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력·멀티태스킹 능력 저하…폐경 후 정상으로 회복

 

여성에서의 알츠하이머병 위험도
미국알츠하이머병학회는 보고서를 통해 여성의 치매 유병률이 높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국 내 치매 유병률 평가에서 여성환자가 전체 치매 유병률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플레밍험연구에서도 65세 이상 여성들의 알츠하이머병 위험도가 남성 대비 높았다. 45~65세를 대상으로 한 플레밍험연구 분석에서는 심혈관 사망 위험도를 보정해 알츠하이머병 위험도 자체를 분석한 결과, 여성의 알츠하이머병 위험도가 더 높다는 점을 확인시켜줬다.

보고서에서는 “이 연령대 남성의 심혈관질환 위험도가 여성보다 높았고, 심혈관질환이 알츠하이머병 위험도를 높인다는 점을 고려하면 여성에서 치매 위험도가 더 높다”고 정리했다.
플래밍험연구 분석팀은 알츠하이머병 고위험군 중 20~50%가 심혈관질환 위험도로 인해 알츠하이머병 위험도가 높아진 것으로 추산했다.

여성에서 치매 위험도 높은 이유는?
여러 근거에서 여성의 치매 위험도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높은 유병률을 명확하게 설명해줄 수 있는 근거는 아직 없는 상황이다. 그렇지만 이에 대한 연관성을 설명해주는 몇 가지 가설들은 제시된 상황이다. 보고서에서는 남녀의 생물학적 차이에 대한 가설들을 제시했다.

우선 남녀의 뇌구조가 다르다는 점에 대해서는 많은 근거들이 축적된 가운데 뇌구조의 차이가 인지기능감소 정도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남녀 간 호르몬 차이, 유전자 변이, 뇌 변화가 나타나는 병변의 차이 등도 인지기능감소에 영향을 주는 요소로 꼽혔다.

폐경, 치매 위험도 높인다
북미폐경학회(NAMS) 2014 중년여성 관리 가이드라인에서는 폐경이행기 및 폐경초기 여성에서 집중력, 기억력 저하, 멀티태스킹 능력 저하가 흔하게 발생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기억력 및 작업속도는 폐경이행기에 감소되지만 폐경을 지나면서 정상 수치로 회복되는 경향을 보인다.

가이드라인에서는 인지기능증상들은 수면장애, 우울증, 안면홍조증, 피로감, 약물복용, 육체적 증상뿐만 아니라 여러 스트레스 요인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추가적으로 호르몬요법은 기억력, 주의력, 높은 인지 수준이 필요한 기술에 영향을 주진 않지만, 자연폐경 연령 전에 자궁절제술을 받은 이들에서는 자연폐경 연령까지 호르몬치료가 치매 위험도 증가를 상쇄시켜줄 수 있다고 부연했다. 또 65세 이후의 합성 호르몬요법은 오히려 치매 위험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주의를 당부했다.

이에 NAMS는 “의료진은 인지기능 관련 증상을 보이는 중년 여성들에게 폐경이행기에 관련 증상들이 발생하기 쉽고, 폐경 후에 개선된다는 점을 설명해야 하고, 약물복용, 수면장애, 우울증, 안면홍조증, 피로감, 육체적 증상, 스트레스 요인 등을 평가해야 한다(class Ⅱ)”고 권고했다. 추가적으로 기능장애, 치매가족력 등을 60세 이전에 평가해야 한다는 점도 언급했다(class Ⅱ).

이와 함께 호르몬요법은 48세 이전에 자궁절제술을 받은 여성에서는 자연폐경 연령까지 에스트로겐 투여를 고려하되(class Ⅱ) 폐경이행기 및 폐경여성의 인지기능 개선을 위해서는 투여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class Ⅲ).

폐경-인지기능, 연관성 관련 근거 축적 중
폐경 및 조기폐경이 여성의 인지기능 예후에 악영향을 준다는 근거들도 축적되고 있다. 지난해 Journal of Clincical Endocrinology & Metabolism 2013년 7월 8일자 온라인판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폐경이 인지기능감소 정도를 악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 14년간 종단으로 진행된 여성 대상 코호트 연구에 참여한 403명을 대상으로 폐경 전후의 내분비, 행동, 인지기능 평가를 시행했다. 부슈케선별기억검사(BSRT), 숫자부호치환검사(DSST), 부호복사검사(SCT) 등으로 평가했을 때 폐경 전 여성 대비 폐경 후 여성들의 반응 속도와 반응 정도가 모두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높은 디하이드로에피안드로스테론 설페이트(DHEAS)와 낮은 여포(follicle) 수치가 인지기능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에스트라디올과 인히빈 B 수치가 높을 경우에는 DSST, SCT 결과가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단 연령, 인종, 교육수준, 체질량지수 등을 보정했을 때는 DHEAS와 DSST만 유의한 연관성을 보였다.
연구 주요저자인 펜실베니아대학 C. Neill Epperson 교수는 “이번 연구가 많은 여성들이 폐경기간 동안 기억력 감소를 호소하는 배경을 설명해주고 있다”면서도 “이번 연구에서 평가한 언어적 기억력 외 다른 언어적 영역에도 적용되는지 여부와 폐경 초기에 이런 증상들이 안정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프랑스 몽펠리에대학 Joanne Ryan 교수팀은 조기폐경과 인지기능감소 간 연관성을 제시했다. International Journal of Obstetrics and Gynaecology 2014;121:1729에 게재된 연구에서는 40세 미만의 폐경이 장기간 인지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지 여부와 다양한 타입의 폐경과 호르몬요법의 사용 간 연관성을 평가했다.

인구기반 코호트인 French Three-City 연구에 참여한 65세 이상 여성 4868명을 대상으로 다변량 보정 회귀분석 모델을 통해 폐경연령, 폐경 종류(수술 또는 자연폐경), 폐경호르몬요법 사용, 인지기능 간 연관성을 평가했다.

연구결과 수술 또는 비수술적 원인으로 인한 40세 이하의 폐경은 언어구사 유창성을 56%, 시각적 기억력을 39% 악화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조기폐경 발생 후 호르몬요법을 시행한 경우에는 시각적 기억력은 개선됐지만 언어구사 능력은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조기폐경은 7년 동안 정신운동 속도과 전체적 인지기능 감소 위험도를 30% 높였다. 단 폐경의 종류의 인지기능 감소 간에는 유의한 연관성이 없었다.

이에 연구팀은 “수술적 조기폐경 및 조기 난소부전은 모두 장기간 인지기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고, 폐경호르몬요법으로도 이를 완전하게 상쇄시킬 수 없었다”고 정리하면서 “젊은 여성에서 자궁절제술을 시행할 때 장기적인 인지기능에 대한 영향을 고려해 위험 대비 혜택을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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