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백병원 신경과 홍근식 교수

 

허혈 뇌졸중 환자는 향후의 혈관사건 발생 위험이 상당히 높다. 따라서 특별한 금기가 없는 한 심인성 허혈 뇌졸중의 경우에는 항응고제, 비심인성 허혈 뇌졸중에는 항혈소판제를 평생 투여하는 것이 권고되고 있다. 인제의대 홍근식 교수(일산백병원 신경과)는 “항혈소판제의 사용으로 허혈 뇌졸중 환자의 뇌졸중 재발률과 심혈관질환 발생률이 많이 낮아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여기에는 환자의 임상특성과 약제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 항혈소판요법이라는 전제가 기반돼야 한다. 홍근식 교수로부터 환자 및 약제의 특성에 따른 항혈소판요법의 임상전략을 들어봤다.

- 뇌졸중 예방에 있어 항혈소판제 단독 또는 병용요법에 대해서는 컨센서스가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
전문가마다 의견 차이가 있다. 장기간 사용이 권장되는 것은 단독요법으로는 아스피린, 클로피도그렐, 트리플루잘, 실로스타졸 등이며 병합요법은 아스피린과 서방형 디피리다몰이다. 2014년 미국 뇌졸중 진료지침은 CHANCE 연구결과를 반영해 경미한 허혈뇌졸중 또는 일과성뇌허혈발작(TIA) 환자에서 24시간 이내 시작해 3개월 정도 아스피린과 클로피도그렐의 병합요법을 고려할 수 있다(권고수준 IIb, 근거수준 B)고 제시하고 있다. 두개강내 심한 협착(70~90%)이 있고, 이로 인한 허혈뇌졸중이 있었던 환자에서도 3개월 정도 두 약제의 병합요법을 고려할 수 있다(권고수준 IIb, 근거수준 B).

- 가이드라인은 아스피린과 클로피도그렐을 대표적인 단독요법으로 권고하는데 등급에 차이가 있는지?
국내 및 미국 가이드라인은 아스피린에 좀 더 높은 근거수준을 부여하지만, 이는 뇌졸중 2차예방 임상시험 결과가 아스피린이 더 많기 때문이고 권고수준은 동일하거나 거의 비슷하다. 항혈소판제의 선택에 있어 환자의 여러 요건을 고려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단 유럽 진료지침은 클로피도그렐의 죽상혈전사건(atherothrombotic event) 예방효과가 좀 더 좋기 때문에 이를 1차선택으로 사용하거나, 아스피린에 부작용이 있는 환자 또는 고위험군이나 아스피린 사용 중 심혈관사건이 있었던 환자에서 고려할 수 있도록 기술하고 있다.

- 뇌졸중 예방에 있어 ‘treatment failure’ 환자들의 비중은 어느 정도인가?
정확한 데이터는 알 수 없다. 단 지난 50년간 뇌졸중 2차예방 임상시험 결과를 분석한 논문과 최근 임상연구 결과들을 보면, 뇌졸중 위험인자 조절을 잘하고 항혈소판제(대부분 아스피린)를 사용하고 있더라도 뇌졸중 재발률이 연간 약 2.5% 전후일 것으로 판단된다.

- 2014년 AHA·ASA 뇌졸중 2차예방 가이드라인은 “아스피린 복용 중 허혈성 뇌졸중을 경험한 환자에서 아스피린 용량의 증가가 추가적인 혜택을 제공한다는 근거는 없다. 대체 항혈소판제의 사용이 자주 고려되지만, 이 경우 단독 또는 병용요법의 혜택은 검증된 바 없다”고 언급했다. 현 단계에서 아스피린 대체요법에 대한 근거는 어느 정도인가?
대만에서 진행된 등록연구가 있다. 아스피린 사용 중 허혈뇌졸중이 발생해 입원한 환자들 가운데 퇴원시 아스피린을 지속 복용한 경우에 비해 클로피도그렐로 전환시 뇌졸중과 기타 심혈관사건의 발생이 낮았다. 이는 매우 중요한 결과지만, 후향적 관찰연구이므로 임상시험을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 직·간접적으로 클로피도그렐과 아스피린 단독요법의 혜택을 비교할 수 있는 연구결과는?
장기간 병합과 단독치료의 뇌졸중 예방효과 및 두개강내출혈 부작용을 비교한 메타분석에 의하면, 병합치료에 비해 아스피린 단독은 두개강내출혈의 부작용은 차이가 없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상태에서 뇌졸중 재발방지 효과가 떨어지는 경향을 보였다(아스피린 단독 대비 병합치료의 뇌졸중 재발 위험도 RR 0.89, 95% CI 0.78 to 1.01). 클로피도그렐의 경우, 뇌졸중 재발방지 효과에는 차이가 없었으나 두개강내출혈 부작용은 유의하게 낮았다(클로피도그렐 단독 대비 병합치료의 두개강내출혈 위험도 RR 1.46, 95% CI 1.17 to 1.82). 따라서 고위험군 환자에서 장기간 항혈소판제를 사용하는 경우 단독요법으로 아스피린보다는 클로피도그렐이 더 좋은 선택일 수 있다.

- 두 약제를 놓고 볼 때 기전상의 차이는?
아스피린은 사이클로옥시게나제(cyclooxygenase)를 억제하지만 클로피도그렐은 혈소판 활성에 가장 중요한 단계인 P2Y12 수용체를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차이가 있다. 그러나 환자의 여러 상황을 고려해 선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최근 발표된 CHANCE와 WOEST 연구결과는 어떻게 평가하나?

CHANCE는 경미한 허혈뇌졸중 또는 TIA 발생 24시간 이내 아스피린과 클로피도그렐 병합요법을 3주간 시행한 후 클로피도그렐 단독으로 유지하는 경우 아스피린 단독에 비해 뇌출혈의 부작용이 증가되지 않으면서 뇌졸중 재발예방 효과가 우월했다(8.2% versus 11.7%; HR 0.68, 95% CI 0.57 to 0.81; P<0.001). 따라서 이러한 환자들에서 병합요법 사용에 대한 타당한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북미에서 비슷한 환자를 대상으로 두 약제 병용의 효과와 안전성에 대해 POINT 임상시험이 진행 중인데, 같은 결과가 나온다면 향후 치료방침에 분명한 변화가 올 것이다.

WOEST 연구는 PCI를 시행받고 항응고제 사용이 필요한 환자에서 항혈소판제를 클로피도그렐과 아스피린 병합요법으로 사용하는 것에 비해 클로피도그렐 단독으로만 해도 심혈관사건은 증가하지 않고 오히려 출혈 부작용은 감소한다는 결과로, 뇌졸중 환자에서 클로피도그렐 단독이 병합요법에 비해 뇌졸중 예방효과는 비슷하고 두개강내출혈 부작용은 낮다는 메타분석 결과와 일맥상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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