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A 관리 전문가 합의' 이끈 박홍석 교수

▲ 고대의대 비뇨기과 박홍석 교수(구로병원)

전립선암 치료에 대한 학계 이슈는 무엇보다 환자의 기대 여명에 맞게 삶의 질을 염두에 둔다는 것이다.

전립선암은 환자마다 다양한 양상을 보여 치료에 절대적인 답이 없는 상황이지만 환자의 예후에 악영향이 없는 암종에는 가급적 수술을 배제하고 덜 침습적인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전 세계 학계에서도 성질이 양호하고 예후가 좋은 초기 전립선암에 대해 '일단 지켜보자'는 적극적 관찰(active surveillance)로 방향성을 제시하는 추세다.

최근 전립선암이 급증하며 남성암의 큰 분포를 차지하는 국내의 경우도 별반 다르지 않다.

지난 전립선주간에 'PSA 관리 전문가 합의'를 총괄기획한 고려의대 비뇨기과 박홍석 교수(고대구로병원)를 만나 전립선암 치료에서 제기되는 이슈들을 짚어봤다.

△ PSA 선별검사, 생존율 향상 확인…일반인 대상은 권하지 않아

Q. PSA 선별검사가 환자 생존율에 과연 도움이 되나?

A. 전립선암의 조기 발견과 PSA 선별검사를 이용한 조기 발견과는 얘기가 다르다. 전립선암에서도 매우 공격적인 성향의 암종은 환자를 1~2년 내 사망에 이르게 하지만, 선별검사의 주 대상은 초기 전립선암이다. 일반적으로 초기 전립선암은 종양의 진행속도가 느려 최소 10년에서 20년이 돼야 환자가 사망한다.

최근 공개된 유럽의 ERSPC 결과에 앞서 스칸디나비아 등의 북유럽에서도 PSA 관련 코호트 연구가 활발히 이뤄졌다.

결과를 살펴보면 PSA 선별검사에서의 조기 발견은 15년을 기점으로 환자의 생존율에 도움이 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최소 15년이 지나자 조기 발견 이후 수술한 환자에서 전반적인 생존율에 차이가 났다는 설명이다.

즉 PSA 선별검사의 실효성 논란은 조기 발견된 전립선암을 치료했을 때 그 치료에 대한 근거가 없다고 얘기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갑상선암 수술이 늘면서 과연 이 술기가 환자의 생존율에 도움이 되느냐는 논쟁과 다를 게 없다.

△ 선별검사 따른 과잉진단 문제 없어

Q. 하지만 선별검사에 따른 과잉진단이 지적된다.

A. 선별검사에서 조기 발견된 전립선암 환자를 무조건 수술하는 예전과는 상황이 많이 변했다. 이제는 선별검사를 통해 조기에 전립선암이 발견됐다고 해도 환자 개인별 맞춤 치료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전립선암 병기에 따른 환자의 상태를 판단한 뒤 진단된 암종의 위험도가 낮고 분화도가 좋으면 기간에 제한 없이 적극적 관찰(active surveillance)을 시행하다가 수술이 필요한 시점에서 지연치료(delayed treatment)가 가능하다.

Q. PSA의 절대적 수치에 대한 실효성 문제는 어떻게 평가하나?

A. PSA 역할에 대해서는 의료진 내부적으로도 상반된 견해가 나올 수 있다. 과거에는 PSA 검사를 상당히 신빙성 있는 검사로 생각해 왔지만 점차 연구가 쌓이면서 일반인 대상으로는 PSA 선별검사를 통한 조기 전립선암 검진을 권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환자가 이상증상을 느껴 내원하면 PSA 검사를 하는 게 당연하다.

PSA 4 미만에서도 전립선암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국내 데이터가 외국사례와 비교해 많지는 않지만 PSA 수치 4 이하에서도 전립선암으로 발전하는 경향이 17~20% 수준으로 보고되고 있다.

또한 백인의 경우 PSA 검사 없이 일반적으로 발견되는 비율만 봐도 50세 이상에서는 20% 내외로 나타난다.

이에 PSA 절대수치에 대한 의미는 가치가 줄어들고 PSA의 변화에 무게를 실은 것이다.

보다 간편하고 특화된 표지자 검사법이 나오기까지는 PSA 선별검사가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의료진 역시 인정하고 있는 분위기다.

Q. 최근 적극적 관찰과 수술치료에 중간적 요구로 중점치료(focal therapy)가 제기됐다.

A. 물론 중점치료를 적극적 관찰과 절대적 수술치료의 중간개념으로도 이해할 수 있지만, 적극적 관찰에 대한 차선책으로 고려하는 것이지 대세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기준에 부합하면 적극적인 수술치료를 하는 게 당연하고 비교적 위험도가 낮아 임상적으로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는 적극적 관찰을 해보자는 것이다. 2년 간격으로 조직생검을 하면서 종양의 진행정도를 파악하고 환자의 기대여명 및 삶의 질(QOL)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도움이 된다고 판단이 서면 수술을 시행한다.

이러한 판단에는 Gleason 스코어가 이용되고 보통 수치가 6 이하면 기다려보고, 7 이상부터는 기대여명을 감안해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대개 70대 초·중반까지는 수술 대상이 된다.

여기서 적극적 관찰이 이뤄지려면 환자와 의사간의 합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추적관찰에 따르는 위험에 대해서는 의사와 환자 모두 충분한 이해가 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의료진마다 이견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중요한 점은 전립선암이 진단됐다고 해서 무조건 수술을 하던 시대는 지났다는 사실이다.

Q. 진단 당시부터 타부위 전이가 일어난 악성 전립선암은 어떤가?

A. 호르몬 치료에 반응이 없는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mCRPC)은 국내 10% 내외 수준이다.

'거세 저항성'이라는 용어 이전에는 '호르몬 불응성'이란 용어를 많이 사용했다. 호르몬 불응성이란 표현은 실험실적 용어다.

거세저항성 전립선암(CRPC)은 기존 호르몬 치료에 저항하는 전립선암이라는 뜻이지만, 여전히 호르몬 치료에 반응할 수 있다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즉 1차 호르몬 치료에는 불응했지만 호르몬 치료에 여전히 반응의 여지가 있는 환자들이 포함되는 것이다.

mCRPC에 사용되는 약물 가운데 최근 연구가 활발한 아비라테론은 고환, 부신, 전립선의 암 조직에서의 테스토스테론 생성을 억제하며, 엔잘루타마이드는 테스토스테론과 안드로겐 수용체의 결합을 경쟁적으로 억제하는 기전을 가진다.

이에 호르몬 치료도 다양한 방법이 마련돼 있다. 얼마든지 옵션을 바꿔가면서 관리가 가능하다.

△ 5-ARI 안전성 논란, 위험도 무시 못해

Q. 전립선비대증 치료제인 5 alpha reductase inhibitor가 전립선암 관련 안전성 논란이 일었다.

A. 해당 환자에서 5-ARI(5 alpha reductase inhibitor)가 전립선의 크기를 줄이는 데 치료 혜택이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더불어 장기간 처방 시 작은 크기의 전립선암이 없어질 것이라는 연구가 2003년 발표된 바 있는데, 사용 후 발생빈도는 줄었지만 일부 성향이 좋지 못한 종양이 발견되는 상반된 결과를 보였다.

비뇨기과 내부적으로도 이견은 존재하지만 위험도를 무시할 수만은 없다.

Gleason 스코어는 실제 수치가 1, 2는 거의 없고 3부터 시작한다고 봐야 한다. 7을 기준으로 그 이상을 상태가 좋지 않다고 보는데 6 정도 되는 분화가 좋은 전립선암은 5-ARI가 20~25%의 환자에서 종양의 진행을 억제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중증도가 심각한 전립선암에서의 효과가 임상적으로 보다 중요하겠지만 그에 대한 효과가 미미하다는 게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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