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폐경연령 50세 전후 만성질환·암 위험도 급상승

 

최소한 건강관리라는 측면에서 ‘여성이 위험하다’라는 명제는 적합하다 보여진다. 북미폐경학회(NAMS)가 올해 발표한 ‘중년 여성 임상관리 권고사항’에서 언급하고 있는 임상적 이슈의 목록은 이를 뒷받침해준다.

권고사항에서는 중년 여성에서 생식력 감소, 자궁내 출혈, 혈관운동증상, 비뇨생식기 증후군, 요실금, 성기능, 수면장애, 두통, 인지기능, 정신건강학적 증상 등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게다가 심혈관질환, 당뇨병, 골다공증, 류마티스관절염, 갑상선질환, 천식 등 만성질환은 물론 유방암, 자궁내막암, 자궁경부암 등 여성에서 호발하거나 여성에서만 발생하는 질환들도 다수 제시되고 있다.

폐경, 여성 질환 위험도 기폭제 역할
이렇듯 여성을 여러 질환의 고위험군으로 만드는 데에는 폐경의 역할이 크다. 폐경으로 이행되면서 체내의 에스트로겐 생산량 감소를 비롯해 다양한 변화가 발생하고, 폐경으로 인한 신체 변화가 폐경 특이 증상의 발현과 만성질환, 암 등의 위험도를 높인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미 국내외 학계의 중론이 모여 있다. 특히 심혈관질환, 당뇨병, 골다공증 등 만성질환에서는 폐경으로 인해 질환발생 위험도가 높아진다는 근거들이 제시되고 있다.

NAMS 중년 여성 임상관리 권고사항에서는 심혈관질환을 제1위의 사인으로 꼽으며 연령,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당뇨병, 심혈관질환 가족력, 흡연, 생활습관, 임신성 당뇨병, 임신 경험 등이 연관돼 있다고 설명했다. 또 폐경 후 수년 간의 호르몬변화가 LDL-C 증가로 이어진다는 점도 언급했다.

미국심장협회(AHA)는 2011년 여성 심혈관질환 예방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기도 했다. AHA 가이드라인에서는 기존 플래밍험 위험도 평가모델 등이 실질적인 여성의 심혈관질환 위험도를 저평가 한다는 점을 지적하며 고위험군에 대한 기준을 하향조정 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당뇨병 역시 폐경 후 호르몬 변화로 인해 악화되는 질환으로 꼽혔다. NAMS는 “실제 근거에서는 호르몬 변화와 혈당 악화 간 연관성이 일관되지 않게 나타나고 있지만, 중년 여성에서 당뇨병 전단계와 당뇨병의 유병률이 높게 나타나고 있고 지속적으로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골다공증도 폐경 후 호발하는 질환으로 제시됐다. NAMS 가이드라인에서는 골다공증이 골절로 이어진다는 점을 강조하며 골절이 발생하기 전 진단과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전화위복…폐경 전후 초기가 관리 적기
폐경이 관련 증상 및 질환 위험도를 높인다는 근거들이 축적돼 가는 상황에서 대상 환자들이 점진적으로 증가한다는 전망도 관리의 필요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NAMS는 가이드라인에서 평균 폐경 연령을 52세로 제시했고, 실제 폐경 연령은 40~58세로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적시했다. 국내 통계청 2010년 자료에서도 평균 폐경 연령은 49.7세로 나타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기대수명의 연장은 폐경 후 기대수명의 연장으로 이어진다. 즉 폐경 관련 증상과 다양한 질환에 대한 위험도가 높은 여성들의 인구비율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게다가 40대 이전에 폐경이 발생하거나 수술로 인해 조기폐경이 온 여성에서는 관련 위험도가 더 높게 나타나고 있고 유전자 변이, 흡연, 식습관, 체질량지수 등으로 인해 조기폐경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폐경 전후 여성 환자에 대한 적극적인 관리가 강조되고 있다. 이에 NAMS는 폐경 환자에 대한 관리전략으로 우선 조기관리를 꼽았다. NAMS는 “폐경을 위기이자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하며 “폐경은 여성환자와 의료진들이 건강과 관련된 이슈에 대해 함께 논의하며 증상을 평가하고 개선시킬 수 있는 기회”라고 표현했다.

한 발 더 나아가 중년 여성 시기부터 폐경에 관련된 신체적 변화, 폐경 관련 증상의 평가 및 치료, 선별검사, 질환 위험도 감소전략, 정신건강학적 이슈에 대해서 함께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밝혔다.

이는 치료전략에도 적용되는 부분이다. 고대안암병원 산부인과 김 탁 교수는 “폐경 관련 증상들이 여성의 삶의 질에 유의한 영향을 준다는 점만 고려해도 폐경 후 초기부터 폐경호르몬요법(HRT)을 시행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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