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향은 동의...초기 시행시 재정·인력 과다, 실시간 기록에 따른 업무과다 등 문제 지적

이르면 오는 2017년부터 전공의 평가에 E-포트폴리오가 시행된다. 개별적인 전공의들의 장단점 파악이 쉽고, 이수정도에 따른 효율적인 지도전문의의 교육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각 학회 교육이사들은 초기 시행시 웹 시스템을 개발하는 비용과 운영비용 충당과 실시간 기록에 따른 전공의 업무 과다, 지도전문의의 활용 지식 부재 등을 문제로 꼽았다.
 

▲ 대한의학회 김재중 수련교육이사.

28일 대한의학회 임원아카데미에서 김재중 수련교육이사가 '수련 중 평가시스템의 방향'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현재 미국, 영국, 캐나다 등에서 전공의 수련환경평가를 위해 E포트폴리오를 사용 중이며, 이는 환자진료나 수술 참여, 연차별 시험결과, 교육 및 학회 참여, 환자 상담기록, 술기교육 이수여부 등을 전공의 개개인이 기록하는 수련 상황판이다.

이는 웹기반의 전산프로그램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입력할 수 있도록 했으며, 전공의의 성취정도와 평가가 용이하고 수련목표 달성 성취도에 따른 지도가 쉽다.

영국에서는 전공의 뿐 아니라 의대생들에게도 이를 적용하고 있으며, 지도전문의도 전산에 교육 내용을 입력토록 하고 있다. 간호사, 조산원, 약사 등의 교육에서도 활용 중이다.

운영 및 관리 명목으로 각 전공의들에게 매년 약 180파운드를 지불토록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다음 연차로 전공의가 갈 수 있는지 결정이 내려진다.

김 교수는 "현재의 전공의 수련환경 문제를 없애고, 체계적 교육을 위해 이를 도입해야 한다"며 "공통적으로 웹디자인은 같게 하되, 전문학회별 특성에 따라 다르게 운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초기에 개발 비용이 많이 소요된다. 정부의 투자를 이끌어 내야 한다"면서 "양질의 전문의를 만든다는 목표로 각 학회들이 정부에 이를 설득하자"고 말했다.

이어 "운영비 조달은 학회는 물론 영국처럼 일부분은 전공의에서 부담하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며 "운영에서도 영국처럼 실시간으로 이를 작성하고, 바로 평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먼저 의학회는 내년부터 환자증례, 학술활동, 교육사항, 평가내용, 상담내용, 관련 자료를 포함한 '전체 프로그램'을 개발한 후 각 학회의 특성을 담은 툴을 개발토록 전달할 예정이다.

이후 포트폴리오 내용과 웹 평가 시스템 만들어지면, 개발된 시스템을 일부 진료과들이 시범적용 한 후 문제점을 개선하는 과정을 거칠 계획이다.

이르면 2017년부터 적용가능한 학회부터 신입 전공의들에게 E포트폴리오 적용을 시작하고, 이어 전체 전문학회 및 세부, 분과 전문의 제도에도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양질의 전문의 만드는 데 꼭 필요하다. 학회의 의지만으로는 부족하므로, 병원, 전문의, 전공의의 의지와 노력, 그리고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선준비 후시행을 기치로 수련환경을 개선하자"고 당부했다.


방향은 동의...재정·인력 부족, 업무과다 등 문제 지적

 

수련 중 체계적인 평가를 위해 E포트폴리오를 도입하는 것에는 대부분 찬성의 입장이었다. 다만 여러가지 제약이 많다는 입장이다.

서울의대 박완범 교수는 "내과에서는 이미 온라인 전공의 기록 시행 중이다. 전공의 인적사항, 수련기록, 퇴원환자기록, 외부 학술회의 참석 기록, 발표논문기록, 타과 파견근무, 최종 전공의 기록 현황을 보면 E포트폴리오와 비슷하다"고 운을 뗐다.

하지만 "실시간 입력이 아니라 1년치를 몰아서 작성하고, 전문의시험을 위한 형식적 작업에 불과하다"며 "과장의 형식적 승인과 피드백 과정 없는 등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E포트폴리오도 만약 실시간으로 이뤄지지 않으면 이처럼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대한내과학회 엄중식 수련부위원장 역시 "실시간으로 입력해야 하는 것은 전공의들의 업무를 과중시킬 가능성이 있다"면서 "병원마다 전공의 수가 수백명씩 차이나는데, 우선 전공의 수 상한제를 마련하고 해당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입 전 지도전문의 자질관리와 E포트폴리오 활용 교육이 필수라는 의견도 제시했다. 엄 수련부위원장은 "이를 해결하려면 지도전문의 역할을 명확하게 규정하고, 역할과 책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앙의대 임인석 교수(소아과학회 교육이사)도 지도전문의의 자질에 대해 동의하면서, "교수들이 교육에 상당부분 할애해도 병원이나 학회에서 보상이 없다"며 "이 부분의 보상, 평정 인정 등의 지원이나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도입은 찬성하지만, "'돈'이 문제다. 웹시스템 마련부터 운영까지 재정안을 먼저 짜야 한다"고 했다.

복지부 "조금이라도 재정 보태겠다"

▲ 복지부 정재혁 사무관.

이날 참석한 보건복지부 정재혁 사무관은 "전공의 수련환경, 전문의 시험방식 변경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한번의 시험으로 판단되는 것은 매우 문제다. 4년간 전공의 평가 과정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도록 제도를 개선해 전문의 시험을 치르지 않아도 전문의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수련의 질 향상과 평가가 필요하다면서, "책임지도전문의 등 단계적 수련을 책임질 수 있는 시스템 마련하고, E포트폴리오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법을 바꾸기 위해 대화와 논의를 해야 하며, 환자, 학부형, 일반 국민의 설득이 필요하다"면서 "사회적 공감대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비용지급 문제에 대해서는 "전공의 질 평가에 대해 복지부에서 일부분 논의가 시작되고 있다. 예산을 많이 책정할 수 없지만, 최소한이라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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