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인 대상 연구서 보행시 통증·거리·속도 모두 개선

 

말초동맥질환의 치료는 심혈관사건의 예방도 중요하지만, 기능장애 치료를 통한 삶의 질 개선에도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증상완화 또는 사지보존과 함께 환자의 기능적 예후개선으로까지 치료의 목표가 확대되고 있다. 특히 간헐성 파행증은 대부분 환자가 절뚝거림 증상으로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근본적인 원인을 치료하고, 궁극적인 보행기능 개선을 유도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 근본적인 원인이라 함은 죽상경화증에 의한 혈관폐색과 혈전생성이다. 간헐성 파행증 등 말초동맥질환 치료에 항혈소판제가 중요한 이유다.

간헐성 파행증 환자의 보행기능 개선에 효과를 보이는 항혈소판제로는 안플라그(성분명 사포그릴레이트·사진)가 아시아 지역에서 널리 쓰이고 있다. 특히 안플라그의 보행기능 개선효과가 타 약제에 비해 뛰어난 것으로 보고돼 주목된다. 여타 항혈소판제는 한 연구에서 파행증 환자의 보행속도 점수를 20% 개선한 반면(J Vasc Surg. 1998;27:267-274), 안플라그는 또 다른 연구에서 기저치 대비 37%나 점수를 높였다(Ann Vasc Dis 2008;1:101-110).

사포그릴레이트를 주성분으로 하는 안플라그는 세로토닌 수용체 차단 계열의 항혈소판제로 혈소판 응집을 억제해 혈전생성을 막는다. 세로토닌(5-HT, 5-hydroxytryptamine)은 혈소판 내에 저장된 상태로 있다가, 내피손상 병변에서 혈소판이 활성화 되면 분비돼 혈전성 폐색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말초동맥질환과 같은 죽상혈전질환 환자에서는 혈장 세로토닌의 수치가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로토닌 수용체 가운데 5-HT2A 수용체는 혈소판 및 혈관평활근세포에 주로 위치해 죽상동맥경화성 병변에서 혈소판 응집, 혈관평활근 수축 등에 관여한다. 이 5-HT2A 수용체를 차단하는 약물이 안플라그인데, 이를 통해 세로토닌 반응을 억제하고 궁극적으로는 혈역학을 개선해 허혈증상을 완화한다.

안플라그는 간헐적 파행증 환자에서 보행기능 개선효과를 검증받아 왔다. 유럽에서 진행된 2상 임상연구에서는 투여 24주 후 최대보행거리 개선(absolute claudication distance improvement ≥50%)에 있어 부작용 위험 없이 위약군과 유의한 차이를 나타냈다(Vasc Med. 2006;11:75-83).

말초동맥질환 치료에 승인된 이래로 한국·중국·일본 등지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안플라그는 일본에서 진행된 관찰연구를 통해서도 우수한 보행기능 개선효과가 보고됐다(Ann Vasc Dis 2008;1:101-110). 간헐적 파행증의 안정형 증상을 보이는 환자(419명)를 대상으로 사포그릴레이트 1일 300mg 요법의 효과와 안전성을 검증한 결과다. 보행기능의 수량화 지표인 일본판 WIQ(Walking Impairment Questionnaire)를 본 결과, 사포그릴레이트 치료환자의 항목별 평가점수(보행시 통증, 거리, 속도, 오르내리기 점수) 모두가 기저치에 비해 향상됐다(P<0.0001).

말초동맥질환의 대표적 지표인 발목상완지수(ABI) 역시 유의하게 증가했다(P<0.0001). 부작용 발생은 4.84%였으나,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안전성 이슈는 없었다. 연구팀은 최종적으로 “일본판 WIQ를 적용한 사례에서 사포그릴레이트가 간헐성 파행증 환자의 보행기능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 처음으로 시사됐다”며 “안전한 혜택 또한 입증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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