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척수손상 아이진카이 재활병원...국내 국립교통재활병원 출발

▲ 교통재활 국제학술대회에서 미국, 일본 등 재활의학 전문가들의 각 국의 재활병원 운영에 대해 발표했다.

오스트리아나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은 우리나라와 달리 진료과별로 잘 갖춰진 재활시스템을 가동하고 있어 전문재활병원을 가동한지 얼마되지 않은 우리나라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지난 21일 열린 국립교통재활병원 개원기념 국제학술대회에서 오스트리아와 미국 등 선진국들의 재활병원이 소개돼 눈길을 끌었다.

제도상에서 우리나라와 가장 큰 차이는 보이는 국가는 오스트리아다. 약 300만명의 근로자와 130만명의 학생과 어린이를 대상으로 사고 및 직무상 위험에 대응하기 위한 '근로자보상이사회(AUVA)'가 재활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학술대회에 참석한 Water Oder 오스트리아 신경재활학회 이사장은 재활센터의 보험금 재원은 대부분 사용자가 지불하는 기여금으로 충당하고, AUVA는 7개의 사고 전문병원, 1개 직무상 질병의 내과 치료를 위한 병원, 4개의 사고환자 치료를 위한 재활센터를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Oder 이사장은 "AUVA의 빈-메이들링 신경재활센터는 52병상 규모의 의료시설로 외상성뇌손상 환자 재활을 위한 전문 임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며 "오스트리아에서는 보통 신경과전문의가 신경재활팀 팀장으로 활동하고, 상황과 필요에 따라 다양한 치료법과 기타 전문의를 추천한다. 입원치료, 데이클리닉 이용, 통원 치료와 같은 상황에서 재활 치료 전반을 총괄하는 역할을 한다"고 발표했다.

빈-메이들링 신경재활센터의 치료 프로그램은 외상성 뇌손상에 따라 달라지지만 보통 6주에서 6개월 정도 진행된다고 한다. 최초 재활프로그램이 완료되더라도 기간에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재활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그는 "신경재활 초기에는 개인별 재활치료를 선호하지만 이후 단계에서는 소그룹 형태의 집단치료 형태를 제공하고 있다"며 "직무기능 훈련 등은 작업환경과 유사한 환경을 시뮬레이션 형태로 환자가 직무능력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AUVA를 바탕으로 재활병원이 운영되는 것과 달리 일본은 정부가 정책적으로 아급성치료병원(회복기 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병원이 아진카이 재활병원이다.

Mikio Sumide 오사카의대 재활의학과 임상교수(아이진카이 재활병원 부원장)은 일본의 아급성 치료병원은 재활병원에 대한 투자를 이끌었고, 병원을 중심으로 하는 치료가 아니라 지역사회 기반의 통합적 포괄치료 체계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Sumide 교수는 아이진카이병원은 병원의 관리방안으로 '3C'라 불리는 기여(Contribution), 협력(Coooperation), 창조(Creation)와 '3I'인 확인(Identification - 문제를 확인하고 시각화 한다), 배양(Incubation - 문제 해결을 위한 순간까지 기다린다), 혁신(Innovation- 체계적 지속적인 방향을 기반으로 혁신을 추구한다)을 주요 원칙으로 채택했다고 밝혔다.

그는 "아이진카이병원은 전통적인 PT, OT, ST 등을 실시하면서 외래 클리닉 운영, 단기입원 프로그램, 매년 코호트 연구 등을 진행했고 이후 75% 환자가 가정이나 직장에 복귀했다"며 "재활병원이 제대로 되려면 국가의 지원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특히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하는 병원이 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재활프로그램 중에는 다발성외상치료체계(PSC)를 눈여겨볼만하다.

David Cifu 미국 버지니아 커먼웰스대학 재활의학 석좌교수는 PSC는 국방부가 중동, 유럽, 미국 내에 운영하던 급성외상치료체계에 통합돼 전투 중 상처를 입은 장병을 대상으로 최첨단 재활 및 장기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Cifu 교수는 "PSC는 단계치료 시스템으로 미국 내 150개 보훈부 의료센터에서 운영되고 있고, 지난 2005년부터 올해까지 약 100만명의 장병과 퇴역군인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했다"며 "의식재활프로그램이나 뇌진탕 진단 및 치료 프로그램, 보조공학 상담 치 치료, 고통관리센터 등이 가동되고 있다"고 말했다.

▲ 국립교통재활병원 전경

최근 국내에서는 양평에 국립교통재활병원이 첫발을 뗐다.

이 병원은 교통사고 후 빠른 회복과 사회 복귀를 지원하는 등 능동적 복지를 실현하고자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31조에 근거해 국토교통부가 설립하고 가톨릭중앙의료원이 운영하는 재활병원이다.

국내 최고 수준의 시설과 최첨단 의료장비를 확보한 국립교통재활병원은 운전재활시스템, 보행분석 시스템, 로봇재활, MRI 등을 갖췄으며 원 플로어 시스템(One Floor System)으로 재활진료와 검사를 비롯한 수중풀 치료, 운동재활, 작업재활 등 대부분의 재활프로그램이 한 층에서 가능하도록 구성했다.

▲ 환자의 정서적 안정을 위한 스노즐렌실 모습

환자를 위해 세심하게 신경 쓴 몇몇 시설도 눈에 띈다. 뇌손상환자와 치매 환자 등에게 심리적 이완을 주는 '스노즐렌'과 '가상현실 치료실'과 '시·지각 인지재활 치료실'도 여느 재활병원에서도 보기 드문 치료실이다.

최첨단 보행로봇을 이용해 보행에 어려움을 가진 성인, 소아 환자를 대상으로 기존의 전통적인 보행치료를 보완할 수 있는 치료실도 갖추고 있다.

기존의 재활병원이 수가라는 복병에 발목을 잡혀 제대로 된 재활치료를 진행하기 어려웠다면 교통재활병원은 집중재활수가와 시범수가로 그 부분의 어려움을 극복했다고 할 수 있다.

교통재활병원 정수교 원장은 "교통사고 후유 장애인의 재활과 자립능력 향상을 위해서는 빠른 시기에 최대한 빠른 재활치료가 투입돼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그렇게 하지 못한 점이 있었다"며 "우리 병원은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31조에 따른 의료재활시설에 한해 시범적으로 운영되는 집중재활수가를 운영해 제대로 된 재활치료를 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 "의료진과 사회복지사, 환자 가족 등이 포함된 팀 접근 방식의 포괄적 재활의료 서비스와 물리치료, 작업치료를 비롯해 심리치료까지 아우르는 전인적 재활치료를 통해 일상으로의 복귀를 도울 것"이라며 "환자가 퇴원하기 전 환자와 보호자가 함께 일상생활에 필요한 움직임을 연습하고 실생활 적응 훈련을 할 수 있는 '재가적응 훈련관' 등 다양한 사회복귀 지원 프로그램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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