고등교육기관 등에서 양성하는 간호조무사 인력을 전문대학에서 양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간호계에서는 지속적으로 반대 입장을 펼쳐왔으나 정부가 의지를 꺾지 않자, 한국간호대학(과)장협의회, 국립간호대학(과)장협의회, 한국간호과학회 등을 포함한 72개 단체 및 대학에서 협의체를 구성, 집회를 개최한 것이다.

협의체는 "선진국에서는 간호사 교육 연한을 4∼5년으로 상향조정하고 있는데, 보건복지부는 이와 반대 방향으로 가려 한다"며 "이는 높은 질의 간호서비스를 요구하는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2년제가 신설될 경우)간호조무사 간 양성기관에 따라 1,2급이 분리되면서 새로운 역할 갈등이 발생할 것"이라며 "고등학교 및 단기과정으로 조무사 양성이 가능한데도, 전문대학 양성체제로 변경시 자원 낭비 및 학력 인플레를 조장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이어 정부가 근복적인 문제해결을 외면한 채 탁상공론을 펼치는 것에 대해서도 불만을 제기했다. 이들은 "매년 OECD 평균의 2배가 넘는 2만 3000여명의 신규 간호사들이 쏟아지고 있는데,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조건으로 인해 취업률은 40%에 불과한 실정이다. 정부는 현직 간호사들의 처우 개선을 외면한 채 간호사 인력만 늘려선 안 된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환자안전이 달린 중대한 결정에 있어서 간호계의 의견수렴이 이뤄지지 않은 점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협의체는 "전 국민적 사안에 대해 간호사 의견수렴이나 국민 대상의 공청회조차 없었고, 시범사업도 하지 않았다. 정부에서 탁상공론으로 마련한 의견을 개정안에 반영해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협의체는 복지부가 2년제 간호학제 신설안을 철회할 때까지 반대활동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간호협회 등 해당 사안에 대해 노선이 다른 단체와는 결탁하지 않겠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현재 진행 중인 2년제 간호학제 신설에 대한 온라인 반대 서명운동을 비롯해 국민과 함께하는 철회 활동을 시행할 예정이며, 국회의원들을 만나 개편안 입법 저지를 설득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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