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진
명이비인후과원장
의료윤리연구회초대회장
40. 응답하라 의료윤리
좋은 개원의사상
⑤ 본인에게 인정받는 의사


의사가 돼서 병자(病者)를 치료하는 일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그 어느 직업보다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윤리적인 행위다. 진료행위마다 환자의 고통과 생명이 달려 있고, 의사의 고민과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가 동반된다. 그러기에 예로부터 의업(醫業)을 천직(天職)이라고 한다. 타고난 소명감 없이는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 의사의 길이다. 의사는 단순한 치료자(healer)가 아닌 전문가(professional)로서의 역할과 자질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의료전문직업성(medical-professionalism)이 몸에 배어야(체화, 體化) 한다. 좋은 치료자와 전문가가 된다는 것은 좋은 의사가 된다는 것을 뜻한다. 의사로서 환자, 동료의사, 동료직원 등 에게 인정받는 것뿐 아니라 자신의 삶에 대해 만족하고 스스로 인정받는 의사가 돼야 한다.  

의사로서의 삶을 살면서 스스로에게 만족하고 인정받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의 삶의 가치와 의미를 찾는 노력을 해야 한다. 독서와 자기 성찰을 통한 자기계발이 필요하다. 전문지식 습득뿐 아니라 여러 가지 인문학 서적과 종교서적 등을 가까이 함으로써 육체적 질병뿐 아니라 인간이 가지고 있는 삶의 무게와 고민에 대해 느끼고 사색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두 번째로 자신의 건강을 지키는 의사가 좋은 의사다. 규칙적인 운동과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자신의 건강을 지키는 일이 환자의 건강을 지키는 일이다. 환자의 병을 고치면서 자신의 몸은 병들게 방치한다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건강하지 못한 육체에 건강한 생각과 감정이 머물기 어렵다. 길고 어려운 교육과정을 거친 고급 인력이 건강의 문제로 사회에 공헌하지 못한다는 것은 매우 안타깝고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세 번째로 자신의 가정을 잘 보살피는 의사가 좋은 의사다. 지치고 힘든 육체와 마음이 가정을 통해 재충전되고 힘을 얻어야 된다. 그러기 위해서 가족과 함께 하고 대화하는 시간을 만들고, 가족의 사랑을 통해 마음의 안정과 에너지를 얻어야 한다. 가족들도 병원에서 아픈 환자들을 치료하느라 지친 의사에게 감사의 표현과 격려의 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특히 아침에 출근을 할 때에는 가능한 한 마음 편안하게 출근해 가볍고 즐거운 마음으로 환자를 대하도록 가족의 배려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병원 일뿐만 아니라 각종 사회활동에 참여하는 의사가 좋은 의사다. 사회활동으로는 먼저 소속된 의사단체(의사협회, 지역의사회, 개원의사회)의 활동에 정기적으로 참여를 해야 한다. 자주 만나서 정보도 교환하고 어려운 점도 함께 힘을 모아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참여 없는 단체는 힘이 생길 수 없다.
또한 언론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올바른 의료정책이 만들어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현대사회에서는 홍보와 참여가 힘이 된다. 10만 의사가 올바른 의료정책이 만들어지도록 인터넷을 통한 토론방에 참여하거나 SNS(social network system)를 통해 참여한다면 엄청난 정책제안 단체로 자리매김해 갈 것이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재능을 기부하는 의사가 좋은 의사다. 의료봉사나 자선활동, 각종 NGO 단체에 참여해 활동하는 것이 필요하다. 함께 봉사활동에 참여하면서 어려운 이웃들에게 사랑도 나누고 의사가 아닌 사람들의 생각을 들어보는 좋은 소통의 창구가 될 것이다. 각종 봉사활동에 자신의 재능을 기부함으로써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사회리더(social leader)로서의 위상이 한층 빛을 발하게 될 것이다. 자신의 삶에 대한 의미와 가치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자신의 건강과 가정을 돌보며 사회에 봉사할 때 자기 자신에게 인정받는 좋은 의사가 될 수 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