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명세 원장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급여기준 개편에 본격 나서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도 모르는 과거 기준들에 대한 총체적 점검에 나서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2000개 급여기준이 일시적으로 4000개가 될 수 있다"며, "이것을 공개해야 논의가 진행될 수 있다"고 밝혔다. 덧붙여 의료계에서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는 이러한 내용들은 내년 전반기에 적극 추진할 예정에 있다"고 강조했다.

세세한 내용까지 추스리고 문제가 없도록 다듬어야 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더 더욱 바빠졌다.

손명세 심평원장은 15일 보건복지부전문기자협의의와 가진 초청 간담회에서 "4대 중증, 3대 비급여 고치면서 상대가치 균형이 깨졌다. 올해말부터 내년 6월까지 상대가치 전체가 균형잡을 수 있도록 하고 이것을 건정심에 건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엔 원칙론이 담겨있다. 그는 "심평원은 건강보험 각종 제도를 최선을 다해 운영했으나 의도와는 달리 불합리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이번 기회에 반드시 건강보험 급여기준의 잘못된 부분을 바로 잡고 정도를 걸을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손봤던 사례별 개선에서 벗어나 건강보험 급여기준 원칙을 정한 후 개선해 나가겠다는 것으로 복지부와 심평원이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손 원장은 먼저 공직자로서 대통령이 정한 4대 중증질환과 3대 비급여 가이드라인에 대해 실제 이것을 실천할 수 있도록 세부적인 내용을 다듬어 나가겠다는 생각이다. 또 규제개혁과 관련, 급여기준 심사기준 심사사례를 학회·공급자·소비자와 공유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새로 정비하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특히 국내 지향적이었던 건강보험체계를 우물밖으로 꺼내 세계와 소통하는 심평원으로 탈바꿈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여기엔 우리나라 건보체계가 세계적으로 우수하다는 판단이 섰기에 가능했다.
현재 건강보험체계와 IT가 결합된 시스템을 63개국의 보건당국이 보고 도입하려 하고 있다. 베트남을 예로들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코이카 원조 가운데 2000만달러를 줄여 HIRA시스템을 구축해 달라고 한 것이다.

손 원장은 "이는 국민·정부·언론 등에서 지적했던 부분들이 묘하게 건보제도 심사평가제도의 질을 충분히 담보하면서 발전해올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또 "급여기준 정비 등도 개방체계 내에서 제대로 해야 하기 때문에 과거보다 훨씬 열심히 하고 있다. 각 실과 부서, 위원회도 과거와 달리 훨씬 더 깊이 사회가 용납할 수 있는 정도로 만들어야 한다. 법규 명령성을 가질 정도까지 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외국 학회의 진료 가이드라인이 꽤 많이 있다. 심평원엔 근거중심 마스터가 있는데 이들이 100% 다 찾지 못하고 누락되는 경우도 있다. 앞으로 위원 구성부터 비교적 정교하게 시스템을 만들고 현장 목소리를 반영하더라도 학술이 강조될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여기에 투명한 심평원을 위해 위원회 회의록 등을 내년 중반기나 하반기 쯤에는 공개할 계획도 갖고 있다. 국회에서 속기록을 공개하는 것처럼 심평원도 투명경영을 통해 대국민·대고객으로부터 신뢰를 얻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한편 심평원은 내년말 원주로 이전하게 되면서 인력 이탈이 가장 큰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손 원장은 원주혁신도시는 타 혁신도시 보다 수도권과 접근성과 생활용이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이탈은 적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게다가 심평원이 앞으로 눈부시게 발전하고 그 가능성과 비전으로 인해 생각보다 이탈이 적을 수 있다며 오히려 낙관하고 있다.

심평원은 전문가 기관으로 탈바꿈하고 있고 전문가가 들어오기 때문에 직원 스스로 전문가라는 확신이 없어 떠난다면 그 자리는 전문가로 채워져 전문기관으로 도약하는데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게 손 원장의 확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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