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상철 이사장, 심평원엔 선 그었으나 노조·시민단체는 화해의 제스처 보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손명세 원장이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심평원을 '구매자'로 표현하는 가운데, 국민건강보험공단 성상철 이사장이 강력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이미 손명세 심평원장은 '심평원도 보험자'라는 주장을 펼치다가 한 차례 건보공단 김종대 전 이사장과 국감장에서 설전을 벌인 바 있어 또 다른 갈등이 예고되고 있다.
 

 

지난 18일 건보공단 성상철 이사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심평원의 '구매자' 표현에 강한 불쾌함을 드러냈다.

성 이사장은 "심평원이 구매자라는 표현을 쓰려면 심평원 이름부터 바꿔야 한다"면서 "건보공단이 보험자이고, 돈도 건보공단이 쥐고 있다. 대체 심평원이 뭘 구매한다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구매자는 의료서비스를 '구매'한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건보법상 심평원은 심사와 평가를 하는 대행기구"라며 "즉 보험자인 건보공단이 '구매자'이고, 심평원은 구매 '대행자'일 뿐"이라고 단언했다.

또한 "손명세 심평원장이 심사·평가라는 보험자의 일부 업무를 하고 있는 것을 의미하면서 구매자라고 언급한 것 같다"며 "심정은 이해하지만, 심평원은 수행기구라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심평원 업무마저도 예전에는 건보공단에서 해왔음을 밝히면서, "역할 분담과 기관의 기능에 대해 명확히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손 원장을 만나게 되면 이 부분을 정리하겠다"며 "대화로 풀면 보험자는 구매자이고 심평원은 심사평가 대행기구인 점을 정확히 알 것이다"라고 말했다.

심평원과의 관계와 업무에 대해서는 분명히 선을 그었으나, 취임부터 반대운동을 해온 노조와 시민사회단체 등과는 '잘 해보고 싶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앞서 그는 취임 전 하마평에 올랐을 때부터 국회와 시민사회단체, 가입자단체, 공단 노동조합 등의 반대가 계속됐다.

그는 "병협회장이나 서울대병원장, 즉 공급자 단체의 수장을 역임했던 것에 대해 다들 걱정이 많다"며 "공급자에 퍼주기식으로 운영해 건강보험이 해체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고 운을 뗐다.

이러한 우려에 대해 "보험자로서, 그리고 건강보험공단을 지키는 수장으로서, 건보 발전을 위해 사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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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와의 갈등에 대해서는 "아직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으나, 계속 대화를 진행하려고 노력 중"이라며 "진정성을 갖고 다가가면 언젠가 마음을 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단에 부임한지 20일도 안됐지만, 공단 임직원들이 건강보험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리고 저마다 업무에 최선을 다하는지 확인했다"며 "이러한 노력으로 지금까지 건보공단이 발전했고, 앞으로도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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