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괄적 중·고강도 치료는 근거 부족

 

심혈관 위험도와 LDL-C에 따른 치료기준
이에 근거해 지침은 심혈관질환 위험도와 LDL-C 수치에 따른 치료기준을 제시했으며, 각각의 위험도에서 LDL-C를 얼마나 낮출 것인지에 대한 목표치도 설정했다. 심혈관질환 위험도는 기존의 고·중등도·저위험군에서 초고위험군·고위험군·중등도위험군·저위험군으로 확대해 분류했다.

이전 판에서 고위험군이었던 심혈관질환 과거력의 환자들은 이번에 초고위험군(관상동맥질환, 허혈성 뇌졸중, 말초혈관질환)으로 분류돼 LDL-C 기저치에 관계없이 약물치료를 시작하도록 했다. 또 이들에게는 심혈관질환 2차예방을 위해 LDL-C를 70mg/dL 미만 혹은 기저치보다 50% 이상 감소시키는 것을 목표로 권고했다(Class I, Level A).

기존의 치료지침에서 고위험군에 해당됐던 관상동맥질환에 상당하는 위험인자(경동맥질환, 복부대동맥류, 당뇨병)가 있는 환자는 고위험군에 그대로 남아, 1차예방을 위해 LDL-C 수치가 100mg/dL 이상인 경우 약물치료를 시작하도록 권장했다(I, A). LDL-C 목표치는 100mg/dL 미만이다. 중등도(주요 위험인자 2개 이상)와 저위험군(주요 위험인자 1개 이하)은 기존과 변화가 없으며 LDL-C 목표치는 각각 130mg/dL과 160mg/dL 미만이 권고됐다(II, B).

한편 이날 공청회에서는 당뇨병 환자를 고위험군으로 분류한 것과, 이들을 심혈관질환에 준하는 위험도로 봐야 할 지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유럽 가이드라인의 경우, 당뇨병 환자를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으로 분류 LDL-C 70mg/dL 미만을 목표치로 권고하고 있다. 이어 미국 가이드라인은 당뇨병이 있고 LDL-C 수치가 70~189mg/dL인 환자들에서 ASCVD 위험이 7.5% 이상이면 고강도 스타틴을, 7.5% 미만이면 중강도 스타틴 요법을 권고했다.

새 지침은 또한 스타틴의 당뇨병 위험과 관련해 “대부분 당뇨병 신규 발생은 스타틴 복용 전 당뇨병 경계선이었던 사람들에서 일어나고, 고용량 스타틴 사용군에서 더 많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스타틴 복용 후 당뇨병이 발생한 경우라도 스타틴 복용을 중단하는 것보다, 생활습관 교정을 진행하며 스타틴 복용을 계속하는 것이 심혈관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I, B)”고 밝혔다.

비스타틴계 약물 권고
새로운 한국형 지질지침의 또 다른 특징 중의 하나는 근거중심을 내세워 LDL-C와 스타틴에만 초점을 맞췄던 미국과 달리 고콜레스테롤혈증과 더불어 고중성지방혈증, 저HDL콜레스테롤혈증은 물론 비스타틴계 약물에까지 권고의 폭을 확대·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근거중심에 경도되지 않고 실제 임상현장의 현실에 좀 더 힘을 실은 모습이다.

미국의 경우 무작위·대조군 임상연구(RCT) 근거가 없거나 제한적이라는 점을 들어 스타틴만을 1차약제로 권고하고 있다. 반면 새 지침은 이상지질혈증 환자 약물치료의 1차목표를 LDL-C를 목표치 이하로 조잘하는 것으로 잡는 동시에, 2차목표로 non-HDL-C의 목표치 이하 조절 또한 제시하고 있다. 이는 미국에서는 언급되지 않은 대목으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인에서 중성지방이 높게 나타난다는 점을 고려한 결정이다.

우선 고콜레스테롤혈증, 고중성지방혈증, 저HDL콜레스테롤혈증 모두에서 스타틴이 1차약제로 권고됐다(I, A). 약물분과위원회 자료를 발표한 김상현 교수(서울의대)는 “한국인을 포함한 아시아인에서는 서양인에 비해 동일한 용량의 스타틴을 투여하더라도 LDL-C 강하효과가 더 우수하며, 서양인에 비해 보다 적은 용량으로도 LDL-C 목표치에 도달할 수 있다는 근거에서 통상용량으로 시작해 증량할 수도 있고 허용 가능한 최대용량을 사용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고콜레스테롤혈증에서 스타틴에 불내약성을 보이는 경우에는 에제티미브를 단독으로 사용하거나 담즙산결합수지 또는 니코틴산과 병용할 수 있도록 했다(IIb, C). 또 최대내약용량까지 스타틴을 사용해도 LDL-C 목표치 미만으로 조절되지 않으면 스타틴에 더해 니코틴산, 에제티미브, 담즙산결합수지를 병용할 수 있도록 했다(IIb, C). 고중성지방과 저HDL콜레스테롤혈증의 경우에는 각각의 수치에 따라 스타틴과 함께 피브린산유도체, 니코틴산, 오메가-3지방산 등을 사용할 수 있도록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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