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크박스 뮤지컬 ‘올슉업’
2015년 2월 1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에서
겨울한파가 기승이다. 추위에 움츠려야 하는 야외보다는 따뜻한 극장이 당기기 마련이다. 특히 오랜 친구, 동창 그리고 옛 동료를 만나는 연말에는 부쩍 향수에 젖을 만한 추억 가득한 공연이 절실하다. 불멸의 젊음, 엘비스 프레슬리의 음악으로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 ‘올슉업’을 만나보자.
로큰롤의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
한국인들에게 널리 알려진 쥬크박스 뮤지컬은 단연코 아바의 맘마미아일 것이다. 맘마미아만큼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세계적으로 어깨를 나란히 하는 쥬크박스 뮤지컬이 바로 올슉업이다. 2005년 2월 브로드웨이 Place theater에서 초연된 뮤지컬 올슉업은 전 세계적으로 로큰롤 열풍을 일으킨 엘비스 프레슬리의 히트곡으로 꾸며진다.
엘비스 프레슬리 세대인 중년관객들에겐 너무나 친숙한 히트곡들을 떠올리면 바로 상상할 수 있듯이 이 공연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흥겨움이다. 로큰롤이라는 장르 덕분에 다른 공연과는 달리 필자도 공연시간 내내 가만히 앉아 있기가 힘들 정도로 신이 났다. 한 시대를 풍미한 로큰롤 문화에 맞춰 화려한 안무가 노래와 함께 쉴 새 없이 펼쳐지는 화려함도 멋지다. 실제로 연령대에 관계없이 남자관객들마저도 흥분하는 이유는 노래의 힘에 있다. 엘비스 프레슬리를 모르고 자란 젊은 관객층도 화려한 안무와 빠른 템포의 노래에는 흥분하기 마련이니 명곡은 세대와 시대를 초월하는 듯 하다.
노래와 안무의 힘 말고 또 하나의 무기는 바로 스토리. 엘비스 프레슬리의 넘버가 대중적인 만큼 올슉업의 스토리도 대중적이다. 뮤지컬 ‘아이러브유’로 유명한 작가 조 디피에티로의 탄탄하면서도 감각적인 스토리는 노래와 하나가 되어 흥겨움을 더한다.
유명한 희곡 세익스피어의 ‘십이야’에서 모티브를 얻은 올슉업은 엘비스의 등장으로 시작된다. 정숙법령이 내려진 고즈넉하고 따분한 마을에 경쾌한 오토바이 소리와 함께 멋진 한 남자가 등장한다. 사랑과 음악을 온몸으로 표현한다는 이 남자 엘비스는 연신 느끼하게 머리를 쓸어올리고 노골적으로 웨이브를 남발한다. 동네 아가씨들은 이내 정숙함을 버리고 그와 어울리고, 핀잔을 일삼던 마을 어른들도 그의 유쾌함에 동화되어 한바탕 즐거운 댄스판을 벌인다. 귀여운 소녀 나탈리는 엘비스의 사랑을 얻기 위해 남장을 감행한다. 이 귀엽고 아름다운 해프닝은 흥겨운 넘버와 함께 객석까지 물들이면서 고난했던 세상사를 잊게 한다.
아이돌 스타를 무대에서
귀엽고 또 풋풋하고 뜨거운 사랑 이야기인 만큼 소위 핫한 캐스팅도 볼거리다. 주인공이자 로큰롤 전도사 엘비스 역에는 GOD의 손호영, 아이돌 스타 김동준, 유권, 산들이 캐스팅됐다. 활기 넘치고, 밝은 에너지의 네 배우가 보여주는 엘비스는 각각의 매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최근 뮤지컬 ‘디셈버’에서 눈에 띄는 연기력과 가창력을 선보인 김예원과 뮤지컬 배우 정재은이 엘비스를 짝사랑한 나머지 남장까지 불사하는 1인 2역의 나탈리 역에 캐스팅됐다. 그리고 엘비스의 마음을 빼앗는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산드라 역에는 애프터스쿨의 가희와 구옥분이 캐스팅됐다. TV에서 보던 스타를 만난다는 점도 이 작품의 큰 매력이다.
4년 만에 다시 한국무대에 올려지는 이 공연은 스태프진도 화려하다. 대중적 감각이 가장 뛰어난 연출로 평가받는 왕용범 연출과 천재적인 음악적 재능으로 라이선스 작품에서 가장 맛깔스러운 넘버와 연주를 선사하는 이성준 음악감독이 보고 듣는 재미에 완성도를 더한다.
신나는 작품을 좋아하고 특히 빠른 넘버와 흥겨움을 좋아한다면, 또는 청소년 자녀들과 혹은 회사동료와 함께라면, 특히 중년 관객들에겐 단연코 권하고 싶은 작품이다. 만일 로큰롤 팬이라면 꼭 봐야 할 작품이다. 아마 2막 내내 나도 모르게 발을 구르고 손뼉을 치며 흥분한 나를 발견할 것이다. 기회가 된다면 5~9열 사이 가까운 거리에서 보기를 권하지만 1층 전체가 흥분의 도가니이니 굳이 걱정할 필요는 없겠다. 미취학 아동은 관람이 불가하다.
이화사거리에 위치한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에서 2015년 2월 1일까지 공연된다. 마지막 주 수요일엔 R석 전석이 50% 할인되니 꼭 노려보시길.
문의: ㈜킹앤아이컴퍼니 1566-1823
송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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