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증후군 심혈관 위험인자 종합관리로 간다

 

 

20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고혈압·고지혈증·고혈당 등은 별개의 문제였다. 이들은 심혈관질환의 원인이 되는 개개의 위험인자로 인식돼, 치료 역시 각각의 위험인자를 별도로 보고 개별접근이 이뤄졌다. 임상현장에서는 고혈압이 진단되면 항고혈압제를 처방했다. 지질이상이 발견되면 스타틴, 인슐린 저항성에 의한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는 혈당강하제가 개별적으로 처방됐다.

거기까지였다. 고혈압은 혈압이 높은 병리상태일 뿐이었다. 이 위험인자가 지질이나 혈당의 이상과 깊은 유대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을 상상하기 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즉, 고혈압 환자에서 지질이나 혈당을 측정해 위험인자 또는 여타 질환의 동반현상을 관찰하고, 이에 대한 추가적인 치료가 동시에 적용되는 새로운 패러다임은 아직 요원했다.

이러한 상태에서 의학계는 이들 심혈관 위험인자의 조절은 물론, 궁극적인 심혈관질환의 예방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을 목격했다. 각각의 위험인자에 대한 치료제가 개발돼 있고, 이를 임상에 적용하고 있지만 심혈관질환이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었다.

현대의학의 진보
현대의학은 근거중심의학을 도입한 이후 여러 기초 및 임상연구를 통해, 해결되지 않고 있는 심혈관질환 문제들과 관련한 몇 가지 새로운 병태생리학적 지식을 습득하게 됐다. 첫번째가 심혈관 위험인자들이 2개 또는 그 이상 동시다발되는 환자가 늘고 있다는 것이었다. 공교롭게도 이 시기에 비만과 이로 인한 인슐린 저항성과 제2형 당뇨병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었다. 심혈관 위험인자로 고혈압·지질이상·고혈당에 이어 비만이 포함되는 시기였다.

둘째로 20세기 후반 들어 현대의학은, 역학연구를 통해, 이렇게 위험인자들이 동반될 때 심혈관질환 위험이 배가된다는 것을 관찰하기에 이른다.

대사증후군의 개념이 등장하는 시점이다. 1980년대 미국 스탠포드의대의 Gerald Reaven 교수는 고혈압·고지혈증·고혈당·비만 등이 한 환자에게 집중적으로 동반될 경우 심혈관질환 발생 확률이 크게 증가하고, 이는 인슐린 저항성과 깊은 연관이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그는 이 같은 현상을 하나의 증후군으로 보고 X증후군(syndrome X)이라 명명했다.

의학계는 이후 이들 심혈관 위험인자가 서로 영향을 미쳐 죽상동맥경화증의 발생 및 악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이것이 심혈관질환 위험증가의 궁극적인 원인이라는 사실까지 입증하기에 이르렀다. 21세기 들어 심혈관 위험인자의 동시발현 현상의 실체를 놓고 열띤 논쟁을 거친 학계는 심혈관질환 위험인자의 집합체로 대사증후군을 정의하고, 개별 위험인자에서 다중 위험인자의 관점으로 치료의 패러다임을 옮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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