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진
명이비인후과원장
의료윤리연구회 초대회장
41. 응답하라 의료윤리
좋은 개원의사상 ⑥  <끝>



대한민국에서 개원 의사로서 살아가면서 느끼는 감정을 말하라고 하면 의사로서의 긍지와 자부심보다는 분노와 답답함, 그리고 자신의 면허를 잘 지켜낼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감일 것이다. 이런 부정적인 감정과 불안감을 떨쳐버리고 어떻게 하면 '좋은 의사'로 살아갈 수 있을까? 

좋은 의사(good doctor)는 환자나 의사나 모두가 바라는 목표다. 앞서 살펴봤듯이 사회(환자, 동료 의사, 동료 직원)와 자신에게 인정(신뢰)받는 의사가 되는 것이 바로 좋은 개원의사(good doctor)로 사는 길이다.

최근 영국과 캐나다, 미국 의사들 사이의 화두는 바로 신뢰(trust)다. 좋은 의사로서 존경받으며 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국민들에 인정받는 의사로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들은 "어떻게 하면 국민들에게서 멀어진 신뢰를 회복하고 좋은 의사로서 자긍심을 갖고 살아갈 수 있을지"고민한 끝에 그 탈출구를 바로 의료전문직업성(medical professionalism)에서 찾고 있다. 전문직업성을 회복하고 실천하는 길만이 좋은 의사로 살아남는 생존법(survival tool)이라는 것이다. 전문직업성 강화를 통한 신뢰회복과 의사의 위상회복 문제는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전문직업성을 기초로 해 우리의 생각과 행동이 바뀌어야 한다.

개원의로서 좋은 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남과 자신에게 인정받는 의사가 돼야 한다.

첫째, 환자에게 인정받는 의사가 돼야 한다. 환자에게 좋은 의사로 인정받으려면 먼저 환자를 배려하는 친절한 의사, 세련된 매너와 에티켓을 갖춘 의사,  꾸준한 전문직업성개발 평생학습 과정(CPD, Continuing professional development)참여로 실력을 유지하는 의사, 이해상충(COI, Conflict of Interest)의 문제를 잘 처리하는 의사, 환자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윤리적인 의사가 돼야 한다.

둘째, 동료의사에게 인정받는 의사가 돼야 한다. 동료를 배려하고 존중하며 도움을 주는 의사, 윤리적 테두리 안에서 동료의사의 부족함을 자신의 노력으로 메워주는 의사, 동료의사의 이익을 존중하는 의사가 좋은 의사다. 

셋째, 동료 직원에게 인정받는 의사가 돼야 한다. 직장 동료를 인격적으로 존중해주고, 진료에 필요한 의학정보를 미리 교육시키고 환자 응대법 등의 교육기회를 제공하는 의사, 직원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근무환경을 개선해주는 의사, 직원을 수직관계가 아닌 파트너십(partnership)으로 인정하고 함께하는 의사가 좋은 의사다.

넷째, 자기 스스로에게 인정받는 의사가 돼야 한다. 독서와 자기 성찰시간을 통해 자신의 삶에 대한 가치와 의미를 찾는 의사, 규칙적인 운동과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자신의 건강상태를 최상의 상태로 유지시키는 의사, 가정을 잘 돌보고 가정을 통해 에너지를 재충전 받는 의사, 의사단체(의사협회, 지역 의사회, 개원의사회)와 사회단체(의료봉사, 자선활동, NGO) 활동에 참여함으로써 영향력을 끼치는 의사가 ‘good doctor’다.

자신이 가진 의술과 재능을 소속단체와 여러 사회단체에 기부함으로써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의사의 위상을 높이는 의사가 좋은 의사다. 의사가 알아야 하고 지켜가야 할 자세와 의사의 본분(프로페셜널리즘)을 회복해 사회와 자신에게 인정받는 모습이 개원 의사들이 추구해야 할 바람직한  좋은 의사상(醫師像)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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