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보험급여실 연두 업무보고서 중점 추진사업으로 강조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오는 5월 치러질 2016 수가협상을 올초부터 중점 추진 업무로 꼽고 철저한 준비에 나서는 모양새다.

최근 건보공단 성상철 이사장과 각 부서 실장이 연두 업무보고를 마쳤다. 이중 보험급여실은 합리적 수가계약을 추진하기 위해 협상 당사자와의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기존에 공단 내부 연구원이나 보건사회연구원 위주로 진행됐던 환산지수 연구용역 방식에서 벗어나, 외부 전문기관이 시행하는 연구용역을 5월 전까지 마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연구를 통해 지수, SGR 모형에 의한 유형별 환산지수를 산출하는 것은 물론, 그간의 요양급여비용 계약제를 평가하고 계약방식을 다양화하는 등 개선방안도 내놓겠다고 언급했다.
 

 

또한 협상력 강화와 근거 있는 인상률 제시를 위해 '병원 경영실적'을 파악하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앞서 지난해 8월 공단은 병의원의 원가를 분석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고, 이를 토대로 병원들의 경영상태를 정확히 파악해 적정한 수가 인상률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즉 2016 수가계약에서 처음으로 이를 도입하겠다는 것. 또 기존에 5월쯤 추계가 완료됐던 회계자료를 오는 3월까지 100병상 이상 병원 회계자료 분석을 완료해 보다 정확한 회계자료를 조기에 확보하고, 병원들의 경영실적을 분석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공단 일산병원의 표준원가시스템에 의한 병원 원가보존율을 파악, 이 역시 협상 테이블에서 참고자료로 활용하겠다는 입장이다.

공단에서는 "경영의 어려움이 원가 때문인지 아니면 무리한 경쟁, 비효율, 과잉 투자 때문인지 알 수 없다"면서 "공급자측에서 제시하는 '높은' 수가 인상률을 반대는 해왔지만, 반대할만한 뚜렷한 근거가 없었다"고 말했다. 적정원가가 제대로 규명되지 않아 '수가 인상률'에 대한 공급자-보험자 간 다툼이 생긴다는 해석이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단순히 어렵다고만 해서 수가를 올려줄 수 없다"며 "병원의 회계를 면밀히 분석하고 이에 대한 원가를 공개해야만 적정 수가 인상률을 올릴 수 있다"고 했다.

또한 "원가만 정확하게 파악된다면 SGR모형은 이론적으로 매우 완벽해질 수 있다"며 "굳이 협상이라는 어려운 의사결정 과정을 거치지 않고, 한 해 동안의 '정확한 원가'를 바탕으로 더-덜 오를지만 예측해 수가인상률을 책정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개별 요양기관에서 그간의 정리되지 않은 회계자료를 넣으면, 알아서 원가를 분석해주는 시스템"이라고 소개하며 "회계자료의 투명화를 통해 수가협상이 원활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입자-공급자 워크숍 마련, 공급자 간담회 개최...'소통창구' 늘린다

특히 공단 보험급여실은 가입자 및 공급자와의 소통 활성화에 무엇보다도 주력할 예정이다.

공급자-가입자는 끊이지 않고 '갈등' 관계에 있는데, '수가협상'이라는 재정 샅바싸움이 시작되면 더욱 거세게 헐뜯고 비난하게 된다. 수가협상에서 공급자-보험자 간의 협상, 보험자-가입자 간의 논의의 자리는 있지만, 공급자-가입자 간의 소통은 전무한 상태기도 해서 이들의 갈등은 더욱 극에 달한다.

때문에 공단이 중재자로서 애를 먹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평소 서로 무관심으로 일관하기 때문에 어떤 어려움이 있으며, 한계점, 개선점 등이 무엇인지 아예 파악도 하지 않고 있다고 공단은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보험자이자 중재자로서, 양 단체의 이해와 소통, 화합을 위한 자리를 마련 중이어서 주목된다. 보험급여실 박국상 실장은 "수가협상 중 공급자-가입자 간의 중재자 역할이 가장 어려웠다"며 "공급자들은 가입자들의 보험료에 대한 부담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무작정 수가 인상만을 외치고 있고, 가입자도 마찬가지로 병원경영의 어려움을 도외시한 채 수가 인하를 하라고 주장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의견수렴과 대화를 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돼야 한다는 생각에 지난해 내내 양 기관을 위한 자리를 만드는 생각을 해왔고 이번 수가계약부터 도입하는 것"이라고 했다.

먼저 공단은 가입자와 공급자를 동시에 초청해 간담회 개최하고, 분기별로 1회 이상 공단-공급자 워크숍, 실무자 협의체 등을 열어 협상 당사자간의 이해를 증진하고 공감대를 형성할 계획이다.

공급자 등 수가협상 관계자들은 '갸우뚱'

이러한 공단의 로드맵과 해결책 등이 불평등한 수가협상체계로 단단히 화가 나 있는 공급자측이 조금이나 수가협상 결과를 더 수용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현재는 공급자 측에서 '협상'을 '일방통보'라고 평가 절하하고 있으며, 수가가 바닥을 치고 병의원 경영이 실의에 빠지면서 불신의 골은 더욱 싶어진 상태.

게다가 의료계에서는 정보공개청구 등을 통해 심평원, 공단 등에 필요한 자료를 신청하고 있으나 제대로 자료가 오지 않는 점도 불만으로 삼고 있다.

의료계 관계자는 "일단 가입자와 논의의 장을 만들어주는 점이나 공단의 공급자 워크숍 진행 등 소통의 창구가 넓어지는 것은 환영한다"면서도, "하지만 공단에서 개발한 원가 분석 시스템과 상대가치개발 연구용역에 대해서 신뢰가 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말 병의원에서 오가는 돈이 빠짐 없이 하나의 시스템에서 분석이 가능한지도 의문이고, 각각 다른 경험을 가진, 다른진료과 의사들의 행위에 대한 각각 철저한 원가 분석이 가능한지도 궁금하다"고 꼬집었다.

하나의 시스템이 특징도, 구조도, 행위도 다른 병원과, 그 안의 의사들의 행위를 각각 계산해낸다는 것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현재 상대가치개발 연구용역에서 과정마다 공급를 참여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제대로 된 참여도 없고 의견반영도 없음을 지적하면서 "외부 연구자가 참여한다고 객관적인 결과물을 장담할 수 없다. '연구용역'일 뿐 결국 연구의 주도자는 '공단'이 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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