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년이내 다른 남성과 성관계를 가진 남성 제외

 

미국식품의약국(FDA)이 남성 동성애자와 양성애자 헌혈을 일부 허용키로 했다.

FDA는 23일(현지시각) 성명서를 통해 "수년간 발표된 연구결과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를 토대로, 동성과 성관계를 가진 남성도 헌혈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조치는 안정적인 혈액 수급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단 최근 1년이내 다른 남성과 성관계를 가진 남성은 헌혈을 제한한다고 부연했다. 혈액 검사로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원인 바이러스인 HIV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데 평균 2~4주, B형 간염을 발견하는데는 약 2개월 이상이 소요된다는 이유에서다.

미국은 HIV 전염이 급속도록 확산되기 시작했던 1980년 중반부터 동성애자 등의 헌혈을 전면 금지시켰다. 에이즈 질환에 대한 정의를 비롯한 진단, 치료전략 등이 매우 부족했을 뿐더러, 감염 테스트 결과가 나오는데도 오랜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다.

이번 FDA의 개정안은 그 동안 미국의사협회를 비롯한 적십자 등이 남성 동성애자 헌혈 금지에 충분한 의학·과학적 근거가 없다면서 폐지를 촉구해온 이들의 노력이 이제서야 결실을 맺게 된 것이다.

의료윤리 전문가인 하버드대학 법학과 I. Glenn Cohen 교수는 "차별의 중심에 있었던 성소수자들의 편견을 조금이나마 해소해 줄 것"이라면서 "동성애자가 무조건 에이즈를 일으킨다는 과거 편견을 벗어날 수 있게 됐다"고 평했다.

하지만 1년간의 제한조치를 둔 것에 대해 "FDA가 충분히 검토하지 않았을 뿐더러 다소 이성적인 못한 권고"라고 지적했다.

비방에 맞서는 게이-레즈비언 연합(the Gay and Lesbian Alliance Against Defamation, GAAD)도 "이번 성명서 발표는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순간이 될 것"이라면서 "하지만 일부 헌혈 기관에서는 동성애자 또는 양성애자라는 이유만으로 여전히 헌혈을 기피하거나, 일부 퇴짜를 놓는 경우도 있어 100% 기뻐할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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