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목동병원 비뇨기과 윤하나 교수

 

- 요실금, 임상 현장에서 어떻게 인식해야 하나?
우선 요실금은 고령화로 인해 발생하는 만성질환이다. 즉 대부분 고령 여성에서 발생하지만, 젊은 여성에서도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이에 폐경 여부가 요실금의 발생 여부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폐경이 요실금의 주요한 악화요인이라는 점은 명심해야 한다. 폐경으로 인해 에스트로겐이 감소하게 되고 이런 호르몬의 감소가 요실금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에스트로겐 감소가 방광과 요도의 불안정을 야기하고, 피부조직의 탄력상실, 근육의 박화 및 악화, 건조 등의 변화로 이어진다.

폐경 후에는 폐경 전 요실금 증상이 있었을 경우 더 악화된다. 이와 함께 소변을 자주 보거나 잘 못 참는 증상을 보이는 과민성 방광도 고령 환자에서 더 높은 비율로 나타나고 증상이 악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 요실금의 낮은 진단율과 인지도가 지속적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진단율 자체의 문제보다는 요실금과 함께 과민성 방광 증상이 있는 환자들이 병원을 찾지 않는다는 부분이 크다고 생각한다.

요실금의 경우 발생률이 성인 여성에서 40~45%로 집계되고 있지만, 오히려 너무 많기 때문에 환자들이 노화로 인해 발생하는 당연한 증상으로 받아들이는 부분이 크다. 여기에 증상에 대한 부끄러움도 병원 문턱을 높이고 있다고 본다. 반면 최근에는 치료약물들도 다양하게 제시돼 있고 치료과정도 간단해져 치료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이들이 많아져 병원을 찾는 환자수가 과거에 비해 많이 늘어났다.

임상현장에서 20여년간의 경험에 비추어볼 때 1990년대 후반 또는 2000년대 초반까지는 치료약물도 많지 않은 상황이었고 환자들도 적었다. 하지만 현재는 요실금, 과민성 방광 환자가 많이 증가했고, 환자들의 연령대도 과거 50~60대에서 70~80대까지 확장됐다. 적용할 수 있는 치료전략이 등장하고, 이에 대한 환자들의 인지도가 환자들의 병원 방문율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본다.

- 방광질환, 환자들에게 얼마나 부담을 주는가?
복압성 요실금은 기침만 해도 소변이 새어 나오는 질환으로, 활동을 조심하면 질환으로 인한 영향은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운동, 여행, 등산 등의 활동은 힘들 수 있다. 소변 빈도가 높아지고 급해지는 과민성 방광은 환자에게 더 큰 부담을 줄 수 있다. 이 환자들은 화장실이 멀어지기만 해도 불안해 하기 때문에 생활반경이 좁아지고 사회생활에도 영향을 주게 된다. 또 야간에도 소변으로 인해 숙면을 못해 일상생활에도 영향을 준다.

최근에는 방광염이 반복되면서 방광에 이상이 생기는 간질성 방광염(사이질성 방광염) 환자들도 늘고 있다. 이는 방광이 점진적으로 망가지는 질환으로, 초반 염증 유사 증상이 반복되고 방광 내부의 조직과 혈관에 악영향을 줘 궁극적으로는 방광을 경화시킨다. 방광이 경화되면 비축할 수 있는 소변량이 제한되고, 제한량 이상으로 소변이 비축될 경우 지속적으로 통증이 발생하게 된다.

간질성 방광염 등의 방광질환들은 이전 고령 환자들의 심리적·신경적인 문제로 치부했지만, 이제는 질환으로 안착됐다. 실제 비뇨기과를 방문하는 환자성비에서도 여성의 비율이 점차 늘고 있다.

- 이들 질환에 대한 치료전략은 어떻게 되나?
복압성 요실금은 수술로 치료하고, 과민성 방광이나 간질성 방광염은 약물로 치료한다. 특히 과민성 방광 치료약물은 최근 다양하게 제시돼 있다. 약물 치료전략에서 중요한 부분은 증상이 개선될 때까지 가능한 오랜기간 투여하는 것이다. 이에 증상을 안정적으로 오래 관리할 수 있는 약물을 선택해야 한다.

과민성 방광에 대한 대표적인 약물들은 항콜린제 계열로 방광을 안정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항콜린제 계열 약물들은 전반적으로 12주 치료에서 절박감 감소효과와 1년 이상 장기관찰에서 구갈, 변비, 소화불량 등 안전성 정도가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에 환자 상태를 고려해 1일 1회 또는 2회 투여 등  적합한 요법을 고르거나 환자 상태에 따라 용량을 조절할 수 있는 약물을 선택하는 방향의 전략을 적용할 수 있다.

간질성 방광염에 대해서는 특정한 치료전략이 우선적으로 권고되지는 않고 있다. 이른 시기부터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고, 환자의 상태를 고려해 수술부터 약물치료까지 적합한 전략을 선택한다.

한편 과민성 방광과 절박성 요실금이 동반되는 환자들은 보통 과민성 방광 치료로 요실금 증상이 사라진다. 하지만 약물의 부작용, 높은 안압 등으로 약물을 복용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방광에 직접 치료하는 전략을 시행할 수 있다. 현재 이에 대한 전략으로는 보톨리눔톡신을 방광 안에 투여하는 주사요법과 방광 조절 신경에 전기자극을 지속적으로 보내는 천수신경조절 시술이 제시돼 있다.

- 현재 약물치료의 특징을 꼽는다면?
국내 과민성 방광 치료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약물은 이미다페나신, 페소테로딘, 솔리페나신, 프로프베린을 꼽을 수 있다. 그 중 이미다페나신은 저용량부터 고용량까지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표준용량으로 투여를 시작해 증상이 안정되면 유지, 증상 개선효과가 약할 경우는 증량하는 전략을 취할 수 있다. 게다가 솔리페나신과 비교한 52주 임상시험에서 유의한 부작용 감소효과도 보인 바 있다. 이런 특징은 노인환자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노인환자들은 대부분 다른 약물을 함께 복용하기 때문에 타질환 관련 약물과의 상호작용 측면에서 저용량 투여가 안전할 수 있다.

페소테로딘은 배뇨 절박감에 초점을 맞춰서 개발된 톨터로딘의 부작용을 보완한 약물로 효과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안전성에서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솔리페나신과 프로피베린도 임상에서 충분한 효과와 안전성을 보인다.

한편 항콜린제가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다른 기전의 약물인 베타3-아드레날린 수용체 작용제는 불필요한 배뇨횟수를 줄이는 전략이다. 또 항콜린제 대비 부작용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도 효과는 높이고 부작용은 줄인 약물들이 개발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1차 의료기관에서 주의할 사항을 정리한다면?
치료약물은 1~3차까지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1차 의료기관에서도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 이에 최소 1개월 1회 또는 4~6주 1회 증상평가를 시행하며 장기적인 측면에서 치료전략를 적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 조기치료의 혜택도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 이환기간이 길어질수록 치료전략의 효과가 반감되고 치료과정도 복잡해지기 때문이다.

복압성 요실금의 경우 간단한 수술로 효과를 볼 수 있는 증상도 이환시기가 장기화되면 방광 기능 등이 악화돼 수술과정이 복잡해질 수 있다. 과민성 방광 역시 이환기간이 길어질 경우 약물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에 환자들에게 요실금, 과민성 방광이 치료 가능하다는 점을 알리되 조기에 치료할 경우 다른 만성질환들처럼 간단하게 치료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 단 이들 질환도 만성질환인 만큼 장기간 치료가 필요하다는 점을 주지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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