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사업 대상 현 20대 미만엔 개선, 30대 이상 아직 유병률 높아

B형간염 관리개념이 완치로 나아가고 있지만 여전히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국내에서 B형간염은 간경화와 간암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며 정부의 대대적인 지원아래 유병률이 기존 7~8%에서 3% 수준으로 감소한 상황이다.

유병률이 감소한데는 1995년부터 시작된 전국민 B형간염 필수예방접종 국책사업의 효과라는 평가가 많았지만 이는 '오해와 진실'이 따른다는 주장이 나온 것.

▲ 연세의대 안상훈 교수(대한간학회 홍보이사)

대한간학회 홍보이사를 맡고 있는 연세의대 안상훈 교수(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B형간염 예방접종 사업의 시작시점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예방효과는 현재 20대 미만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통계상으로 해당 연령대에서 B형간염의 유병률이 1%미만이라는 자료는 이를 방증하는 결과"라고 강조했다.

한때 B형간염의 왕국이라고 불리던 데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관리가 이뤄지기까지는 항바이러스 치료전략의 발전이 주효했다는 평이다. 궁극적으로 간암수술, 간이식 숫자가 감소한 것도 이에 대한 여파라는 분석.

때문에 안 교수는 "굳이 예방접종의 효과를 판정하자면 접종 혜택을 받았던 현 20대 미만이 중장년층이 됐을 때"라면서 "정부가 그동안 국책사업으로서 지원을 잘해왔던 만큼 아직은 안심하고 손 놓을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지금 30대 이상에서는 여전히 유병률이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정부와 의료계가 힘을 모아 지속적인 환자 관리에 신경을 써야한다는 의견이다.

이와 함께 학계는 최근 B형간염 치료제 투약 중단의 기준지표로 그 유용성을 인정받는 HBsAg 정량검사의 컷오프 수치에 대한 근거 마련에도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B형간염 환자들은 치료제를 평생 복용해야 한다는 부담이 따르기 때문에 어떤 환자군에서 치료제를 중단해도 되는지, 약재 중단 후 재발과 관련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평가하자는 것이다.

△ Liver Week 2015, 대한간학회 창립 20주년 맞아

이에 오는 6월 18일~20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될 Liver Week 2015에서는 B형간염 완치를 목표로 최근 진행중인 면역요법 임상연구들이 대거 발표를 앞두고 있다. 또한 바이러스에 직접작용하는 차세대 경구용 DAA의 국내 도입이 물꼬가 터지면서 C형간염 치료제에 대한 임상연구도 다양하게 마련될 예정.

Liver Week라는 이름을 달고 실시되는 2번째 학술대회는 올해 그 의미가 더 크다. 대한간학회를 비롯 간담췌외과학회·대한간암학회·대한간이식연구회 등 간 관련 4개 학회가 집결한 다학제 통합학회라는 점을 차치하고라도 대한간학회가 창립 20주년을 맞기 때문.

▲ 본지와 인터뷰 중인 안상훈 교수

학회 홍보이사인 안 교수는 "학회가 창립 20주년을 맞아 의미가 남다른 만큼 해외 연자를 비롯 국내 연구진들의 참여가 늘 것으로 기대돼 다양한 콘텐츠를 담을 계획이다. 이를 통해 참가자들 사이에 국제적인 인적 네트워크 형성에도 주력하고 있다"고 준비상황을 전했다.

학회와 관련 올해부터는 런천 심포지엄을 제외한 전체 지출경비의 30%를 학회가 직접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는 2010년 학회 자부담비율 20%에서 10% 더 늘어난 것.

특히 규약에 따르면 학술대회에 소요되는 총 비용(학회 중 개최되는 제품설명회에 소요되는 비용제외)의 30% 이상을 학술대회 참가자로부터 받는 등록비 및 학술대회 주관 기관·단체의 회비 등으로 운영해야 하는데 이는 국내 개최 국제학회에도 적용된다.

안 교수는 "정부가 리베이트 근절에 집중하다보니 제약사와 학계의 스폰개념을 잘못 이해하는 것 같다. 리베이트는 분명 근절돼야만 한다. 개인적 성향에 초점을 맞춰야지 가이드라인에 사용되는 치료 약물을 두고 학계가 편향된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지적했다.

△ HCV 검사, 40세 이상 고위험군 생애주기 검진 필요

한편 작년 대한간학회는 대구마약퇴치운동본부 및 국립부곡병원과 함께 마약 투약 경험자들이 수감된 교도소를 직접 찾아 '만성 C형간염 동행 캠페인'을 진행한 바 있다. 이 결과 교육에 참여한 30명 가운데 3명이 새롭게 C형간염이 진단돼 재소자의 C형간염 관리에 문제점을 여실히 보여줬다.

우리나라 교도소 수감자의 경우 57~79.2%, 보호관찰소 및 가석방 재활 프로그램 참여자는 48.4%의 유병률을 보이고 있지만 질환에 대한 낮은 인식으로 예방과 치료가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이들의 사회복귀 후 추가적 감염전파에 허점이 생긴다.

안 교수는 "국내 C형간염 유병률이 B형간염보다 비교적 낮은 1% 수준으로 보고되지만 아직 인구기반의 유병률 조사는 부족한 상황이다. 작년 학회 캠페인의 일환으로 진행된 일부 재소자 대상 교육에서 유병률이 높게 나타나 사회적 환기가 필요하다"고 지적하면서 "현재 직장인 검진에 C형간염바이러스(HCV) 검사가 빠져있는데, 경제활동이 활발한 40세 이상의 고위험군에서는 추후 관리를 위해서도 1회 이상의 생애주기 검진이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끝으로 안 교수는 간질환에서 사회적 문제를 야기시키는 간경화의 진행정도를 초음파처럼 간편히 확인할 수 있는 간섬유화스캔(fibroscan)에 대해서도 생각을 밝혔다.

특히 간섬유화스캔이 나아가야할 방향과 관련해 "혈액검사를 비롯 간섬유화의 기수 판정에 이용되는 조직검사는 환자에게 번거로움이 많은 게 사실인데 이를 보다 간단하고 효과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 옵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