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민 회
이미지 전략가
이미지21 대표
이미지 리더십 저자
외모와 신뢰도는 어느 정도 관계가 있을까?
 미국 미주리주에서는 400개 중학교 학급의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학기 첫날 아이들의 사진이 부착된 학생 기록 카드를 주면서 그들에 대한 태도와 수행력에 대한 예측의견을 묻는 실험을 실시했다.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아이들이 더 똑똑하고, 사교적이고 친구들에게 더 인기가 있을 거라고 예상했으며 더 좋은 성적을 얻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표준 테스트에 의한 객관적인 성적 평가의 결과를 보면 이는 단지 `주관적인 믿음에서 오는 예측`일 뿐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대개의 사람들은 상대에게 호감을 느끼는 순간 무의식적으로 그 사람이 우수한 능력을 가졌을 거라고 믿는다. 사회적으로 외모를 중요시 여기는 것 역시 같은 이유일 것이다.
 환자의 신뢰와 협조가 치료결과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의료계에 있어 의사의 이미지는 환자와의 원활한 관계형성을 위해서도 중요하게 다뤄질 필요가 있다. 담당의사에 대한 환자의 호감은 곧 신뢰로 연결되어 자발적인 협조와 의지로 승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바람직한 의사 이미지의 컨셉 1항은 건강함이다.
 몇 달 전 한 의료기업체가 의사 1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의하면 과체중 또는 비만인 의사의 비율이 78%로,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한국 성인의 과체중·비만 비율인 30%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건강관리의 최일선에 서 있는 의사들이 스스로의 외모는 물론 건강조차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는 아이러니한 현실을 보여준다.
 환자 진료에 밀려 대충 혹은 건너 뛰는 불안정하고 부실한 식습관과 시간에 쫓기는 생활습관은 비만을 부르고 아울러 외모와 건강에 자신감을 잃게 만든다. 몇 계단만 오르고도 숨을 내쉴만큼 몸을 무거워 한다거나 혈색 없는 창백한 얼굴에 충혈된 눈이나 피곤함에 탈진한 듯 지쳐보이는 모습, 감정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낮고 느린 말투는 환자를 실망시키고 나아가 불신을 초래한다. 환자에게 의사는 믿고 의지할 절대적인 존재다. 활기에 찬 건강한 의사의 모습은 직업에 따르는 일종의 책임이기도 하다.
 청결에 대한 요소 역시 중요하다.
 얼마 전, 미국의 한 병원에서는 의사들의 넥타이에 묻어있는 다량의 병균을 문제 삼아 의사들의 넥타이 착용을 심각하게 재고 중이라는 외신보도가 있었다.
 실제로 우리나라 대학병원의 인턴과 레지던트들 중에는 오랫동안 머리를 감지 못해 엉키고 지저분한 헤어스타일에 꼬질꼬질한 가운을 입은 위생상태가 좋지 못한 이들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얼룩이 심한 가운이나 넥타이, 부시시하고 지저분한 머리와 긴 손톱은 환자에게 의사로서의 자질을 의심하게 만든다.
 반면 의사가 지나치게 세련되어 연예인 같은 인상을 주거나 명품 액세서리를 걸치고 있는 것 또한 환자에게는 거부감을 일으킬 수 있다. 심리학자들에 의하면 사람은 어디서 본 듯한 사람이나 자신과 비슷한 차림을 한 사람에게 우선 호감을 느낀다고 한다.
 환자에게 친근감을 주어 유대감을 조성해야 하는 의사로서는 강한 개성미나 세련됨보다 다소 평범한 듯한 간결하고 소박한 차림을 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여의사일 경우엔 가벼운 파우더와 립 글로스를 바른 정도의 내추럴타입 메이크업이 바람직하다. 지나치게 진한 화장은 전문인다운 인상을 감소시키며 전혀 메이크업을 하지 않은 얼굴은 마치 맨몸을 보는 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무성의하거나 게으른 이미지를 줄 수 있다.
 애프터 쉐이브나 향수의 강한 향 역시 전문성을 떨어뜨리는 역효과를 부른다. 의료인에게 나는 향취는 가벼운 비누향 정도가 적당하다.
 이비인후과나 치과, 안과 처럼 환자와 근접한 거리에서 치료하는 경우엔 구취나 면도, 코털 관리 등에도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최근에는 흰 가운의 전형적인 의사의 이미지 대신 보다 부드럽고 단정한 혹은 기능적인 나름대로의 고유한 이미지를 만들어가는 개원의들도 늘고 있다.
 넥타이 대신 보우타이(나비넥타이)를 맨 경쾌한 분위기로 진료하는 소아과 원장님이 계시는가 하면 흰 가운 대신 실용적이고 활동적인 인상을 만들어 주는 파스텔 색상의 차이나네크 가운을 택한 내과 원장님도 계신다.
 청소년전문 정신과 개원의 한분은 어린 학생들의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아예 가운을 입지 않고 편안한 캐주얼 차림에 염색한 헤어스타일로 환자를 맞기도 한다. 의사의 외모는 환자 중심적인 생각에서 관리되고 가꾸어져야 한다.
 긴 진료시간과 불규칙해지기 쉬운 식사, 경영과 진료의 이중고를 핑계로 외모관리가 소홀해진다면 병원의 이미지 역시 소리없이 떨어진다. 몸과 마음은 하나다. 외모를 통한 자기관리는 병원의 이미지 향상에 큰 영향을 미칠뿐 아니라 스스로를 관리하는 도구이기도 하다.
 환자는 누구나 인상 좋은 믿음직한 의사 선생님께 진료받고 싶어 한다. 명의는 환자의 마음을 읽는데서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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