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진
명이비인후과원장
의료윤리연구회초대회장
39. 응답하라 의료윤리
좋은 개원의사상
④ 동료직원에게 인정받는 의사

대한민국은 다른 나라와는 다른 독특한 개원문화를 가지고 있다. 전체 개원의사 중 전문의자격 소지자가 92.4%를 차지하고 있어 다른 나라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고도로 전문화된 일차 진료를 제공하고 있다. 현대 사회는 양질의 진료를 제공하는 것뿐 아니라 최상의 진료환경을 조성해 아픈 환자들이 마음 평안하게 진료 받도록 하는 것이 개원 의사들이 해야 할 일이 되었다.

환자들이 병의원을 찾았을 때 제일 먼저 만나고 도움을 받는 사람은 의사보다는 병원직원들이다. 병원직원들의 환자응대 방법이 매우 중요한 것이다. 아무리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환자를 배려하지 않은 직원의 불친절 때문에 의사마저 나쁜 의사, 불친절한 병원이 되어 버리고 만다. 게다가 직원이 진료하는 내용에 대해 전혀 의학적인 지식이 없는 상태라면 진료의 효율이나 환자의 만족도 역시 떨어진다. 무엇보다도 진료를 도와주는 직원들의 자발적인 진료 참여 의욕을 높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한 진료 보조 행위를 하는 역할이 아닌 적극적인 진료 참여자로 인정하고 배려해 주어야 한다. 동료 직원과  파트너십(partnership)을 통해 최상의 진료환경을 조성할 줄 아는 의사가 좋은 의사이다.

칭찬을 아끼지 말자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직원들을 대할 때에도 환자를 대하듯이 친절하고 매너 있는 응대가 필요하다. 직원에게 존댓말을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직원이 진료의 흐름에 잘 맞춰 주지 않거나 작은 실수가 있었을 때 반말로 지적하거나 환자가 보는 앞에서 바로 지적하는 행동은 금물이다. 직원들에게 수치심을 주고 자존심을 상하게 하고 근무의욕을 저하시킨다. 오히려 직원의 행동이나 말에 칭찬을 많이 해주는 의사가 좋은 의사다.

의학지식 교육 통해 조력자 양성

두 번째로 진료에 필요한 의학지식을 직원들에게 교육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왜 이런 검사를 하며 결과에 따른 처치나 시술은 어떤 것이 있고, 검사나 시술 중 통증이나 불쾌감이 있을 수 있다는 것들을 미리 직원들에게 알려주는 교육이 필요하다. 잘 교육된 직원들은 검사나 시술을 할 때 환자에게 안정감을 주고 간혹 빠트리거나 놓치기 쉬운 의사의 실수를 막아주는 조력자 역할을 하기도 한다.

건의사항에 귀기울이자

또한 환자가 진료를 받으며 호소하는 불편함을 잘 듣고 이를 개선할 수 있도록 직원들의 건의사항에 귀를 기울이는 의사가 좋은 의사다. 환자의 프라이버시를 지켜주는 방법이나 위생상 개선해야 할 부분들을 정기적인 직원회의 등을 통해 청취하고 진료환경 개선에 반영할 때 직원에게 참여의식과 주인의식을 고취시켜 능률을 증대시킬 수 있다.

일하기 좋은 환경 만들자

마지막으로 직원의 근무 환경을 개선해 주는 의사가 좋은 의사다. 근무환경 개선은 직원의 이직률을 낮추고, 근무의욕을 향상시킨다. 직원들에 대한 법정 근로기준을 지켜주고 4대 보험을 보장해줘야 한다.

의사들은 환자 진료에 관한 지식은 충만하지만 병의원 운영과 직원 채용과 근무조건, 퇴직 등에 지식이 없어 당황할 때가 많다. 관련 서식 작성에도 낯선 행정용어로 인해 애를 먹는다. 막상 이런 것들에 대해 알고 싶어도 너무 많은 양의 정보를 추려서 개원활동에 꼭 필요한 지식을 가려내기가 쉽지가 않다.

이러한 정보는 의사단체에서 제공할 책임이 있다. 개원 의사들이 꼭 알아야 할 법률지식과 지켜야 할 근로기준 등을 간단하게 정리해서 병의원 운영에 적용할 수 있도록 연수교육 등을 제공해야 한다. 직원들을 파트너십으로 배려하는 의사는 남들보다 성공적인 개원의가 될 많은 지원군을 갖고 있는 것이다. 동료 직원에게 인정받는 의사가 좋은 개원의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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