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방사선학 등 교수진 의사 면허·관련 학위 전무" 고발

한의계가 현대의료기기 사용의 근거로 내세우고 있는 '현대의학 교육 이수' 주장을, 의료계가 정면으로 맞받아쳤다.

한의대 교과과정을 분석한 결과, 현대의학을 가르치는 교수 가운데 의사면허 소지자나 관련 학위 소지자가 전혀 없었다는 것.

대한의사협회는 '무자격자'에 의해 실시되는 교육의 질을 누가 담보할 수 있겠느냐며 "한의대 교육 이수를 근거로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주장하는 것은 허무맹랑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12일 의협이 공개한 K대 한의과대학 교과과정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방사선학과 진단검사의학·병리학·응급의학 등 현대의학 관련 개설교과목의 교수진이 대부분 의사면허나 관련 학위 미소유자인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K한의대 3학년 과정에 개설되어 있는 한의대 방사선학 수업의 경우, 교수진 4명 모두가 의사 면허는 물론 관련 학위도 전무한 개원 한의사였다. 해당 교수들은 전임교원도 아닌 상태로, 객원교수 자격으로 해당 교육을 진행하고 있었다. 

진단검사의학의 경우도 의사 면허가 없는 한의사들로 교수진이 구성되었으며, 병리학 등 기타 현대의학 관련 과목들의 경우도 사정이 마찬가지였다.

의협 신현영 홍보이사 겸 대변인은 "대학교육 질적수준의 교수진과 시설 등의 인프라를 고려해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대학 교수진이 무자격자 내지는 역량이 부적합한 사람으로 구성되어 있다면, 변명의 여지없이 부실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 이사는 "이번 분석은 국내 최고의 한의대조차도 낮은 교육수준과 임상실습 부재 상태임에 있는 것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히고, 한의협을 겨냥해 "누구나 조금만 유심히 살펴봐도 알 수 있는 사실을 왜곡하고 조직적인 거짓말을 통해 국민 건강에 위해가 되는 주장을 하는 것은 전문가 단체로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참고로 의과대학의 경우 교육과정과 교수, 시설, 운영체계 등 인프라를 평가하여 인증하는 의학교육평가인증 시스템이 운영되고 있어 의과대학 교육의 양적·질적 수준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교수진 관련 전임교수 확보 수준과 교수의 교육·연구업무 수행능력 등을 평가하고 있다.

한편, 한의협은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논란과 관련 "의대와 한의대의 교육과정이 75% 유사해 이미 동등한 수준의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도가 이를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며 "진단방사선학과 진단의학 등 관련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한의사가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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