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선관위 후보자 합동설명회, 개악 저지 한목소리...해법은 '각양각색'

▲의협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3일 제 39대 의협회장 후보자 합동설명회를 열었다. 이날 설명회는 보건의료 현안에 대한 후보자들의 정견을 듣는 첫 공식자리로 주목을 끌었다. ©메디칼업저버 고민수

차기 의협회장 후보 5인이 규제 기요틴 추진 저지와 의료계 단합, 의약분업 재평가,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등에 대해 각각의 해법을 내놨다.

대한의사협회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3일 의협회관 3층 회의실에서 '제 39대 의협회장 선거 후보자 합동설명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는 보건의료 현안에 대한 후보자들의 정견을 듣는 첫 공식자리로 주목을 끌었다.

이날을 시작으로 후보자들은 2월 28일 대구(경상북도의사회 주최), 3월 3일 인천(인천시의사회), 5일 제주(제주도의사회), 7일과 10일 서울(대한전공의협의회/여의사회), 11일 다시 대구(대구시의사회), 12일 광주(광주·전남의사회)를 돌며 합동토론회 일정을 소화해 나갈 예정이다.

"최근 의료계는 정부의 규제 기요틴 정책으로 큰 충격에 빠져 있다. 이런 불합리한 정책을 타개하고 분열양상을 보이는 회원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방안이 있는가?"(의협 선관위 공식질문)

규제 기요틴 저지·의료계 단합을 위한 해법으로 임수흠 후보는 조직개선을 통합 회원 단합, 추무진 후보는 연속성 있는 회무 추진, 조인성 후보는 대국회 설득과 비젼제시, 이용민 후보는 회원간 문제인식 공유와 투쟁, 송후빈 후보는 내부개혁을 해법으로 내놨다.

▲기호 1번 임수흠 후보 ©메디칼업저버 고민수

기호 1번 임수흠 후보: 의약분업 이후 15년이 지났지만 회장을 직선으로 뽑는다는 것과 집행부 몇몇 임원이 상근한다는 것을 빼고는 거의 달라진 것이 없다. 과거 민주의사회가 최초의 직선회장을 배출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전의총이 회장을 배출한 것까지...등장인물만 바뀌고 내용은 똑같은 영화처럼 리바이벌 됐다. 이는 사람만 바뀌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뜻한다.

청년위원회 구성을 통해 젊은 의사들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대의원회의 경우 각 전문분야별로 상임위원회를 구성해 전문성을 높이고 내부적 갈등요소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상시투쟁체 구성으로 평소 회원들의 정신교육과 조직강화에 힘써, 비상시 즉각적으로 투쟁에 나설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하겠다.

기호 2번 추무진 후보: 보건의료 규제 기요틴에 대해서는 우리 집행부(38대 집행부)가 가장 발빠르게 대처했고, 지금도 하고 있다. 규제 기요틴 발표 직후 대응팀을 구성했고, 복지부 항의방문과 단식투쟁도 했다. 단식투쟁을 벌이며 회원과 전공의, 젊은의사, 의대생과 의전원생에 서신을 보내 문제를 알렸다. 비대위도 구성해 열심히 일하고 있다.

규제 기요틴 문제는 여론을 우리 편으로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내부 결속과 국민의 호응이 하나로 뭉쳐질 때 기요틴 저지가 가능하며, 집행부가 지금 하는대로 하면 당연히 막을 수 있다고 자신한다.

▲기호 2번 추무진 후보 ©메디칼업저버 고민수

기호 3번 조인성 후보: 규제 기요틴은 당연히 막아야 할 일이고, 이런 반의료적 행태를 저지할 자신감과 계획을 가지고 있다.

총론적으로는 외부의 힘을 빌려 대표적인 규제 기요틴을 정책실패 사례로 만들어야 한다. 의료계 뿐 아니라 전국의 지자체들도 균형발전을 저해한다는 이유로 규제 기요틴을 규탄하고 있다 이 상황을 잘 이용해야 한다. 각론으로는 여야를 막론하고 국회의원과 실무 보좌진과 신뢰관계를 구축하고 있는 저의 장점을 최대한 발휘해 악법을 저지해 나갈 것이다.

의료계의 극심한 분열은 성과 없는 투쟁을 일삼는 지도부에 대한 불신, 소통 없이 몇몇이 끼리끼리 모여 결정하고 무작정 따르라는 독선의 결과물이다. 의사로서의 자존심과 경제적 안정을 찾아 실천하는 지도자가 된다면 갈등이 봉합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기호 4번 이용민 후보: 경제활성화를 목표로 한 정책이었는데 의료계로 넘어와 크게 변질됐다.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허용 등은) 경운기 모는 사람에게 10톤 트럭 몰라는 꼴이다. 면허는 국민건강과 생명을 위해 국가가 허가한 것이다. 규제 기요틴은 이런 원칙을 뒤흔드는 발칙하고 허황된 망상이다.

회원들과 이야기 나누면서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허용에 대한 내용을 설명하면 모두가 공분한다. 규제기요틴을 막기 위해서는 집단적인 문제인식의 공유화 과정이 필요한데 지금의 의협은 그것이 부족했다. 회원들이 무엇이 문제인지 알고 고민하도록 해야 한다. 

▲기호 3번 조인성 후보 ©메디칼업저버 고민수

규제 기요틴 뿐 아니라 의료계에 닥친 모든 문제의 근본적인 대처 방안이 같다고 본다.

규제 기요틴이 정말 현실화 된다면 우리에게 명분을 주는 꼴이다. 의약분업 때보다 더 큰 힘으로 똘똘 뭉쳐 의료계가 승리하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감히 단언한다.

기호 5번 송후빈 후보: 지난 2014년 투쟁시 몇몇 시도의사회장의 비협조와 파업투쟁 직전 대의원의장의 파업불가 기자회견 등을 지켜봤다. 회장을 비롯한 몇 명만이 투쟁에 나섰을 뿐이고 앞장 선 임원들은 대의원회에 의해서 탄핵을 받고 공정위에 의해 형사고발까지 당했다. 

지금 정부는 엄청난 불합리한 정책들을 내놓으며 의료계를 파멸의 길로 이끌고 있다. 하지만 지금처럼 투쟁을 하는 사람만 하고, 투쟁하는 사람들을 뒤에서 방해하고 심지어 탄핵하고 형사고발에도 나몰라라 하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우리의 투쟁은 반드시 실패로 돌아갈 것이다.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내부 개혁이다. 합당한 견제장치 조차 없이 무소불위로 협회를 농단하는 대의원회가 버티고 있고 비협조적인 시도의사회가 존재하는 한 우리의 투쟁은 성공할 수 없다.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사원총회를 통해서라도 기필코 내부개혁을 성공해야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필요하다면 의협혁명까지 해야한다.

"회장선거 때마다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을 약속했지만 대부분 공수표로 돌아갔다. 각 후보자별로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해달라."(청중 질문)

전공의 특별법 제정과 독립적 수련평가기구의 설립 등 전공의 처우개선과 관련해서는 후보자 모두 적극 나서겠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특히 송후빈 후보는 5명의 상근임원 가운데 2명을 20~30대 젊은 의사에게 배정, 젊은 의사들이 스스로의 손으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파격 공약을 내놨다.

▲기호 4번 이용민 후보 ©메디칼업저버 고민수

임수흠: 전공의는 신분적인 문제로 공정한 게임을 하지 못한다. 그에 대해 분명히 의견을 개진하고 의사결정 구조에 반영할 수 있도록, 누구도 깨지 못하게 틀을 만들 필요가 있다.

추무진: 현 집행부만큼 전공의를 위해 노력한 집행부가 또 있냐. 노력 끝에 수련환경 개선안이 나왔고 PA 문제 등에 대해서도 계속 노력을 하고 있다. 전공의 특별법 제정과 독립적 수련평가기구 마련, 여성전공의 모성보호 등에 대해서도 적극 나서고 있다.

조인성: 전공의 처우문제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번 선거 공약으로도 전공의 처우개선에 관한 법률 입법, 전공의 처우에 관한 특별위원회 구성 등을 담았다. 국회와의 공조를 통해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힘을 쏟을 것이다.

이용민: 과거 전공의협의회 사무총장을 하면서 느낀 경험이 아직도 가슴 아프게 남아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정당한 수련환경의 보장이다. 공정한 수련평가기구 구성을 위한 근거를 법률로 만드는데 인적 물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추가 근무수당과 관련해서도 소송의 확대, 최종적으로는 전공의들이 소송을 하지 않고도 근무수당을 받을 수 있는 시대가 올 수 있도록 법률적, 현실적 지원을 하겠다.

송후빈: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과 수련평가기구 독립은 회무를 맡게 되면 100% 실현시키겠다. 특히 수련평가기구 독립은 무조건 이뤄야 한다. 의사가 아닌 경영자단체(병협 지칭)에 맡기니 전공의들의 요구를 뒷짐지고 바라보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젊은 의사들의 생각을 회무에 반영하기 위해, 상근임원 5명 가운데 2명을 20~30대 젊은 의사들에게 상근이든 비상근의 형태이든 할애할 생각이다. 젊은 의사들이 직접 들어와 본인들의 미래를 스스로의 손으로 설계할 수 있는 장을 만들겠다.

"각 후보자가 생각하는 의약분업의 문제점과 대안에 대해 설명해달라."(청중 질문)

5인의 후보자 모두 의약분업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해법을 놓고서는 선택분업과 기관분업, 직능분업 등을 놓고 의견이 엇갈렸다. 국민을 설득하고 의료계 내부의 이견을 모으는데 어떤 것이 가장 적절할지 고민이 필요하다는 얘기였다.

▲기호 5번 송후빈 후보 ©메디칼업저버 고민수

임수흠: 의약분업이 이뤄진 지 올해로 꼭 15년이 됐다. 정부는 의약분업 시행 후 재평가를 약속했지만 아직까지 지켜지지 않고 있다. 리베이트 쌍벌제 등 의료계를 압박하는 상당수의 문제들이 모두 의약분업에서 기인한 것이다.

의약분업은 국민들은 불편하고 의사들은 반대하며, 약사와 제약사만 배불리는 정책이다. 의약분업 재평가 후 의료계의 의견을 모아 선택분업과 직능분업 등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일본식 선택분업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추무진: 재정 안정화와 불필요한 의료서비스 감소, 양질의 의료서비스 제공 등 정부가 약속한 의약분업 성과 가운데 단 하나도 제대로 이뤄진 것이 없다.

의약분업 재평가를 위해 의협과 정부, 국민이 참여하는 공정한 평가기구를 만들어 의약분업을 재평가하고 환자들이 약을 누구에게 받을 것인지 선택하도록 해야 한다. 재평가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과도기적 상황에서는 소아나 노약자 등 특정 계측에 한해 의약분업 예외규정을 두어 환자의 편의를 우선 제고하는 방안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조인성: 의약분업은 실패한 의료정책의 대표격이다. 의사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국민 편의나 건강보험 재정 등에 악영향을 미쳤다. 의약분업이라는 용어 자체부터 정리하자. 분업이 아니라 조제 위임이다.

의약분업 재평가는 평소의 지론이었다. 그 해법에 대해서는 국민과 의료계의 여론을 반영해 심도있게 논의할 필요가 하다. 직능분업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가능성이 있다고 보나, 선택분업의 경우 의료계나 국민들의 여론이 어떻게 흐를지 조금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이용민: 의약분업은 재평가돼야 하며, 개선돼야 한다. 지난번 서울시의사회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았던 김홍식 원장이 병원 직능분업, 의원 국민선택분업을 대안으로 내놓은 바 있다. 이에 동의한다. 병협과 함께 갈 수 있는 고리가 될 수도 있다.

국민 설득도 가능한 일이다. 턱 없이 많은 조제료 지출, 편의성, 의사와 약사가 모두 조제권을 행사할 수 있을 때 복약지도의 실효성도 높아진다는 점을 설명하면 국민도 동의할 것이다.

송후빈: 투약은 의사들이 환자를 진료하고 적절하게 치료하기 위한 핵심이다. 단순히 의사가 처방을 내고 약을 짓는 문제가 아니라 의료의 본질이 약사에게 넘어갔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그 해법이 기관분업이냐 직능분업이냐에 대해서는 회원들 사이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의약분업 재평가를 위해 협회 회무를 집중하고 회원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틀을 잡고 밀어붙이겠다.

▲제39대 의협회장 선거 후보자 합동설명회 일정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