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내분비질환 - 당뇨병

 

 

여성에서 위험도가 높은 질환의 목록에는 당뇨병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북미폐경학회(NAMS)는 올해 발표한 중년여성 관리 가이드라인에서 당뇨병 전단계와 당뇨병의 여성 유병률이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체중증가와 고령화로 인해 혈당대사도 악화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북미폐경학회(NAMS)는 올해 발표한 중년여성 임상관리 권고사항을 통해 여성에서 당뇨병 관리전략을 제시했다. NAMS는 “심혈관 사망이 여성 1위의 사인으로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 위험도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며 이에 대한 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NAMS의 권고사항에서 제시하고 있는 치료전략은 전반적인 당뇨병 관리전략과 차이는 없다. 당뇨병 여성환자의 혈당은 당화혈색소(A1C) 7% 미만으로 조절하도록 권고했고, 식습관개선이나 운동 등 생활습관개선의 우선 적용과 함께 메트포르민을 1차 약물치료 전략으로 꼽았다(Level Ⅰ). 심혈관 합병증 예방을 위해 혈압도 140/90mmHg 미만으로 조절할 것을 권고했다(Level Ⅰ).

여기에 더해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45세 여성들에게 A1C, 공복혈장혈당, 경구당부하검사 등을 활용한 당뇨병 선별검사를 주문했고, 과체중·비만 여성에서는 필수적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Level Ⅰ).
여기에 더해 40~75세 당뇨병 여성 환자에게 LDL-C 수치에 상관없이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 위험도 감소를 위해 스타틴을 권고했다(Level Ⅰ).

폐경, 당뇨병 위험도 높인다
당뇨병 여성 환자의 관리전략은 전반적인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권고사항들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지만, 전문가들은 폐경이 여성 환자들의 관리전략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들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미국당뇨병학회(ADA)는 폐경으로 인한 호르몬 변화가 당뇨병 관리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ADA는 “폐경이 되면 체내 호르몬 수치와 균형 정도가 변하게 되고, 이로 인해 혈당관리가 힘들어 진다”고 설명했다. “당뇨병 여성 환자에서는 조기폐경 위험도가 증가해 심혈관질환 위험도가 함께 높아진다”는 점도 강조했다(http://diabetes.org, 2014년 6월 업데이트).

조기폐경 당뇨병 위험도는 논란  중
지난해 발표된 TOPICS 17 연구와 EPIC-InterAct 연구 분석결과는 폐경에 대한 ADA의 의견을 뒷받침하고 있다.

“폐경·조기폐경, 당뇨병 위험도 높인다”
TOPICS 17 연구(Diabetes Care 2013;36:4007-4014)에서는 일본 여성에서 조기폐경이 제2형 당뇨병 및 당뇨병 전단계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했다.

연구에서 남성은 2만 9189명, 폐경 전 여성은 6308명, 폐경 여성은 4570명이었다. 폐경 전 여성과 비교했을 때 자연 폐경 여성에서는 당뇨병 발생 위험도가 40%, 수술 또는 다른 원인으로 폐경된 여성에서는 위험도가 59% 높아졌다. 연령을 보정했을 때 남성에서는 4배 이상 높았다.

이와 함께 당뇨병 전단계 위험도는 당뇨병이 없는 폐경 전 여성보다 폐경 여성에서 33% 높았고, 남성에서는 93%까지 위험도가 높아졌다. 특히 50세 미만 여성에서는 폐경 여성의 당뇨병·당뇨병 전단계 위험도가 50% 높았다. 이에 연구팀은 “폐경 자체는 물론이고 조기 폐경과 고령이 당뇨병 위험도를 높이는 요소로 나타났다”고 정리했다.

2012년에 발표된 EPIC-InterAct 연구(Diabetes Care 2012년 12월 10일 온라인판)에서도 이와 비슷한 결과가 제시됐다. 전향적 사례 코호트 연구인 InterAct 연구에서 3691명의 폐경 제2형 당뇨병 환자들과 4408명 대조군을 11년간 추적관찰해 비교·분석했다. 위험도 분석에서 연령, 당뇨병 관련 위험요소, BMI, 허리둘레, 흡연 등은 보정했다.

연구 참여자들의 평균 연령은 59.2세였고, 다변량 보정 후 폐경 연령대 별로 구분해 제2형 당뇨병 위험도를 비교했다. 폐경연령 50~54세인 환자군과 비교했을 때 40세 미만군에서는 제2형 당뇨병 위험도가 32% 증가했고, 40~44세에서는 9% 증가했다. 반면 45~49세에서는 3% 감소했고, 55세 이상에서는 15% 감소했다. 전반적으로 폐경연령이 젊을수록 당뇨병 위험도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여기에 더해 올해 Menopause에 발표된 호주 퀸스대학팀의 연구(Menopause 2014;21:855)에서는 초기에 폐경으로 인한 중증 혈관운동증상이 나타날 경우 당뇨병 위험도를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종단연구(Australian Longitudinal Study)에서 45~50세의 여성 4895명을 대상으로 3년 주기로 총 15년간 추적관찰한 결과로, 15년째 전체 대상자 중 당뇨병 발생률은 9%였다. 경증 혈관운동증상이 나타난 이들에 비해 중증으로 나타난 이들의 당뇨병 발생 위험도는 28% 높았고, 초기에 중증 증상이 나타났을 경우는 위험도가 67%까지 증가했다. 중등증 혈관운동증상은 당뇨병 발생 위험도와 연관성을 보이지 않았다.

“폐경시기에 따른 당뇨병 위험도 연관성 없어”
하지만 지난해 발표된 DCCT/EDIC 추가분석 연구에서는 TOPICS 17 및 EPIC-InterAct 연구와 반대의 결과가 제시된 바 있다.

제1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공격적인 치료전략과 기존 치료전략을 비교한 DCCT 연구와 이후 지속적으로 관찰한 EDIC 연구 2차분석 결과로, 이번 연구에서는 여성 657명을 대상으로 했다. 평균 28년 추적관찰한 시점에서 240명의 여성들이 자연 폐경이었고, 115명이 수술로 인해 폐경을 경험했다. 당화혈색소(A1C)와 미세혈관합병증의 발생률을 분석한 결과 자연폐경군과 수술폐경군에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치료전략에 상관없이 폐경 위험도와 A1C 간 연관성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고, 인슐린 용량을 높였을 때 폐경 위험도는 낮아졌다”고 정리했다.

NAMS도 중년여성 권고사항에서 폐경으로 인한 호르몬 변화가 혈당대사를 악화시킨다는 근거들이 일치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임신성 당뇨병, 지속적인 평가 필요
여성에서 당뇨병 위험도를 높이는 또 다른 요인으로는 임신성 당뇨병이 꼽힌다. 임신한 여성은 체내 호르몬 변화로 인해 혈당 수치가 높아져 당뇨병 위험도가 높아진다. 임신성 당뇨병은 출산 후 대부분 정상으로 회복되지만, ADA는 “임신성 당뇨병 병력 환자가 10~20년 내 당뇨병으로 발전할 위험도는 최고 60%까지 높게 나타나고 있다”며 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ADA는 올해 초 발표한 가이드라인에서 임신성 당뇨병 환자의 평가전략을 업데이트 한 바 있다. 개정된 권고사항은 선별검사를 조금 더 쉽고 널리 적용하면서 위양성 가능성을 줄이는 방향을 취하고 있다.
기존 가이드라인에서는 당뇨병 병력이 없는 여성에서 임신 24~28주째 2시간 75g의 경구당부하검사(OGTT)를 시행해 공복혈장혈당 92mg/dL 이상, 1시간째 180mg/dL, 2시간째 153mg/dL 이상일 때 임신성당뇨병으로 진단하도록 했다. 하지만 개정된 진료지침에서는 당뇨병 병력이 없는 여성을 대상으로 임신 24~28주에 비공복으로 1시간 50g 당부하검사(GLT)에서 양성으로 판별된 환자들에게 추가적으로 3시간 100g OGTT를 시행하도록 권고했다.

이 전략에서는 1시간 50g GLT에서 140mg/dL 이상이 나올 경우 양성으로 판단하고, 두 번째 공복 3시간 OGTT에서도 140mg/dL 이상으로 나타나면 임신성 당뇨병으로 진단한다.

ADA는 “임신성 당뇨병 진단을 위해 시행해야 하는 단계는 하나 더 늘었지만, 1차 검사과정에서 공복검사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더 많은 이들에게 시행할 수 있고, 2단계 평가를 통해 잘못 평가된 환자들의 발생률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신성 당뇨병 환자의 치료타깃으로 식전 혈당 95mg/dL, 식후 1시간째 140mg/dL 또는 식후 2시간 째 120mg/dL 이하로 제시했다. 또 임신 전 제1·2형 당뇨병이었던 환자들에서는 저혈당혈증 위험도가 없는 한 식전·취침전·새벽 혈당 60~99mg/dL, 최고 식후혈당 100~129mg/dL, A1C 6% 미만을 제시했다.

한편 대한당뇨병학회에서는 임신성 당뇨병 평가 방법으로 두 가지 모두를 전문가 의견 수준으로 권고하고 있다. 임신 24~28주에 1시간 75g OGTT를 시행하는 방법과 1시간 50g GLT 결과 양성일 경우 100g OGTT를 시행하는 전략을 제시했다. ADA 권고사항과 같지만, 두 번째 전략에서 50g 당부하검사 결과 일반적인 양성기준은 140mg/dL로 제시했고, 고위험 산모의 경우 130mg/dL로 하도록 단서를 달았다.

국내에서는 최근 임신성 당뇨병 진단률이 증가하고 있다는 자료가 제시된 바 있다. 지난 10월 국내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빅데이터 분석결과를 발표, 임신성 당뇨병 진단율이 2003년 1만 9799명에서 2012년 11만 5646명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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