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숙 상임감사, 떨어지는 청렴도 올리기 위해 고민 중

"'심사'역할을 하는 곳이 청렴도가 낮으면 안 된다. 아이러니하게도 심평원은 상당히 낮은 편이다. 앞으론 일부 부도덕한 직원들 때문에 심평원이 도매급으로 매도되지 않도록 '일벌백계'할 것이다." 

▲ 심사평가원 서정숙 상임감사.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서정숙 상임감사는 지난 3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이 의지를 다졌다.

지난달 취임한 서 감사는 "지난해 제3자 입장에서 심평원을 생각할 때, 정확한 데이터를 가지고 있으면서 수만개의 요양기관을 심사하는 곳이기 때문에 업무속성상 상당히 청렴할 것으로 봤다"면서 "실상을 들여다보니 그렇지 못해 매우 의외였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업무보고를 받고 비전과 설립취지 등을 배우는 단계지만, 바닥인 청렴도를 올리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와 대안 등을 제시 중"이라고 했다.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 가운데, 기존에 해왔던 '청렴의 날' '청렴문화 캠페인' '청렴도개선TFT' 등은 확대해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청렴도와 관련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수개월째 운영 중이지만 나아지지는 않고 있다"며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하되, 실천적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좀 더 보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강경책'에 대해 "심평원의 대외 이미지는 물론 다수의 성실한 직원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상습적이고 고질적인 도덕적 해이자는 엄벌에 처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심평원 직원들이 도매급으로 매도되지 않도록 상임감사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겠다"고 강조했다.

일벌백계하는 것은 물론 내부 규정, 지침 등을 보다 강화해 '신상필벌'하는 데 힘쓸 방침이다. 그는 "범법 직원의 정확하고 신속한 판단과 사후처리를 위해 내부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현재 규정도 개정할 예정"이라며 "다만 이 과정에서 잘못 없는 개인이 희생되지 않도록 하는 데 지속적으로 팔로업(follow-up)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난해 유독 심평원 직원들이 범죄에 연루돼 경찰 조사를 받는 일이 잦았다.

이에 대해 "아직까지는 경찰 사건 연루 직원들이 심평원에 다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는 그동안 심평원이 직원 비위사건에 대해 미온적으로 다뤄왔다는 증거"라며 "사안별로 따져 물어 처음으로 해임조치 등을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부를 다져놓은 후 외부와의 소통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그는 "보건의료분야의 검찰, 경찰을 대신한다는 생각으로 최대한 꼼꼼하게 심사, 평가를 할 예정이다. 또 청렴도 평가에는 '외부평가'점수가 있기 때문에 외부기관과의 소통을 자주하고, 제보나 이의신청, 민원 등에도 귀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그의 이력만을 놓고 봤을 때 이 같은 '감사'업무가 적합치 않다는 여론도 있는 실정.

그는 서울시의회 보건복지부위원장을 거쳐 한국여약사회장, 대한약사회 정책단장, 선한의료포럼 중앙위원 등의 이력을 내세우면서, "보건의료기관의 감사와 적합한 일을 많이 해왔다"고 반박했다.

또 "주변에서 그간의 족적으로 봤을 때 어떤 조직에서든 큰 줄기에는 협조하되, 늘 '야당'입장에 서서 대안이 있는 비판을 해왔는 평가가 많다"며 "감사일도 이와 비슷한 성향이므로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자부했다.

이러한 주변 사람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심평원을 채찍질하는 데 힘쓰겠다면서, 자신의 경력과 직무가 적합함을 거듭 언급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우리나라가 고령화사회로 접어들면서 점점 건강보험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고,이에 따라 심평원의 업무도 막중해졌다"면서 "끊임없는 채찍질과 관리를 통해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모범적인 기관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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