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2014년 건강보험 재정현황 발표

 

지난 2012년부터 급격한 하락세로 돌아섰다는 병원경영이 건강보험재정현황에서 확인됐다. 이른바 병원계가 엄살을 부린다는 항간의 트집이 사실이 아니라는 점에서 정부의 건보정책과 의료계 대책의 변화가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16일 2014년말 기준 건강보험 재정현황이 당기흑자 4조 5869억원을 기록하였고, 누적 적립금은 12조 8072억원이라고 밝혔다. 누적 적립금 규모는 2014년 진료 후 2개월의 미청구 진료비 약 5조 2000억원을 예상할 때 7조6000억원이 된다며, 흑자재원은 4대 중증질환·3대 비급여 등 국정과제와 생애주기별 필수의료 중기 보장성 강화에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진료형태별 급여비 현황>(단위 : 억원, %, 전년동기간대비)

구 분

’09

’10

’11

’12

’13

14

’09~’13 연평균

전 체

289,164

324,968

345,652

357,146

381,239

407,605

 

(13.0)

(12.4)

(6.4)

(3.3)

(6.7)

(6.9)

(8.4)

진료

형태

입원

99,593

118,165

126,616

132,312

146,377

155,764

 

(13.6)

(18.6)

(7.2)

(4.5)

(10.6)

(6.4)

(10.9)

외래 

112,618

123,603

131,416

139,736

149,042

161,528

 

(12.7)

(9.8)

(6.3)

(6.3)

(6.7)

(8.4)

(8.3)

약국 

76,954

83,201

87,620

85,098

85,820

90,313

 

(12.5)

(8.1)

(5.3)

(2.9)

(0.8)

(5.2)

(4.8)


발표에 따르면 총 수입은 전년대비 7.4%인 3조 3291억원이 증가했다. 보험료수입은 직장가입자 수 4% 증가, 보수월액 2.6% 증가 등으로 전년보다 6.8%인 2조 6287억원) 늘어났으며, 기타수입으로 누적적립금 규모 증대에 따라 이자수입이 급증해 전년대비 22.6%(1227억원)가 늘었다. 이에 따라 건강보험 누적수지는 2011년 1조 5600억원에서 2012년 4조 5757억원, 2013년 8조2203억원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총 지출은 급여비 증가율 둔화로 전년 대비 5.7%인 2조 3868억원이 증가했다. 2005~2011년 지출의 연평균 증가율은 12%였으나 2012~2014)년의 연평균 증가율은 5.5%로 최근들어 증가세가 둔화된 것.

또한 현물급여비 증가율은 6.9%로 전년동기(6.7%)에 비해 소폭 상승하는데 그쳤다. 눈여겨 볼 점은 진료형태별 비용 추이다. 외래와 약국의 급여비는 전년대비 증가율이 높아져, 전체 급여비는 증가했으나 입원환자 1인당 급여비 증가율, 입원일수 증가율, 입원 1일당 급여비는 감소해 입원 급여비 증가율이 줄어든 것이다. 

요양기관종별로는 병원급 이상 요양기관의 급여비 증가율이 5년 평균 수준보다 감소해 전체 증가율이 둔화된 반면, 의원, 치과, 약국의 급여비 증가율은 평년 수준보다 높았다. 중소병원 경영이 어렵다는 점이 사실로 확인된 셈이다. 

치과 급여비 증가율이 23.4%로 가장 높았고 이는 노인틀니, 스케일링, 치아홈 메우기 등 보장성 확대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요양병원(17.9%)은 노인성 질환의 증가로 인해 환자수가 늘어남에 따라 급여비 증가율이 지속적으로 높게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높은 증가율에 비해 건보재정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낮아 현재로서는 건보재정을 위협하고 있지 않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급여비 증가율 둔화의 원인으로 건강행태 변화, 의료기술 발전, 환경요인 개선, 건강한 고령화 등에 따른 결과로 꼽고 있다.

건강행태는 건강검진 등을 통한 질환 예방과 조기발견 등으로 의료비 지출 증가가 둔화됐다는 것. 일반검진 수검률은 2007년 60.0%에서 2014년 74.1%, 암검진 수검률은 2007년 35.4%에서 2014년 45.2%로 높아지고 있다. 입원급여비 증가율을 보면 당뇨병은 2007~2010년 10.2%에서 2011~2014년 5.6%, 고혈압은 같은 기간 24.5%에서 5.4%로 줄었다.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데는 의료기술의 발달이 한 몫 했다. 암 발생률 감소와 의료기술 발달에 따른 수술건당 입·내원일수 감소 등으로 암 급여비 증가율이 둔화된 것. 암 급여비 증가율은 2007~2010년 15.7%에서 2011~2014년 3.1%로 증가세가 낮았다. 암 입원 급여비도 같은 기간 14.2%에서 2.1%로 증가세가 크게 줄었다. 

게다가 황사발생이 감소했고, 대기오염 개선 등 환경적 요인 변화로 호흡기계 및 계절성·유행성질환 증가가 없었던 점도 배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환경성과지수는 2006년 51위/149개국였으나 2010년엔 94위/163개국, 2013년은 43위/178개국였다. 이에 호흡기계질환 급여비 증가율도 낮아져 2007~2010년 10.7%에서 2011~2014년 1%를 보였다.

연령별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건강한 고령화, 노인장기요양보험의 확대 등으로 노인진료비 증가율과 노인 인구당 진료비 증가가 둔화된 것. 노인진료비 증가율은 2006~2010년 17.8%에서 2011~2014년 9%였다. 다만 이번 분석은 진료비 증가 폭이 감소한 것으로 한국 의료비 지출이 OECD 국가 중 높은 증가세를 기록 중(OECD 평균 1.3% 보다 3.6%p가 높음)인 점은 배제했다.

특히 지출을 줄이려는 강력한 정책이 효과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진료비 이중청구 의심기관 등 현지 조사 실시, 의료비·약제비 지출 적정관리 등을 통한 재정 건전성 확보 등의 정책 추진이 건보재정 적립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

보건복지부는 "사회보험인 국민건강보험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적정수준의 준비금을 적립하는 한편 4대 중증질환·3대 비급여 등 국정과제, 생애주기별 필수의료 중기 보장성 강화를 차질 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민건강보험법 제38조(준비금)에는 연도의 보험급여에 든 비용의 100분의 5 이상에 상당하는 금액을 그 연도에 든 비용의 100분의 50에 이를 때까지 준비금으로 적립해야 한다고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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