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민 회
이미지 전략가
이미지21 대표
이미지 리더십 저자
최근 NQ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관계지수 혹은 공존지수로 불리는 NQ(Network Quotient)는 혼자서도 잘 지낼 수 있지만 여럿이 함께 하면 더 잘 할 수 있는 고도의 정보화시대에 필수적인 경쟁력이다.
 세계적인 컨설팅회사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의 컨설턴트인 존 팀펄리는 "자신의 꿈을 가장 빠르고 효과적으로 이루는 길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과 연결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라면서 "이제는 무엇을 아느냐(Know What)가 아니라 누구를 아느냐(Know Who)가 더욱 중요한 시대"라고 강조한다.
 몇 달 전 이비인후과를 개원한 병원장 한 분은 개원준비 과정에서 생각보다 자신의 현실감각이나 정보력이 많이 떨어진다는 걸 절실히 깨달았다며 우물 안 개구리처럼 지내 온 시간들이 후회스럽다고 털어 놓았다.
 실지로 전문직 종사자들 일수록 이른바 `영역 밖의 사람들과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기란 시간적으로나 기회적인 측면으로나 쉽지 않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겨야 할 것은 이제 생존환경이 바뀌었다는 점이다. IT 기술의 발달로 정보의 공유가 가능해지면서 정보력 보다는 수월하고 신속하게 실행할 수 있는 수행력의 가치가 높아졌고 이를 지원해 줄 수 있는 인적자원의 보유가 또 하나의 경쟁력으로 자리 잡았다.
 각 기업체의 CEO들이 보다 전략적인 휴먼네트워크 구축에 나서고 있는 것 또한 같은 맥락이다. 누구를 만나면 어떤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며 또한 이들과의 관계가 곧 어떤 실질적인 혜택과 연결되는지를 고려해 적극적인 인맥 만들기를 한다.
 의료 경영인 중에도 탁월한 네트워크 능력을 발휘하고 있는 분들이 종종 눈에 띈다. 의료계 외에도 방송, 산업, 경영계에 폭 넓은 인맥을 펼치고 있는 이들 원장님들은 보다 신속하고 유연한 경영전략과 서비스 개선을 도입하고 색다른 병원 홍보와 마케팅을 시행하고 있다.
 그렇다면 병원의 CEO들은 어떻게 NQ지수를 높일 수 있을까?
 의료 경영인에게 가장 쉬운 네트워크는 동종업계의 각종 모임들이다. 동문회와 학회, 협회 등은 전문분야에 있어 새로운 지식과 기술, 정보를 취할 수 있음은 물론 유사한 입장으로서의 각종 관련 사례를 얻을 수 있다. 자칫 개원과 동시에 소홀해지기 쉬운 정기적인 학회나 전문 관련 분야의 참여는 지속적인 변화 발전과 성장을 위해서는 필수적인 사항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 의료계에 불고 있는 변화와 정책에 대한 공동대응책을 상의하고 마련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어느 때보다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전혀 다른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과의 모임도 필요하다. 특히 병원경영에 관심을 갖는 개원의들에게는 각 대학의 경영대학에서 진행하는 최고경영자 과정이나 단기 전문가과정을 권한다.
 교육을 통해 새로운 분야의 지식을 넓힘은 물론 교수진들과 사제 간의 친분을 맺음으로써 적은 비용으로 실무적인 도움까지 얻을 수도 있다. 한 성형외과 병원장님은 교육 중에 병원 프랜차이즈 프로젝트를 기획해 봄으로써 교수진의 직접적인 컨설팅을 받았다고 한다.
 또 교육과정에 속한 동문과의 개인적인 친분을 통해 전혀 다른 분야 - 법률, 세무, 금융, 마케팅-에서의 조언을 구할 수도 있다.
 지역 사회의 모임 또한 실질적인 마케팅의 터전이 되는 효과적인 인맥형성의 장이다. 지역 지에 글이 보도되거나 모임지를 통해 알려지는 일은 지역민에 대한 적극적인 PR의 효과를 거둔다.
 지자체가 자리를 잡으면서 지역민 대상의 각종 강연회나 건강교실들이 늘고 있는 것 또한 좋은 기회로 볼 수 있다.
 NQ는 단지 실리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진정한 의미의 NQ는 주변 사람들에게 정성을 다하고 남을 배려함으로써 함께 일해보고 싶은 사람, 또는 더불어 성공하고 싶은 사람으로 인정 받는 데에 있다. 그런 점에서 NQ는 `행복지수`라는 또 다른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한 치과 원장님은 좋은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는 모임을 한 달에 한번 갖는다.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반가운 이들과 맛난 음식을 먹으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하는 한 두 시간 동안 각박해진 마음이 따뜻해지고 여유가 생겨 생활의 활력을 찾게 된다고 한다.
 어떤 목적이든 좋다. 재충전이든, 새로운 정보든 현실적으로 업무에 관련된 지식습득이든 간에 사람과 사람이 모여서 얻어지는 것은 책상에서 활자를 통해 획득되는 간접경험이나 지식과는 충분히 다른 살아있는 가치를 갖는다.
 종일 진료에 지친 피곤한 몸을 이끌고 뭔가 다른 커뮤니티에 어울리는 일은 시간이 늘 아쉬운 개원 병원장들에게는 참으로 힘겨운 일이다.
 더구나 확실한 목적 없이 그저 인맥을 넓혀야 한다더라 식의 논리로는 참으로 견디기 힘든 것이 바로 휴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관리하는 일이다.
 타인들과의 바람직한 관계를 즐기면서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일이라는 확신 아래 `만남`과 `모임`, `경청`을 즐기는 자세가 필요하다.
 선진의료로 가는 변혁기에 개원의들은 의사가 아닌 CEO로서 거듭 나야 한다.
 휴먼 네트워크는 무보수 이사를 만드는 일이고 보이지 않는 자산을 축적하는 일이다. 사회를 관통하는 다양한 힘들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흐르고 생성되고 활용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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