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환자 20명 중 1명 꼴로 약물 복용 중

최근 항불안제 벤조디아제핀(benzodiazepine)이 알츠하이머 발병위험도를 증가시킨다는 보고가 나온 가운데 고령환자에서의 약물 처방률이 여전히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국립보건원(NIH) 정신건강질환 담당 Thomas Insel 박사팀은 "2008년 18~80세 고령환자를 대상으로 벤조디아제핀 처방률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20명 중 1명 꼴로 약물을 복용하고 있었다"고 17일 밝혔다.

특히 연령대가 올라갈 수록 벤조디아제핀 처방률은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세부적으로는 18~35세 환자군에서 2.6%, 65~80세군에서는 약 8.7% 가까이 약물 처방률이 상승했다.

아울러 65~80세 이상 환자군에서 벤조디아제핀을 장기적으로 복용하는 군도 31.4%로 14.7%인 18~35세군 보다 16.7% 더 높았다. 이 중 여성이 남성보다 벤조디아제핀 처방 빈도수가 2배 더 많았는데, 65~80세 이상 여성 환자 10명 중 1명 꼴로 약물을 장기 복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Insel 박사는 "고령환자에서 벤조디아제핀이 악영향을 끼친다는 여럿 보고가 나오고 있지만, 처방률이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 조금은 염려스럽다"면서 "전문의는 특히 고령여성에게 약물 처방을 할때 구체적인 리스트를 살펴본 뒤 처방해야 한다. 환자 역시 되도록 약물 사용을 줄일 것을 권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9월 프랑스 보르도 대학 Sophie Billioti de Gage 교수팀은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Kristine Yaffe·인디애나 대학 Malaz Boustani 교수팀과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를 통해 "최소 6개월에서 최대 5년동안 벤조디아제핀을 복용한 노인환자가 그렇지 않은 이보다 치매 발병률이 최대 51% 이상 더 높았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2000년 1월부터 2009년 12월까지 캐나다 퀘백의 건강보험 데이타베이스에 등록된 노인 약 9000여명을 대상으로 벤조디아제핀이 알츠하이머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봤다.

분석결과 벤조디아제핀 성분이 함유된 수면·진정제를 복용한 군이 그렇지 않은 군보다 43%에서 많게는 51% 이상 알츠하이머 발병위험도가 높았다. 더불어 약물을 장기간 복용할 수록 발병률은 그만큼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연구팀은 벤조디아제핀이 어떤 경로로 알츠하이머를 포함한 치매 관련 질병을 일으키는지는 명확하게 밝혀내지 못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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