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향청구했다가 '적발'시에만 비급여로 전환하는 꼼수도

"양악수술 의료(건강)보험 적용시 200~250만원."

최근 대중매체를 통해 양악수술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성형외과 및 치과 등에서 이같이 건강보험을 악용해 과장광고를 일삼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건강보험에서 급여로 인정해주는 치료 목적의 양악수술은 △구순구개열, 반안면왜소증, 피에르 로빈 증후군, 크루즌 증후군, 트리쳐 콜린스 증후군 등 선천성 악안면 기형으로 인한 악골발육장애인 경우나 △뇌성마비 등 병적 상태로 인해 초래되는 악골발육장애 △상하악 전후 교합차가 10mm 이상인 경우 △양측으로 1개 치아씩 또는 편측으로 2개 치아 이하만 교합되는 부정교합 △악안면교정수술을 위한 교정치료전 상하악 전후 교합차가 10mm 이상인 경우 △상하악 중절치 치간선(dental midline)이 10mm 이상 어긋난 심한 부정교합 등으로 제한돼 있다.

이 같은 적용기준은 일부 극소수 중증질환자에 해당되지만, 일부 병의원에서는 누구든 적용이 가능한 것처럼 포장하고 사전 검진 및 상담 등을 미끼삼아 환자를 유인하고 있다.

양악 '건보' 적용되는 사람 드물어..."수년간 한케이스도 본 적 없다"

 

양악수술을 전문으로 한다는 한 치과의사는 "악교정수술의 보험적용의 범위는 매우 좁기 때문에 개인적인 경험상 실제로 혜택을 받는 환자는 거의 없다"면서 "수년째 환자를 보고 있지만 이러한 사례자는 단 한명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따라서 일부에 국한된 것을 많은 사람들이 혜택받을 수 있는 것처럼 광고하고 있는 것은 문제라는 입장.

또다른 성형외과 전문의는 "양악수술을 보험적용이 되는 환자를 받아도 문제가 된다"며 "상당히 낮은 수가로 인건비, 치료비 등을 건질 수 없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병의원에서 내세우는 광고와 달리 건강보험 적용되는 환자를 받기 어려울 뿐 아니라 해당되는 환자가 오더라도 환영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일부 성형외과의원이나 치과의원에서는 양악수술이 200~250만원선이면 가능하다는 광고를 대대적으로 하면서 환자를 유인하고 있는 실정.

실제 기자가 이 같은 광고를 하는 의원에 양악수술 급여와 관련된 상담을 하자 "건강보험을 적용할 수 없다. 양악을 하려면 1000만원 정도가 든다"면서 "양악 외에도 턱라인과 광대수술을 같이 하면 더 좋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했다.

'심한 부정교합에 한해서'라는 조건을 제시하지 않은 채 가격적으로 환자를 유인한 후, 비급여 수술과 다른 수술들을 제안하는 형식으로 이뤄지는 것이다.

게다가 미용목적의 양악수술의 경우 부가세를 부담해야 하는데, 이러한 정책은 환자가 수술 직전에 가서야 설명하는 일도 비일비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향청구했다가 '적발'시에만 비급여로 전환하는 꼼수도

종종 환자의 지나친 요구로 급여로 진행하는 성형외과의원도 있었다. 이 역시 환자 유인을 위한 전술(?)이다.

이는 양악수술 뿐만 아니라 안검하수나 안검내반증 등에서의 쌍꺼풀 수술, 휘어진 코뼈에 시행하는 융비술, 심한 여드름 치료 등 반흔제거술, 남성의 여성형 유방증에서의 지방흡입술, 척추변형이 나타나 시행하는 유방축소술 등에서도 치료목적의 성형이 가능한데, 기준에 적합하지 않아도 일단 급여 가격을 제시하고, 환자가 요구할 경우 일단 시행하고 있다.

일단 이들 병의원은 환자의 요구대로 급여로 인정될 수 있게끔 상향청구를 해서 급여로 받은 뒤 만약 '적발'될 경우에만 비급여로 전환하는 꼼수를 택한 것이다. 사전에 해당 병원은 상담시 "만약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심사를 하다가 환자분의 수술건이 걸리면, 이에 대한 비용은 환자분이 청구해야 한다"고 고지했다.

심평원, 성형외과 상향청구 건수조차 파악하지 않아

더욱 문제는 심평원에서 이러한 미용성형을 치료로 상향청구한 사례를 제대로 적발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적발된 건수조차 파악, 분석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심평원 관계자는 "의심이 되는 사례에 대해 종종 심사를 시행하는데, 상향 청구가 적발되면 해당 병원에 알리고 비급여로 바꾼다. 비급여가 되면 건보 재정에 문제될 것이 없으므로 사례에 대해 따로 수집하거나 분석하지는 않는다"며 "어떤 사례가 주로 발생하는지도 모르며, 한 해 동안 몇건이 발생하는지도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사례가 반복적으로 이러나는 것에 대해 A성형외과 관계자는 "미용성형분야는 이미 레드오션이다. 산부인과, 비뇨기과 등 타과 뿐만 아니라 한방, 치과분야에서도 미용성형에 뛰어들고 있다"면서 "환자를 한명이라도 더 유인하기 위해 너도나도 과장광고를 일삼다가 나타난 문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가격 덤핑을 하다가 더이상 낮추기 어려울 때 종종 급여가격을 받고 운 나쁘게(?) 걸리면 환자에게 부담식으로 운영하는 열악한 병의원도 많다"며 "당분간 병의원 불황이 계속되는 한 이러한 현상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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