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C·AHA·HRS 공동 심방세동 관리 가이드라인 발표

 

미국심장학회(ACC)·미국심장협회(AHA)·미국부정맥학회(HRS)도 미국흉부외과학회(STS)와 함께 공동으로 업데이트한 심방세동 관리 가이드라인이 JACC 12월호에 게재됐다(JACC. 2014;64:2246).

지난 4월 온라인판에 먼저 모습을 보인 바 있는 이번 가이드라인은 2006년도판을 업데이트 한 것으로, 2011년 발표된 두 번의 부분 업데이트와 2012년에 발표된 유럽 가이드라인을 일부 반영했다.

큰 변화가 있었던 부분은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예방부분으로, 가이드라인 위원회 Braig T. January 위원장(위스콘신의대)은 "최근 새롭게 발표된 연구들과 신약들의 출현을 고려할 때 가이드라인의 개정은 필요한 일이었다"며 최근 발표된 가이드라인들과 궤를 같이해 최신의 내용들을 담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가이드라인 위원회는 심방세동 환자들이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고, 심방세동으로 인한 합병증 발생률도 급증할 전망이지만, 관리전략이 복잡하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번 가이드라인 업데이트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가이드라인에서는 미국 내에서 심방세동 환자들은 적게는 270만명, 많게는 610만명으로 추산되고 있고, 25년 후에는 2배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함께 심방세동으로 인한 뇌졸중은 5배, 심부전은 3배, 치매와 사망 위험도는 2배 가량 증가할 것으로 보고있다.

▲무엇이 변했나

이번 가이드라인에서 업데이트된 내용은 크게 4가지로 정리된다. 우선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위험도를 평가하기위한 도구를 CHADS2 score에서 CHA2DS2-VASc score로 대체해 권고했으며, 치료전략에서도 아스피린의 역할은 줄였고 신경구용 항응고제(NOAC)를 추가했다. 이와 함께 카테터 절제술(catheter ablation)에 대한 권고수준을 상향조정했다.

- CHA2DS2-VASc score


뇌졸중 위험도 평가도구를 CHA2DS2-VASc score로 권고(권고등급 class Ⅰ, 근거수준 B)한 것에 대해 January 위원장은 "CHA2DS2-VASc score는 기존 CHADS2 score에 비해 더 포괄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CHA2DS2-VASc score에서는 심부전, 고혈압, 당뇨병, 혈관성 질환(심방세동 병력, 말초동맥질환, 대동맥 플라크), 65~74세, 여성일 경우에 각 1점을, 뇌졸중 또는 일과성허혈발작, 혈전색전증, 75세 이상에는 2점을 부여해 최대 9점으로 평가하도록 한 척도다. 기존 CHADS2 score에는 64~74세, 여성에 대해 평가하는 항목이 없었고, 75세 이상일 경우도 1점으로만 평가하도록 하고 있다.

가이드라인 위원회는 CHA2DS2-VASc score가 뇌졸중 위험도를 평가하는 데 효과적이고 저위험군을 분류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가이드라인에서는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 중 CHA2DS2-VASc score가 0점인 이들에게는 항혈소판치료를 생략할 수 있다(class Ⅱa, B)고 권고했고, 1점인 이들도 치료하지 않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class Ⅱb, C)는 점도 언급했다.

- 항응고제 치료 그리고 아스피린

항응고제 치료는 환자의 상태와 CHA2DS2-VASc score를 함께 고려해 시행하도록 했다. 뇌졸중, 일과성허혈발작 병력이 있거나 CHA2DS2-VASc score가 2점 이상인 이들에게는 와파린(Ⅰ, A)이나 NOAC인 다비가트란, 리바록사반, 아픽사반(Ⅰ, B)을 투여할 수 있도록 했다. 단 와파린과 NOAC 간 우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또 CHA2DS2-VASc score 2점 이상이면서 만성 신장질환 말기(크레아티닌청소율 15mL/min 미만), 또는 혈액투석을 받는 환자들에게도 와파린을 투여할 있도록 했다(Ⅱa, B). January 위원장은 "와파린 투여 시에는 INR을 2~3으로 유지해야 하고, 매월 안정도를 평가해야 한다(Ⅰ, A). 단 INR이 유지되지 않을 경우 NOAC으로 대체 투여할 수 있다(Ⅰ, C)."고 부연설명했다.

단 NOAC에 대해서는 주의사항과 금기사항에 대한 내용을 추가적으로 제시했다. 또 CHA2DS2-VASc score 2점 이상이면서 중등도~중증 만성 신장질환이 동반된 이들에게 NOAC을 투여할 경우 용량을 줄여서 투여할 것을 당부했고(Ⅱb, C), 만성 신장질환 말기, 혈액투석 환자의 경우 위험 대비 혜택을 평가한 임상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NOAC의 투여를 권고하지 않았다(Ⅲ, C). 이와 함께 인공판막수술을 받은 환자에게 다비가트란의 투여는 금지사항으로 강조했다(Ⅲ, B).

한편 아스피린은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예방 전략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January 위원장은 "아스피린의 경우 임상시험에서 거의 혜택이 없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일부 연구에서는 출혈 위험도가 제기됐다"며 이번 가이드라인에서 아스피린의 역할을 대폭 축소시킨 이유를 설명했다.

- 기타 항혈전 치료전략 권고사항

새로운 내용들이 추가됐지만, 이번 가이드라인 업데이트는 큰 틀에서 환자들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 치료를 권장하고 있다. 항혈전요법 시행에 앞서 뇌졸중 및 출혈 위험도, 환자의 선호를 고려하도록 한 내용(Ⅰ, C)과 항혈전요법의 선택을 환자별 혈전색전증 위험도를 기반으로 결정하도록 한 내용(Ⅰ, B)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뇌졸중 위험도 평가, 항응고제 전략과 함께 제시된 중간연계 치료(bridging therapy)에 대한 권고사항에서도 이를 엿볼 수 있다. 인공판막수술을 시행받은 이들 중 와파린을 투여할 수 없는 이들의 경우 저분자량헤파린(LMWH)나 미분획헤파린(UFH) 투여를 고려할 수 있지만 반드시 뇌졸중 및 출혈 위험도 대비 혜택평가를 시행하도록 당부했고(Ⅰ, C), 중간연계 치료전략의 결정 시에도 환자들에서 항응고가 되지 않는 시간을 고려해 위험 대비 혜택을 평가하도록 했다(Ⅰ, C)

이와 함께 관상동맥재관류술에 관련된 권고사항도 제시했다. 경피적관상동맥중재술(PCI)를 베어메탈 스텐트로 시행했을 경우 이중항혈소판요법(DAPT)의 시행기간을 최소화시키는 전략도 고려할 수 있고(Ⅱb, C), 관상동맥재관류술을 시행받은 CHA2DS2-VASc score 2점 이상인 이들에게는 경구용 항응고제와 클로피도그렐 병용전략을 시행할 수 있다고 권고했지만, 아스피린은 이 전략에서 제외토록 했다(ⅡB, B).

이번 가이드라인에 대한 평론을 게재한 미국 밥티스트의료연합 John M. Mandrola 박사는 "가이드라인에서 출혈 척도로 HAS-BLED, REITE, HEMORR2HAGES를 제시했지만, 근거부족을 이유로 특정 권고사항으로 제시하지는 않았고, 아스피린의 역할이 감소된 가운데 저위험군에서의 아스피린 투여에 대해서도 추가적으로 고민해 볼 문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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