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규 불안해 위험 요소 존재...자금 투자보다는 컨설팅 비용이 위험보다 적어

국내 의료시장이 어려워지면서 많은 병원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최근 중국이 시장 개방을 확대되면서 지리적으로 가까운 중국에 쏟는 애정은 각별하다. 지리적으로 가까울 뿐 아니라 중국 의료시장이 확대될 흐름이 포착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지난 2013년 상해자유무역구에 외국인 투자자가 단독으로 신규 병원을 설립하거나 기존 병원을 인수 하는 것을 허용하는 ‘외상독자병원’을 설립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독일계 아트머드그룹이 오는 2016년 오픈을 예정하고 있다.

이후 20여개 해외의료기구가 독자병원을 설립하기 위해 상해시자유무역구 정부 당국과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는 북경시, 천진시, 상해시, 강소성, 광동성 등 7개 지역을 외상독자병원 설립 시범사업지역으로 확정하고 관련 시범업무를 추진하고 있다.

해외투자에 대한 투명한 가이드라인 없어

전문가들은 중국이 외국 국가가 병원에 투자할 수 있도록 문을 열고 있지만, 만만하게 봐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중국은 법 규정이 미비하고 상충되는 내용이 존대하기 때문에 국내에서 계약을 체결할 때처럼 생각했다가는 낭패를 보기 쉽다는 것. 게다가 해외투자자의 중국 의료시장 진출과 관련된 투명한 가이드라인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박성철 북경 대성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중국은 외상투자 의료기구 관련 기존 법 규정은 대부분 위생부, 상무부 등 국무원 구성부에서 발표한 부문규장이나 국무원, 그 구성부서에서 발표한 규범성 문건으로 효력이 낮다”며 “외상투자 의료기구와 관련해서는 국가 차원의 통일된 전문법률이나 행정법규는 없다”고 주의를 요구했다.

또 “관련 법제도의 투명성이 떨어지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며 “명확하지 않은 원칙적인 내용이 다수 있어 중국 정부 당국이 자의적으로 해석할 가능성이 높다”고 조언했다.

지난 2012년부터 의견을 수렴하기 시작한 ‘중외합자·합작 의료기구 관리규정’이 현재까지도 발표되지 못하는 등 빠름을 강조하는 우리나라와 달리 모든 것이 느린 중국의 특징도 진출 의료기업을 어렵게 하는 요소로 알려졌다.

현재 중국은 중외합자·합작 의료기구의 해외 투자자는 의료설비의 현물출자가 불가능하고, 외상투자 의료기구는 분지기구 즉 지점 설립도 허락되지 않는다. 또 외상투자 의료기구는 의료설비 구입, 진료비 확정, 광고발표 등 설립부터 운영에 이르기까지 정부 당국의 심사 또는 지도를 받아야 한다.

박 변호사는 “민간병원 중 외상투자병원은 수량 과소로 별도의 구체적인 통계자료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며 “인터넷상으로 공개된 비공식적인 통계 자료에 의하면 중외합자,합작병원은 수백개, 외상독자병원은 2개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중국에 진출해야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 불안요인이 있음에도 중국은 투자해볼 가치가 있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제한정책이나 규정은 점차 완화되거나 취소될 확률이 높고, 후속 정책이나 규정들도 좋아질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2014년 7월 기준으로 중국의 병원은 총 2만5190개다. 이중 공공병원이 1만3360곳이고 민간병원이 1만1830곳이다. 비율로 따지자면 각각 53%와 47%다. 국유나 집체 소유인 공공병원은 최근 몇 년간 거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지만, 외국인투자자를 포함한 민간병원은 계속 고속 성장 추이를 유지하고 있다. 민간병원의 고속성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2010년 대련에 1호점을 개원한 후 현재까지 중국에서 20개점을 운영하는 노영우 오라클피부과 대표원장은 중국은 도전해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

직영점 4개와 의사 900명을 보유한 아이얼안과는 올해 연매출 3000억, 순익률 12%를 기록하고 있고, 중국 최대 규모의 피닉스헬스케어그룹은 2013년 홍콩증시에서 상장해 올해 시가총액 1.6조를 달성하는 등 중국은 기회의 땅이라는 주장이다.

박성철 북경 대성법률사무소 변호사도 상해 등 7개 시범지역 내 외상독자병원 설립의 시범 상황과 상행시자유무역국 내 외상독자병원의 설립 및 운영상황은 향후 중국 의료시장 개방 정책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 내다봤다. 즉 외상투자 의료기구 설립 관련 정책 완화와 거대한 중국 의료시장의 잠재력으로 해외투자자의 중국 시장 진출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란 예상이다.

중국엔 리스 문화 없어

중국 진출 경험이 있는 전문가들은 진출 전에 문화를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문화혁명을 겪은 중국 사람들은 언제든지 사회가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물건을 살 때 주로 카드로 결제하는 우리와 달리 선불제도가 정착돼 있고, 리스 제도가 거의 없다는 점도 주목하라고 요구한다. 심지어는 자동차를 살 때도 현금을 내고 사는 것이 중국이다.

노영우 오라클피부과 대표원장은 “리스제도가 없는 것은 우리나라에서는 나중에 갚는다면 믿지만 중국은 나중에 준다는 것은 안 준다는 말과 같은 것”이라며 “중국은 꽌시로 잘 되는 병원을 망하게 할 수 있는 곳이고, 약속이란 개념이 우리와 다르다”고 말했다.

중국 진출을 고려할 때 지분 투자보다는 기술이나 교육 등 컨설팅 비용을 받는 것이 위험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이 분야의 정설이다. 중국에서 병원이 자리 잡기 어렵고, 손익분기점을 맞출 시기가 되면 계약이 끝나 병원을 돌려줘야 하는 상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노 원장은 “중국 사람들은 2000만위엔(약 35억)정도를 투자해야 지분을 인정한다. 적은 돈 이 아니다”라며 “우리나라는 계약이 한번 체결되면 그것으로 결정되지만 중국은 계약을 한 이후에도 조건을 바꾸거나 조항을 변경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계약을 한 후 상황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을 머릿속에 넣어둬야 한다”고 자신의 경험을 소개했다.

오라클피부과는 피부과 상호 및 브랜드 사용권, 개원 초기 인테리어와 홍보, 인사 등 컨설팅 서비스, 의료진과 직원에 대한 교육 서비스, 전자차트 및 병원운영 시스템 등에 대한 비용을 받고 있다고 했다.

시장에서 쓰이는 수수료 책정 방식은 주로 정기적으로 월 매출의 20%를 책정하는 방식과 정기적으로 월 순이익의 40%를 책정하는 방식, 최초 컨설팅 비용 1억~5억원에 더해 정기적으로 월 매출의 3%를 책정하는 방식 등이 주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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