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동언 원장, 대학교수에서 8개월 신참 개원의사로 변신
"환자위한 결정 곧바로 실행 할 수 있어"

▲ 문동언마취통증의학과의원 문동언 원장
2014년 3월24일. 마취통증의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문동언 전가톨릭의대 교수(서울성모병원 통증센터장)는 이 날을 잊지 못한다. 25년간의 대학교수 생활을 벗어나 개원의로서 첫환자를 보던 날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출발, 그리고 8개월이 흐른 지금… 교대역 6번 출구앞 건물 4층 병원의 진료실에서 본 그의 얼굴은 환하게 밝아 있었다. 한정된 시간탓에 학회를 마음껏 다닐 수 없고 해외강의 요청이 밀려들어도 선뜻 호응을 못하지만 환자 곁에서 '바로' 진료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대학교수로서는 생각치 않았던 직원들을 먹여 살려야 한다는 '현실'에서는 깜짝 놀라기도 여러 차례. 게다가 심평원에 청구할 내용을 공부해야하는 수험생이 될 때는 갑갑함도 생긴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이제는 웃음으로 넘기는 여유도 생겼다.

"통증 분야는 이제 진료과간 경계가 없어졌어요. 진료과에 관계없이 모두가 치료를 합니다. 영상의학과 등 관련분야 의사, 간호사, 의료기사, 직원들이 똘똘 뭉쳐 환자를 가족처럼 대해야 관리가 가능해요."

문 원장은 대학에서 새 장비를 도입해 의료신기술을 적용하려면 여러 결제과정 등으로 최소 1년 이상 걸리지만 지금은 곧바로 시행이 가능하다며, 이것이 개원을 선택한 이유중 하나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렸다. 그런 의미에서 개원은 그의 또다른 도전인 셈이다.

대학병원 수준 시설 갖춰
문동언 마취통증의학과의원은 통증에 관한 한 대학병원 수준에 버금간다. 우선 대학병원 통증센터장을 역임했던 그가 그 이상의 환경 구축을 위해 도입한 장비가 그렇다. 통증 부위를 정확히 찾아내 시술 시 정상조직 손상을 최소화 하는 정밀초음파기기나 깊은 부위의 통증도 치료할 수 있는 4채널 고주파열응고기, 방사선 노출을 크게 줄인 첨단 엑스레이도 설치했다. 또 적외선체열검사, 골밀도 측정장치, 최첨단 디지털 엑스레이, 체외충격파 장비 등도 구비했다. 그리고 무균 영상치료실 두곳과 15개 병상의 치료실, 6개 병상의 입원실도 갖췄다.

환자들의 편의를 위한 서비스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환자와 가족들의 심리적 안정과 편리한 진료 동선을 고려한 공간 배치, 시술 전 환자들의 불안과 긴장을 완화 할 수 있는 시술 대기실, 접수부터 일련의 치료 과정이 환자 개개인에 맞춰 당일에 모두 마칠 수 있도록 시스템화 했다.

문동언 원장은 "무엇보다 통증의 고통으로부터 벗어나도록 하기 위해선 대학병원 수준의 진단·치료장비를 갖춰야 했다"고 밝혔다. 의원 문턱을 낮춰 대학병원보다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기다림없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하겠다는 것이 그의 개원 목표였던 것이다. 현재 의사 3명과 직원 20명이 하루 80~100명의 환자에게 특화된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곳은 이중 경막외 신경성형술, 추간공 내시경 레이저시술 등 비수술 통증 치료를 집중적으로 하고 있다. 통증 환자들이 성급하게 수술을 결정해 수술 후에도 통증이 지속 되거나 재발하는 일이 없도록 삶의 질 향상을 염두에 두고 서비스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체외충격파 효과 주목

체외충격파(ESWT)는 근골격계 질환을 일주일에 5회 정도 손상된 조직의 재생을 자극, 근골격계의 퇴행성 병변이나 무리한 운동으로 인한 근육의 파열, 관절주위의 석회화 등을 치료하게 된다.

체외에서 충격파를 병변에 가해 혈관 재형성을 돕고 통증의 감소와 기능을 개선을 할 수 있는 효과적인 비수술 치료법이다. 충격파로 통증을 유발시키는 신경세포의 활동을 둔화시키는 등 다양한 기전을 통해 획기적으로 통증을 줄일 수 있다. 병변에 초점을 맞춰 에너지 충격파를 일정한 간격으로 쏴주는 체외충격파 결석치료와 동일한 원리다.

문 원장은 "최근들어 운동하는 젊은이들이 많아 팔꿈치, 무릎, 손·발목, 목 등에서 통증을 동반하는 손상 환자가 많다"면서, "체외충격파는 관절통증을 없애는 치료법으로 최근 부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일부에선 스테로이드 주사를 하는 곳이 있다고 하지만 이곳에선 절대 금물. 세계스포츠의학회에서도 권고하고 있는 내용으로 이 주사는 순간적으로 좋아질 수는 있어도 근본적인 치료가 되지 않는다. 심각한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추간공내시경레이저술 각광
추간공내시경레이저술(TELA)도 이곳에서 활발하게 시술되고 있는 비수술 치료법중 하나. 요추 4~5번의 심한 디스크 탈출에 의한 척추관협착증도 통증을 90%이상 감소된 상태로 시술 다음날 퇴원이 가능할 정도로 효과적이다.

 
문 원장은 "추간공내시경 레이저술은 심한 디스크탈출증, 급성디스크파열, 척추관 협착증 환자 등에 탁월한 효과를 보이는 치료법으로 기존의 꼬리뼈를 통해 시행하는 내시경레이저술보다 우수하다"고 말했다.
덧붙여 꼬리뼈내시경레이저술은 특수카테터를 병변까지 삽입해 눈으로 직접 보고면서 튀어나온 디스크를 레이저로 치료하는 방법이지만 디스크가 옆쪽으로 튀어나오거나 큰 경우는 카테터를 병변부위로 접근 시킬 수 없으므로 이 방법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추간공내시경레이저술은 이 방법보다 수월하게 시행할 수 있다. 꼬리뼈에 넣는 대신 옆구리를 통해 직접 특수카메라가 달린 카테터를 병변 부위에 삽입한 후 레이저로 디스크를 치료하기 때문에 시술 다음날부터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

대한통증학회 자료(2011년)에 의하면 병원을 찾는 통증환자 2만 500명 허리통증이 52%로 가장 많았다. 이 시술을 받으면 좋아질 환자가 그만큼 많다는 것이다.

통증 토탈케어에 중점
손으로 관절과 근육을 눌러 통증을 완화하는 도수 치료실과 운동치료실도 눈길을 끈다.

성공적으로 시술을 했다고 해도 시술후 자세 교정, 운동 등 사후관리를 제대로 못해 통증이 재발하거나 증세가 나빠질 경우가 많다. 이런 환자가 의외로 많지만 정작 대학병원에서는 치료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 통증치료에 재활의 개념을 추가해 증상 개선에 나선 것이 '통증의 진단·시술·재활의 통합관리'. 문 원장은 "진단이 잘못 되면 영원한 환자가 되기에 '정확한 진단'에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면서 "통증에 관한 한, 두통부터 족부까지 다 알아야 진단·치료와 함께 환자에게 올바른 교육을 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런 그가 요즘 머리를 긁적거리는 건 건보 청구다. 대학병원과 개원가의 차이가 있고 몰라서 삭감당하는 경우는 그래도 이해가 간다. 그렇지만 장기처방이 필요한 통증환자에게 그렇게 하지 못하는 규정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외친다. 또 "불법청구한 경우는 반드시 삭감해야 하지만 정당한 시술에 대해선 인정했으면 한다"고 기대감도 내비쳤다.

그는 오늘도 통증없는 건강하고 행복한 세상을 꿈꾸며 환자앞에 앉았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