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이슈들, 올해 어떻게 달라지나?
의료계 이슈들, 올해 어떻게 달라지나?
  • 서민지 기자
  • 승인 2015.02.03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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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지난해 갈등 있던 사안들, 건보공단·심평원 올해 시행 계획 분석

지난해 무자격자 확인 의무화, 담배소송, 불법 의료생협 대거 적발, 빅데이터 활용, 병협회장 출신의 공단 이사장 취임, 환자안전 등 의료계에 다양한 이슈들이 많았다. 올해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는 지난해 눈길을 끌었던 사안들을 올해 어떤 방식으로 풀어나갈지 살펴봤다.

◇무자격자 제한 범위 '확대'..."이번엔 의료계와 대화 많이"

지난해 상반기 정부에서는 부정수급 방지 대책의 일환으로 '무자격자의 급여 제한 및 요양기관의 본인확인 의무화'를 시행했다.

이에 의료계에서는 '환자들의 거부 사태' '폭력 및 폭언'을 우려해 반발이 잇따랐다. 대한의사협회에서는 공단에 항의 방문을 가기도 했다. 시행한지 반년이 흐른 지금은 갈등은 일단락됐지만, 올해 확대 시행을 앞두고 있어 논란이 재점화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 대한의사협회 서인석 보험이사, 강청희 부회장이 지난해 7월 건강보험공단으로 '무자격자 요양기관 확인 의무화 정책'에 대해 항의 방문했다.

일단 공단은 함박웃음이다. 급여관리실 측에서는 "홈페이지에 신상을 공개해도 꿈쩍도 않던 사람들이 '진료 제한'을 시행하자마자 움직이기 시작했다"며 "시행한지 6개월이 지난 지금 대상자 1800명 중 절반 이상이 밀린 건보료를 냈거나 내겠다고 확약을 했다"고 밝혔다.

올해는 대상자를 대폭 확대할 예정. 지난해에는 '고소득계층'에다가 '장기 체납자'로 한정해 적은 수의 대상자만 급여를 제한했지만, 앞으로는 1만여명 정도를 늘릴 예정이다.

공단 관계자는 "정부와 대상자 수를 논의해야 한다.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면서도 "차상위계층이나 복지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소외계층이 아니라면 대상자에 포함시키는 방향을 고려 중"이라고 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7월쯤 확대된 제도를 시행할 예정.

이 과정에서 또 다시 의료계와의 갈등이 없잖아 있을 것으로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대상자가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의료기관에서 우려하는 일들이 발생할 확률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라며 "저번 보다 갈등이 더 심화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를 대비해 시스템이나 제도 등을 보완해야 하는 것은 물론, 제도 수용성을 확대하기 위해 시행 전 충분히 대화하고 설명하는 자리를 가질 계획이다.

◇환자안전법도 있는데...심사도 환자중심으로, 수가 개발도 할 것

지난해 경주 마우나리조트 참사, 세월호 사건, 판교 환풍구 붕괴 등으로 '안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뜨거웠고, 故신해철 씨 사망으로 '환자안전'에 대한 요구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심평원은 '환자'에 초점을 맞춘 심사평가를 시행하는 데 집중할 전망이다.

이를 위해 환자안전 심사 및 평가에 대한 지표를 개발하고, 이에 대한 수가도 신설하겠다는 입장이다. 심사기준과 지표, 수가 등이 마련되면, 이후 환자 안전영역 부분에 대해 집중적으로 심사·평가를 시행하고, 환자안전 모니터링 시스템도 만들겠다고 밝혔다.

또한 환자안전 중요성에 덩달아 기존의 '적정성평가'도 중요해 지고 있다. 정부에서는 적정성평가 결과와 인증제 결과를 연계한 요양병원 수가를 재조정할 예정이다.

현재 심평원에서는 적정성평가 결과에 따라 인센티브 조정을 하고 있는데, 이와 별개로 정부에서는 평가 결과를 인증조사와 연결시켜 수가를 변경하려는 것.

인증원에서는 "복지부가 1200개기관에 대해 1년에 400개씩은 조사를 시행해 4년째 되는 해에는 수가를 짤 수 있도록 요청해왔다"면서 "복지부에서는 어떻게 조정할지에 대한 계획을 짜고 있고, 인증원은 정책 지원을 위해 문제 없이 인증을 수행하는 것이 주요 과제"라고 강조했다.

◇약가협상, 신약등재는 쉬워지지만 협상은 '깐깐'

지난해 말 복지부에서 대체약제 가격의 90%만 수용하면 약가협상 없이 바로 등재할 수 있는 신속등재절차(fast track)를 운영하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개량신약의 경우 기준 가격 대신 비교약제 개별가격으로 전환토록 했으며, 수출 신약은 사용량-약가 연동제에서 제외하는 조항도 신설했다.

복지부의 개정안 발표 후 약제비 상승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공단은 이러한 걱정을 불식시켰다. 신약등재 절차 간소화에 따른 약가협상 지침을 새롭게 짜기로 결정한 것.

보험자로서 약가 관리에 초점을 맞춰 약가협상의 지침을 세부적으로 개선해 가격결정을 비롯한 사후관리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협상하는 약제들에 대한 세부적인 검토기준도 개정하고, 경제성 평가가 면제된 약제 등에 대해서는 사후 약가조정을 시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특히 협상의 근거 틀이 되는 국제 동향 비교도 더욱 폭넓어진다.

현재 국민 약제비의 OECD국가 간 단순 비교로 인해 정확한 약제비 비중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으며 다국적제약사가 이를 근거로 '신약가격이 낮다'는 주장에 대항을 못하고 있는 실정인데, 앞으로는 신약의 치료 접근성과 가격에 대한 국제적인 비교 분석 및 평가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다.

보험급여실 관계자는 "법령상 개정안이 확정되면 이에 따라 협상 지침도 연동해서 바뀌어야 한다. 또 외국사례를 집중 검토하는 것은 각종 전문가 단체나 제약업계에서 '약가가 외국에 비해 낮다'는 허무맹랑한 주장을 펼치는 것에 대해 집중 조명하기 위함"이라면서 "협상의 투명성과 신뢰도 확보 차원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수가협상 "이사장 지휘 아래 많은 부분 바뀔 것"

▲ 수가협상을 하고 있는 건강보험공단 협상단과 의료계 협상단의 모습.

지난해 12월 건강보험 새 수장에 병원장, 병원협회장, 의사 출신인 성상철 이사장이 자리했다.

의료계에서는 많은 기대를 했고, 그 중 한 해 농사인 '수가협상'에 초점이 모아졌다. 실제 병협 대표로 수가협상에 참여했던 인물이기 때문에 공급자 입장을 잘 대변해줄 것이란 기대다.

기대했던대로 성 이사장은 "국민수용성 제고를 위해 법과 규정이 정한 절차에 따라 건강보험 재정상황과 병원경영수지 등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합리적으로 임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의료계에서 쌓은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보험자와 공급자간 상생협력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보험자와 공급자 간 상생협력을 이끌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무 부서인 보험급여실은 합리적 수가계약을 추진하기 위해 우선 기존에 공단 내부 연구원이나 보건사회연구원 위주로 진행됐던 환산지수 연구용역 방식에서 벗어나, 외부 전문기관이 시행하는 연구용역을 5월 전까지 마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연구를 통해 지수, SGR 모형에 의한 유형별 환산지수를 산출하는 것은 물론, 그간의 요양급여비용 계약제를 평가하고 계약방식을 다양화하는 등 개선방안도 내놓겠다고 언급했다.

또한 협상력 강화와 근거 있는 인상률 제시를 위해 '병원 경영실적'을 파악하는 데 집중할 방침이며, 일산병원 데이터에 따른 표준원가시스템에 의한 병원 원가보존율도 분석할 예정이다.

특히 가입자 및 공급자와의 소통 활성화에 무엇보다도 주력할 예정이다.

올해부터는 공급자-가입자의 간극을 좁혀보고자 공단은 가입자와 공급자를 동시에 초청해 간담회 개최하고, 분기별로 1회 이상 공단-공급자 워크숍, 실무자 협의체 등을 열어 협상 당사자간의 이해를 증진하고 공감대를 형성할 계획이다.

◇담배소송, 올해도 힘겨운 싸운 '계속'

담배소송의 바통을 이어받은 성상철 이사장의 기색이 좋지만은 않아 보인다. 3차 변론에서 "제대로 된 증거자료가 없다"는 이유로 수세에 몰렸기 때문.

담배회사 측 변호인들은 공단에서 제시하는 역학적 연구자료들은 증거에 쓰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공고히하며, 폐암은 여러 요인에 의해 발현되는 비특이성 질환임을 강조했다.

즉 흡연자도 걸릴 수 있지만 비흡연자도 걸릴 수 있는 질환이기 때문에 흡연하지 않았으면 폐암에 걸리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도 입증해야 한다는 것.

따라서 공단은 소송대리인으로 자처한만큼 3484명의 생년월일, 성별, 이름, 직업, 사는 곳 등 인적사항을 비롯해 담배 노출시기, 발병시기, 질병상태 변화, 생활습관, 가족력, 노출정도 등 구체적 사항을 개별적으로 증명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공단의 빅데이터에 대해 "건강보험 관련 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함에 있어 참고자료가 될 수 있을 정도다, 역학 연구의 기초가 되는 집단적 통계에 불과한 것"이라며 소송 근거자료는 부족하다고 평가 절하했다.

이에 따라 공단은 앞으로 2개월간 의학적 인과관계를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만들어야 한다. 재판부는 "일반적인 논의 넘어서서 원고가 보상하는 개별적 환자의 흡연-폐암 간 인과관계의 심리가 진행돼야 한다"며 "자료 제출 시간 필요하다고는 하나, 재판 효율성을 고려해서 2개월의 시간을 주겠다. 이후 약 2개월간은 담배회사측이 이에 대한 근거를 마련하는 것으로 하겠다"고 했다.
 

 

◇빅데이터에서 '민간보험 관리'로?...판커지는 심평원

우선 지난해 심평원은 보훈, 의료급여, 자동차보험 등의 진료비 수탁 심사시스템이 안정화됐다고 자평하면서, EMR·EHR등 의료정보 표준화 연구, 비급여 진료비용 송수신 시스템 구축 등 미래의 심사평가 기반을 마련하는 데 집중했다고 밝혔다.

최명례 기획조정실장은 이번 마스터플랜 보고를 통해 "건강보험과 민간보험 등을 통합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 국민의료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것"이라면서 "지난해 구축된 진료정보 교류시스템을 바탕으로 청구오류 사전점검 시스템을 확대하는 동시에, EMR·EHR 등을 상호교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현재 심평원에서 관리하고 있는 건강보험 내 국민 의료정보를 병원의 환자기록, 사보험의 고객정보 등과 통합적으로 심평원에서 관리하겠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한 여론은 상당히 좋지 않은 실정. 의료계에서는 "비급여까지도 급여로 묶어 관리하는 방안이나, 공보험과 민간보험을 통합관리한다는 계획은 환자 편의가 아닌 환자 '피해'로 불거질 수 있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공보험 심사평가 업무를 맡는 기관인 동시에 5천만 국민의 의료정보를 통째로 가지고 있는 기관에서 사보험과의 결탁이 '개인정보 유출'이나 '공보험 무력화'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불법 의료생협 '드라이브'..올핸 더 강력하게 건다

지난해 보건당국에 의해 불법 의료소비자생활협동조합(의료생협)이 대거 적발됐다. 의료생협 전체가 아닌 700곳 중 단 60여곳을 조사했는데 49곳이 적발된 것.

건보공단은 급여관리실은 올해도 의료생협TF팀을 구성, 이 같은 불법 의료생협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사무장병원에 대해서도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겠다며 '전쟁'을 선포했다.

특히 원활한 공조수사를 위해 지능수사와 관련된 경찰 100여명을 대상으로 1박2일 교육을 시행할 예정이다. 급여관리실 의료생협TFT관계자는 "일선 경찰이라도 수사 팁이나 사례들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이를 잡아내는 경찰들을 교육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는 3월에 1박2일 교육 실시할 예정이며,관련 내용에 대한 교육 뿐 아니라 수사를 직접 담당했던 검찰 등 다양한 인사를 초청해 특강을 실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급여관리실은 불법 의료생협 중 사무장병원 형태를 띄는 것이나 요양병원인 경우가 많아, 역으로 급여관리실은 사무장병원과 요양병원에 대해서도 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다. 이 관계자는 "의료생협 건전하게 육성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고, 생협이 사무장병원으로 가는 것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면서 "올해는 더욱 강력하게 드라이브 걸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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