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박홍주 교수팀, 이석치환술별 치료효과 비교연구

▲ 서울아산병원 박홍주 교수

이석증의 대표적인 치료법인 이석치환술을 시행할 때 바르게 누워서 고개만 돌리는 '에플리(Epley)' 방식이 상반신 전체를 움직이는 '시몽(Sememt)'보다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석증은 귀 안의 퇴행성 조직파편인 이석이 떨어져 나와 귓속 평형기관을 자극함으로써 유발되는 질환으로 머리를 움직일 때마다 1분 이내의 심한 어지럼증이 반복되는 게 특징이다.

이러한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에게는 자세변화를 통해 이석의 위치를 자극이 덜한 부위로 옮기는 이석치환술을 시행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여러 기법 중 어느 치료법이 더 효과적인지에 대해서는 근거가 마련돼 있지 않아 시술자의 선호도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 현실.

최근 울산의대 박홍주 교수팀(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이 이석치환술별 치료효과를 비교한 국내 연구논문을 청각학과 신경이과학(Audiology&Neurotology) 온라인판에 발표하면서 이석치환술의 치료법 선택에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연구팀은 국내 10개 병원과의 공동연구에서 이석치환술별 치료효과를 비교한 결과, 반듯하게 누운 상태에서 고개만 뒤로 젖힌 채 이석의 이동을 위해 각도에 맞춰 고개를 돌리는 '에플리' 방식이 바르게 앉아서 병변이 없는 쪽으로 고개를 돌린 뒤 상반신만 옆으로 누웠다가 상반신 전체를 빠르게 반대편으로 움직이는 방식인 '시몽'보다 어지럼증 치료에 효과적이었다고 밝혔다.

▲ 우측에서 이석증이 발생했을 경우의 ‘에플리’ 이석치환술 시행 장면. 단계별로 어지럼증이 없어질 때까지 자세를 유지하거나 약 30초간 유지한다.

서울아산병원을 비롯한 부천순천향병원, 명지병원, 강북삼성병원, 건국대병원, 경희대병원, 한림대병원, 강원대병원, 부천성모병원, 조선대병원, 강릉아산병원 등 국내 11개 기관이 공동으로 참여한 이번 연구에서는 99명의 환자를 대조군을 포함한 세 팀으로 나누고 각각에게 에플리(36명) 또는 시몽(32명)을 시행한 뒤 시행 차수 및 기간 경과에 따른 치료결과를 비교했다.

1회차 시행 직후 에플리를 적용 받았던 환자의 64%에서 어지럼증이 호전된 반면, 시몽은 34%로 나타났고 2회차 때는 각각 83%와 56%의 환자에서 효과가 있었다. 하루가 지난 후의 어지럼증 치료 효과를 비교해보면 에플리는 92%, 시몽은 56%가 호전됐고 일주일이 지난 후에는 에플리 94%, 시몽 69%로 나타나, 시행 직후뿐 아니라 하루, 일주일 경과도 에플리가 훨씬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 우측에서 이석증이 발생했을 경우의 ‘시몽’ 이석치환술 시행 장면. 각 단계에서의 자세 유지는 어지럼증이 없어질 때까지 유지하거나 약 2분간 유지한다.

박 교수는 "이석증 환자에서 가장 효과적인 치료방법을 제시하기 위해 이번 연구를 기획하게 됐다"며, "한 번의 에플리 이석치환술 시행으로 64%의 환자에게서 즉각적인 증상호전이 나타나고, 1주일 후에는 94%의 환자가 증상호전을 얻을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가만히 있을 땐 증상이 없더라도 자세를 움직일 때마다 수 초에서 1분 내외의 심한 어지럼증이 반복적으로 느껴지면 이석증을 의심하고, 이비인후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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