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포괄수가 심평원 연구결과 공개에도, 공단 '따로 간다'
신포괄수가 심평원 연구결과 공개에도, 공단 '따로 간다'
  • 서민지 기자
  • 승인 2015.02.09 1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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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미더운 공단, "7개 질환도 제대로 못해...신포괄은 직접 나선다"

오는 2017년부터 550여개 질환을 대상으로 신포괄수가제가 시행된다.

현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이에 대한 시범사업, 연구용역, 모형 개발 등을 도맡고 있으며, 1차 평가에 이어 2차 평가에서도 '인식도 부족' '민원 발생' '환자 불만' 등의 문제가 불거져나왔다.

심평원의 제도 설계에 답답함(?)을 느낀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이를 별도로 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오랜 기간 시범사업에도, '환자 인지율 6%'

먼저 심평원이 연세대에 용역을 준 '신포괄지불제도시범사업 평가' 1차 연구 결과에 따르면, 병원 경영에 악영향을 끼쳤으며 진료비 증가에 따라 보험 재정면에서도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온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시범사업 기관들을 설문조사한 결과, 신포괄수가제에 대한 목적이나 배경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었으나, 사업 후 행정상 문제, 조정계수 불만족, 인센티브 불만족, 민원발생 증가, 환자와의 의사소통 어려움 발생 등의 문제점이 드러났다.

특히 의료수익은 소폭 증가했으나 신포괄수가 시범사업에 따른 의료비용이 높아지면서 병원 경영수지는 상당히 낮아졌다.

시범사업을 실시한 부산의료원, 대구의료원, 남원의료원 등의 수익은 0.3% 올랐고, 비교 대조군 병원들은 17.7% 떨어졌다. 하지만 의료비용이 시범기관 3곳은 4.7% 많아지고, 비교병원들은 16.1% 떨어지면서, 의료수지는 시범기관이 25.6% 감소, 비교병원은 11.1% 증가했다.

병상가동률 역시 크게 떨어졌고, 환자 부담은 소폭 줄었으나 진료비와 보험자 부담이 모두 많아졌다.

전체 진료비는 1.1%증가해 653억400만원이었고, 이중 환자부담은 12.3% 감소해 187억3900만원, 보험자부담은 7.7% 올라 465억6100만원이었다.

연구를 시행한 연세대 박은철 교수는 "병원 뿐 아니라 의사에 대한 보상을 함께 하는 분류체계로 재정립해야 한다"면서 "환자분류체계도 더욱 세밀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원가를 반영하지 못한 지금의 수가로는 진료왜곡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며 "원가수준에 맞는 환산지수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합리적인 보상이라는 일차적 목적에 충실한 가운데, 재원일수 감소, 중증환자, 응급실, 중환자실 등에 '인센티브 부여'가 병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역별, 공단 일산병원 등 이원화된 2차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도출됐다.

지역거점 공공병원의 시범사업 결과, 총진료비는 7억700여만원(13%) 감소했고 병원 수익과 건당 진료비가 각각 3억4300만원(7.8%), 건당 12만원(8.1%) 증가했다.

반면 환자의 부담금이 3만원 정도 감소했다. 게다가 가장 큰 부작용으로 지적돼왔던 재원일수 감소도 시행 기간이 길어질수록 점차 정상범위로 돌아왔다.

하지만 비급여 행위가 증가했고, 외래전이가 증가했다. 재입원이나 코드 상향 청구도 많아졌다.

뿐만 아니라 오랜 기간 시범사업을 진행했음에도 여전히 환자인식률은 6%를 넘지 못했고, 만족도 역시 12.4%로 낮은 편에 속했다. 또한 입퇴원시 이로 인해 발생하는 환자와의 마찰이 51.7%에 달했다.

건보공단 일산병원은 공공병원과 달리 총진료비가 6억9000만원(9.0%) 증가했고, 건당진료비는 12만원(4.5%) 증가했다. 건강보험에서 퇴원 30일 내 재입원이 1.26배 증가했다.

입퇴원 30일 내 외래전이 역시 1.08배 늘어났으며, 이에 따라 외래이용 비용이 3만9000원 정도 올랐다. PCI는 1.38배로 증가했고, 중증도는 1.06배 높아졌다.

연세대 연구팀은 "민간병원에 확대하려면 더 합리적인 보상기전을 마련해야 한다"며 "지불 목적과 관리 목적이 분리돼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재원일수 감소 및 입원 건수 유지 등에 따른 병원의 진료비 감소분에 대해서 인센티브 등의 대책이 필요하며, 요양기관에서는 필요없는 병상 및 인력을 감축하고 수요에 맞는 공급 증가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급여 부분에서는 행위나 약 등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지만, 비급여 행위와 치료재료 부분이 증가했다"며 "이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와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심평원에서는 "현재 진행 중인 신포괄지불제도 시범사업의 경우 시범대상 병원을 보다 확대실시해야 한다. 또한 우리나라에 적합한 지불제도로 개발하기 위해 더 많은 평가와 보완이 필요하다"며 "신포괄지불제도 모형에 대한 영향 평가가 지속적으로 시행하고, 이를 민간 병원으로 확대할 수 있도록 개선 방안 마련하겠다"고 견지했다.

그러면서 "의료비 지불을 적정수준으로 보상하되, 파생되는 의료 행태와 이로 인한 의료 질변화 등을 지속적으로 평가해야 하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심평원 못미더운 공단...'원가 분석' 등 별개 준비작업 시행

 

심평원에서는 이같이 수년째 신포괄과 관련한 연구와 시범사업을 진행 중인데, 최근 건보공단도 신포괄 지불제도에 대한 연구를 착수했다. 원가부터 제대로 파보겠다는 심산이다.

공단 관계자는 "심평원에서는 단 7개 질환에 대한 포괄수가제를 시행하기 위해 무려 1실 3부서 체제를 가지고 일했다. 하지만 이해관계자들을 제대로 설득하지 못해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여론만 생성했고, 부작용에 대한 추후 관리도 소홀히 하고 있다. 이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와 분석, 개선방안 마련도 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즉 현재 진행 중인 7개 질환 포괄수가제도가 사전은 물론 사후까지 엉망이란 입장. 공단 측은 "신포괄수가제는 7개가 아닌 553개다. 심평원 혼자 잘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며 "원가분석부터 시작해서 체계적으로 하기 위해 공단에서 직접 연구용역에 나서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공급자 단체에서 가장 걱정하는 부분은 '비용'이다. 원가 상승에 기반해 신포괄수가를 조정하기 위해서는 원가부터 분석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 같은 이유에서 공단은 '원가기반 수가책정체계'업무를 진행키로 결정했으며, 이를 위해 2억 7000만원에 달하는 포괄수가 원가분석 시스템 구축 사업을 발주했다. 이는 올해 말 결과가 도출될 예정이다.

이번 사업을 통해 △재무제표 금액을 검증하고, 손익계산서와 기타 원가자료 간의 금액 차를 분석하며 동시에 병원별 총량을 검증하는 '자료검증시스템'을 만들고, △환자분류체계별, 병원 특성별, 행위수가별, 환자 에피소드별 등에 따라 '원가를 분석하는 시스템'도 개발해야 한다.

공단 관계자는 "거의 대부분 질환에 시행되는 신포괄수가를 원가에 기반해 보상하기 위한 작업"이라며 "요양기관의 비용 현황 및 활동 정보를 안정적으로 수집하는 체계"라고 설명했다.

포괄수가에서 원가의 적정성이 떨어지면 잘못된 보상을 유도할 뿐 아니라 DRG 분류를 왜곡하게 되므로 '원가정보시스템'이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관계자는 "해당 시스템은 신포괄은 물론 7개 포괄수가제, 행위별수가제 등에도 적용할 수 있게 만들 것이다. 추후 신포괄을 적용했을 때 행위별, 7개 포괄수가제 시행과 다른 점을 비교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공기관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공하려면 준비작업부터 철저히 해야 한다"며 "신포괄은 궁극적으로 '행위별'에 기반한 것이므로, 상위개념인 상대가치, 그 위의 개념인 '원가'와 연결된다. 따라서 '원가' 먼저 명확하게 제시해야 한다"며 심평원의 연구에 비판의 칼날을 겨눴다.

이어 "이렇게 되면 제도시행 접점인 공급자단체와 불필요한 갈등을 일으키지 않을 수 있다"며 "3개 부서를 운영하는 심평원에서 7개 질환에도 절절매고 있어 수가를 원래 연구해오던 공단이 하는 것이 나을 것 같아 별도로 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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