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상된 치료기법 이용해 실명위험 낮춘다

▲ 김시동 회장
선진국의 실명 제1원인으로 꼽히는 망막질환이 연령대별로 다르게 나타나 보다 정확한 진단을 통한 체계적인 관리로 실명 위험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망막학회 김시동(대구가톨릭대 안과) 회장은 3일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간담회을 통해 "다수의 논문 및 메타분석을 바탕으로 망막질환을 분석한 결과 실명 위험도가 높은 망막질환이 연령대별로 다르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번에 발표된 연구결과는 대한안과학회지 논문 및 메타분석 100여건과 5년간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10~20대는 망막박리 △30~40대 당뇨환자는 당뇨망막병증 △50대는 망막정맥폐쇄 △60대 이상은 황반변성을 동반하고 있어 질환별 집중적인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10~20대 망막박리 환자수는 최근 5년간 33.8% 증가했는데, 특히 10대 망막박리 환자가 동기간 50.9% 가까이 급증했다. 망막박리는 눈 속의 신경막인 망막이 눈에서 떨어지는 것으로, 실명이 발생할 수 있어 즉각적인 수술이 요구되는 응급 질환이다.

반대로 30~40대는 젊은 당뇨병 환자의 10명 중 1명이 합병증으로 당뇨망막병증을 동반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당뇨망막병증은 고혈당으로 망막의 미세혈관이 손상되면서 시력이 떨어지는 질환으로 심하면 실명에 까지 이르게 된다.

50대에서는 망막정맥폐쇄를 동반한 환자가 급증하는 추세를 보였다. 실례로 최근 5년간 32.1% 증가했고, 50대 이전 망막정맥폐쇄 환자수는 동기간 오히려 4.3% 감소했다. 망막의 정맥이 막히거나 파열돼 혈액 순환이 안되는 망막정맥폐쇄는 50대부터 특히 주의해야한다.

황반변성은 환자 10명중 8명이 60대 이상인 노인성 황반변성으로, 고령화 인구 증가에 따라 최근 5년간 60세 이상 환자수가 53.3% 증가했다. 황반변성은 망막 중심부에 있는 황반부의 시세포가 퇴화하는 질환으로 시력 저하와 실명을 유발한다.

망막질환 치료 기법 향상돼 실명 위험 낮아져

이처럼 망막질환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 2009년 환자수가 38만 2247명에서 2013년 51만 6413명으로 최근 5년새 35.1% 급증했다. 특히 고령인구의 망막질환이 큰 폭으로 상승했는데, 80세 이상 환자가 96.1%  가까이 차지했다.

 

세부적으로는 당뇨망막병증 환자가 27만 7022명으로 가장 많았고, △황반변성(14만 540명) △망막박리(5만 9808명) △망막정맥폐쇄(3만 9043명) 순이었다.

이에 학회는 현재 4대 망막질환의 전체 인구대비 유병률은 약 1% 정도지만, 50대 이상 인구의 3.2%, 60대 이상 인구의 4.4%, 70대 이상 인구의 4.8%가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하지만 우리나라 망막질환 치료 수준이 과거에 비해 크게 향상돼 실명 위험도를 낮추는데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학회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노인성 황반변성의 경우, 레이저 광응고술, 광역학 요법을 거쳐 최근 안구내 항체주사가 도입되면서 환자 86.1%의 시력이 호전됐다.

또 레이저  치료만 가능했던 망막정맥폐쇄와 당뇨황반부종은 안내 스테로이드 주입술, 안구내 항체주사를 이용해 치료 순응도가 높은 환자 50%의 평균 최종 시력이 간단한 일상 생활이 가능한 0.3~0.4 까지 향상되고 있다.

망막질환의 수술기법 역시 유리체 절제술이 도입돼 망막박리, 망막전막, 황반원공, 증식성 망막병증을 덜 침습적인 방법으로 짧은 시간 내에 수술할 수 있게 됐고, 수술 후 환자들의 평균 시력도 0.6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형준(강남세브란스병원 안과) 홍보이사는 "약제와 수술기법들이 향상돼 망막질환을 동반하더라고 실명을 막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여전히 질환에 대한 인지도와 관심이 낮아 환자들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면서 "학회에서는 환자들이 조기에 치료할 수 있도록 망막질환에 대한 대국민 인식제고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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